“ 안녕...?” 2019년 4월 막 뱃속에서 나온 아기를 산모에게 보여주는 약 3분 동안 더 할 말을 생각해 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짰다. 끝내 적당한 말을 찾아내지 못 한 나는 멋쩍은 미소를 지어 인사가 끝났음을 간호사에게 전했다. 남들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아기와 사랑에 빠져서 태담도 들려준다는데, 나는 아기가 돌 정도가 돼서야 내가 아기의 ‘엄마’이고, ‘내’ 아기를 사랑한다고 제대로 느끼기 시작했다. 나의 모성애는 아이와 함께 지내는 날이 많아짐에 따라 조금씩 자라났다. 최근 출간되는 육아 에세이들을 보면 모든 엄마가 임신과 동시에 바로 모성애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많아졌다. 나만 이렇게 뱃속에서 갓 나온 내 아기와 어색한 게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감이 든다.
‘둘째는 사랑’이라는데 둘째와는 더 빨리 사랑에 빠지게 될까? 아마도 이 말은 첫째 아이를 키우며 세상의 모든 아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 둘째 아기를 가지면 더 예뻐할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며칠 전 처음 만난 나의 둘째는 뱃속에서 퉁퉁 불어 나와 첫째보다 못 생긴 남자 아기였다. ‘아, 이번에도 한 번에 사랑에 빠지긴 어렵겠네...’ 둘째를 임신하고 있을 때에 첫째를 너무 안아줘서 뱃속에서 불편해 그런가 하도 인상을 써서 코에 주름이 2개나 있었다. 어쩜 첫째간 달리 이렇게 못 생겼지? 남자답게 잘 생겼다는 친정 엄마의 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 아기, 2주가 되니 붓기도 빠지고 젖도 잘 빨고, 먹고 나면 강아지처럼 귀여운 소리를 낸다. 아기란 원래 귀여운 존재인데 이러면 안 예뻐할 수가 없지. 트림을 시키려고 등을 토닥거리니 쌔근쌔근 잠든 소리가 사랑스럽다. 다시 하는 신생아 육아, 나는 매일 이 아이가 점점 좋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