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써 볼까요
어쩌다 술자리에서 사랑이야기를 시작하면 이상하리만치 다들 다운되더라고요
갓 이별한 사람이라면 참 많이 아프겠지요
이별을 오랫동안 곱씹는 사람은 어쩐지 처연해 보이네요
그런데 저 사람은 사랑을 하고 있는데도 축 처진 꼴이라니 왜일까요 궁금하지만 캐내어 묻고 싶진 않기에 조용히 술잔만 채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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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저마다 눈 안에 별을 한 보따리씩 담고 다닙니다 반짝반짝 하다못해 우글우글 하리만치 가득 담겨있어요 그때는 사랑스럽다는 말을 쓸 때에요
서로 간에 마음을 확인했다 싶을 때부턴 날마다 별이 하나씩 떨어져요 별을 많이 담고 다닌 사람일수록 별을 떨구는 날들도 더 많아요 계속 하나씩 떨어지다 어느 날 갑자기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 못 하고 별들이 우르르 쏟아져 새벽녘 베갯잇을 다 적시면
별 하나만 남아요
그건 아마 여태 쏟아낸 다른 별들보다 더 크고 더 밝게 빛날 거예요
나는 사랑을 경험한 사람들이 그 별 하나를 잘 간직했으면 좋겠어요
이깟거 들고 있어서 뭐하냐고 내팽개 치지 말고
그렇다고 맨날 꺼내놓고 바라만 보다 허송세월 보내지 말고
가끔씩 녹슬지 않을 정도로만 한 번씩 꺼내서
먼지 툭툭 털어주고
적당히 맨질 거리게 한번 닦아도 보고
그러다 보면 눈에 별이 다시 가득 차오를 날
오지 않겠어요
반짝반짝 하다못해 막 우글우글거릴 때
그때 그 별 하나 나만 알고 남은 모르게
슬쩍 눈 안에 같이 털어 넣고
그동안 많이 울어 깜깜 해진 내 눈 안에
다른 별들이랑 구분 안되게 잘 섞어서
전보다 더 반짝이는 눈을 갖는 거죠
그러니까
이별을 아무렇게나 내팽개 치지 말고
그렇게 잘 갖고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