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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트렌트로 본 한돈산업의 미래

식품 트렌드로 본 한돈산업의 미래 

어제는 목포에 새로운 한돈 식당에서 YBD로 숙성육을 개발하고 있다고  해서 목포로 KTX를 타고 달려갔다.

2시간 반 정도의 기차 여행은 나에게는 최고의 독서 시간이다.

기차는 나에게는 도서관이다. 

출발전 교보문고에 들려 두권의 책을 샀다.

광화문에 새롭게 핫한 제주도 고깃집을 오픈한 월향 이여영 대표의 장사특강이라는 책과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지니스랩의 문정훈 교수팀이 쓴 FOOD TREND MAGAZINE취향 존중

월향의 이여영 대표는 서울대 농대 출신이어서 인지 로컬푸드 생산자들을 돕는 일이 월향의 창업 이념이라고 한다. 고급 쌀인 콜든퀸3를  월향미라는 브랜딩과 자체 매장에서의 홍보를 통해 이제 쌀밥도 맛의 시대라는 걸 입증해 주었고 지난해는 신품종 초당 옥수수 홍보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다. 광화문에 산방돼지라는 돼지고기 전문 식당을 만들어 제주산 돈육 홍보도 해 주고 실험적으로 홍성에서 생산되는 방목 재래 돼지와 다양한 품종의 돼지들을 서울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있다. 홍성의 돼지는 마리당 구매까지 해 주어 농가에는 고마운 일이지만 월향 직원들은 뒷다리 처리를 위해 맛있는 뒷다리 요리개발을 한다고 참 고생이 많다. 거기에 이제는 한우 비선호 부위 소비를 위해 한우곰탕과 평양 냉면 그리고 불고기 전문점은 평화옥을 인천 제2 공항 종합 청사에 새로 오픈해서 공항을 오가는 세계인에게 우리한우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을 신랑 임정식 세프와 같이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제 곧 인천 송도에 각 지역의 한우 특성을 살린 테루아 한우 브랜드 전문 식당 우월관도 준비중이다. 각 지역의 한우 맛이 어떻게 다른지 도시의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

문사부라고 돼지고기 전문 샤브샤브 식당도 4월에 오픈 예정인데 문사부 돼지고기 전문 샤브샤브 식당 정말 모든 한돈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야 할 식당이다.

과감하게 저지방 부위를 활용해 보겠다고 밤낮으로 R&D 메뉴개발팀이 노력중이다.     

그의 책 장사 특강은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8개의 브랜드를 만들고 년 매출 100억을 달성한 성공한 외식 경영자의 성공담을 넘어 식당을 하고 싶은 사람, 식당을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진짜 실전 교과서가 되어 주는 책이다. 기자 출신이라 글을 잘 써서 내려가는 기차안에서 근방 다 읽어 버렸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지니스랩의 문정훈 교수팀이 쓴 FOOD TREND MAGAZINE 취향 존중

같은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해마다 히트 치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의 식품편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식품의 트렌드를 분석해 놓았다. 아직은 미래를 깊게 예측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식품산업 전반의 트렌드 분석을 이렇게 하려면 진짜 많은 인력과 시간 그리고 실력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오늘 우리 사회의 식품 트렌드를 10가지로 정리했는데

TREND 01 식품 소비의 다양성이 증가한다.

TREND 02 신홈쿠킹족의 등장

TREND 03 폭풍속의 온라인 농식품 시장

TREND 04 밥상에서의 채소 반찬이 사라지고 있다.

TREND 05 삼시 세끼를 간편식으로

TREND 06 편의점 도시락 전성시대

TREND 07 대용식 시장의 성장

TREND 08 지속가능성

TREND 09 식품마케팅에 대한 새로운 발상

TREND 10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의 전환    

소제목 만으로 책의 내용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식품관련 대학원 한학기 세미나 주제로 쓸 수 있는 방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에 고기 이야기가 몇 개 나오는데 우선 P22에 이렇게 먹어도 돼지 품종, 부위, 숙성방식 다양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내용은 내가 이미 지난해에 2017년 한돈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6가지로 자세히 설명한 내용이다. 

다시 한번 2017년 돼지고기의 트렌드 설명하자면  첫째 느리게 키우기 둘째 종의 다양성 셋째 돼지곰탕의 출연 넷째 뼈등심등 세프 스펙의 등장 다섯째 돼지고기 미디움 시대 여섯째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숙성이라고 설명했었다.

나와 일치하는 생각이라 좋았지만 너무 이베리코 돼지의 수입이 우리사회의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크게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까왔다. 이베리코 돼지가 유행하는 건 한돈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있겠지만 난 한우식당의 위기 극복 차원의 대체재 성격이 더  강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한우 구이 식당들이 소비 위축으로 매출 감소를 이겨내기 위해서 돼지고기 식당으로 전환하거나 돼지고기 구이 메뉴를 새로 추가하기 민망해서 찾은 대안과 차별화가 이베리코 돼지다. 이베리코 돼지가 과연 구이용 돼지일까? 물어 보고 싶다.

돼지고기 품종의 문제는 분명 중요한 이슈다.     

