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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요일의남자 Dec 30. 2019

회고

혼자 여행 하는걸 좋아합니다 

낯선 곳에서 만끽 하는 여유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한번은 프랑스 파리에 일주일 정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배낭을 메고 새로산 카메라도 들고 프랑스 안내책자를 들고 룰루랄라 호기롭게 도착한 파리에서 

나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공항을 나올때부터 길을 헤맷지만 행복했습니다 

지하철입구에서 부터 나는 악취가 불쾌 했고 나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이 무서웠지만 행복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내릴때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의 한계 때문에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은 못했지만 행복했습니다 

식당에서 주문 예절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면박을 받기도 했지만 행복했습니다 

요리가 잘못 나왔음에도 그들의 실수 인지 나의 주문실수 인지 따져 물을수 없었지만 행복했습니다 

유람선을 탈때 기념사진을 강매 당했지만 행복했습니다 


행복 해야만 했습니다 

어린나이 혼자서 해외여행을 가는 나의 용기에 박수쳐준 나의 친구들을 위해 행복 해야만 했습니다 

준비없이 무작정 떠난 여행에 식사 주문도 제재로 못했지만 행복해야 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그들에게 황금빛 에펠탑 사진을 보여줘야 하기에 버스를 타고 결국 정류장을 잘못 내려 에필탑이 보이는 방향으로  키로를 걸어 발에 물집이 잡히긴 했어도 나는 행복해야 했습니다

 넓은 잔디밭에 도착해서 그저 시커멓고 커다란 철골 구조물의 사진만 찍었지만 행복 해야 했습니다

뒤로맨 가방에 누군가 소매치기를 시도 하여 무척 겁이  그때에도 나는 여행에서 마주하는 헤프닝으로 웃어넘기며 행복해야만 했습니다 


돌아온 내게서 멋진 여행의 이야기를 원하는 그들의 모습을 생각 하며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버텻습니다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남을 위해 살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고 그들의 박수가 필요 했습니다 때로는 나를 대단히 용기있는 위인으로 바라보는 어떤이들의 눈빛도 필요 했습니다 

그동안 그것이 나를 살게 하는 양분 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지나고 나니 지금 내게 남은것은 쉼표가 몇개 없는 통장 잔고와 추억 이라기엔 너무 외로운 사진들  


인생은 한번 

이라는 말을 새로 깨닫고 시작 합니다


다만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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