문정훈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돼지고기의 대부분은 요크셔, 듀록, 랜드레이스라는 세 품종을 섞은 3원교잡종이다, 이 품종을 사육하는 이유는 사료 투입 대비 생산성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품종을 기르다 보니 균일한 무게 균일한 품질의 돼지를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길러내는 것만이 유일한 경쟁요소였다. 소비자들도 삼겹살만 적당한 가격에 먹을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이었다.‘ 라고 이야기 하는데 맞는 말이다.    

LYD는 맞아 죽어도 난 통일벼 같은 생산성 중심의 맛 없는 돼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돼지고기를 거의 햄 소시지등 가공품으로 소비하니 생고기맛 보다는 생산성이 더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생고기 소비가 많은 나라에서는 맛있는 고기를 먹고 싶어하는 욕구가 더 강하다. (물론 가난했던 시절에는 량이 질보다 중요했지만 이제는 맛의 시대 질의 시대다.)원종이라고 해야 하나 단일 품종의 돼지가 맛있다.

듀록이나 버크셔가 맛있는 건 서서히 고기 좀 먹어 본 사람들 속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요즘은 수퍼골든포크라고 하는 YBD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제주도 흑돼지도 어떤 의미에서는 차별화된 품종의 돼지라고 봐야 할 것이다.

어제 목포에 가서 국내 최초로 YBD를 30일 교차 숙성해서 시식을 해 봤다. 

새로운 맛이다.     

숙성의 시작은 고기의 품질에서 시작된다.

품질이 나쁜 고기는 아무리 숙성해도 뛰어난 맛이 나오질 않는다.

어제 먹어 본 YBD 숙성육은  YBD 품종의 고기 자체의 맛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박화춘 박사의 버크셔 K는 이미 여러해 전부터 국내의 유명 세프들에게는 최고라고 칭찬을 받는 돼지고기다. 

수요미식회에 출연하는 카덴의 정호영 세프부터 요즘 핫한 돼지곰탕집인 옥동식의 옥동식 세프까지 다들 버크셔 K를 애용한다. 

이미 서울등 도시의 소비 시장에서는 품종의 다양화에 대한 욕구가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생산자들의 반응은 그렇게 큰 것 같지 않다.

언제 시간이 되면 한돈 생산자분들을 대상으로 돼지고기 핫 트렌드 식당 투어를 한번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돈 협회나 한돈자조금위원회에서 추진해 주면 좋은데    

나는 요즘 불고기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다닌다.

삼겹살과 투뿔 등심으로 대표되던 생고기 구이 시장이 대세였던 육류 소비시장에 불고기라는 메뉴가 다시 사랑받는 시대가 올거라고 이야기 하고 다닌다.

그래서 내가 기획하는 식당에는 불고기 메뉴가 꼭 있다.

난 아직은 불고기 시장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올거라고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지니스랩의 문정훈 교수팀이 쓴 FOOD TREND MAGAZINE 취향 존중을 읽다 보니 이미 불고기 시대가 벌써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념해서 굽거나 익힌 고기를 불고기라고 한다면 편의점의 도시락이나 가정 간편식의 고기 메뉴들은 다 불고기에 속하는 메뉴다. 

편의점의 도시락이나 가정 간편식(HMR) 메뉴들의 고기는 투뿔 등심이나 삼겹살이 아니라 앞다리, 뒷다리, 수입 목전지 정도일거다. 거기에 구내식당의 고기 메뉴들까지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이미 상당량의 불고기를 타의반 자의반 소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산 한돈의 경우 뒷다리 앞다리의 소비가 늘어나서 좋은 일이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수입 쇠고기와 한돈의 시장 경쟁이 시작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소비자가 한돈 불고기를 선택할지 수입 쇠고기 불고기를 선택할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푸드비지니스랩에서 이런 미묘한 육류 소비 패턴 변화도 분석해 주었으면 좋겠다.    

해방이후 아니 적어도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이 수립된 이후 살아왔던 우리 삶의 방식과 가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연일 터져 나오는 METOO 운동 역시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고 

박근혜의 탄핵과 구속이 아버지시대의 사고 방식과 상식이 이 시대에는 범죄가 된다는 걸 말해 주는 좋은 사례다.

고기 소비 역시 삼겹살 구이로 대표되고 있던 소비 패턴에 변화가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새로운 변화를 알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과 관심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지니스랩의 문정훈 교수팀이 쓴 FOOD TREND MAGAZINE 취향 존중 이 책은 다들 꼭 읽어 보기 바란다.

참고로 문정훈 교수랑 나 별로 안 친하다. (혹시 친해서 추천하다고 생각할까 봐, 문정훈 교수 그냥 술집이나 식당에서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로 아는 사이, 나의 5천명의 페이스북 친구중 1인, 진짜 난 불량 학생 출신이라 그 어떤 선생님들과는 안 친하다.)    

내가 친한 사람은 월향의 이여영 대표고 (이것도 나 혼자 생각인가) 이여영 대표의 장사특강도 식당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꼭 읽어 보길 권한다.

정말 최근 나온 식당, 외식관련 책중에서 가장 현장감이 있고 가장 솔직한 책이라 놀랐다. 자랑하는 내용이 아니라 힘들게 싸워 온 여전사의 투쟁기 같다고 할까? 체게바라의 일기처럼 아니 로자 룩셈부르크의 전기를 읽는 심정이었다고 할까? 진짜 월향의 이여영 대표가 돼지고기 식당 산방돼지, 돼지고기 샤브 전문점 문사부, 한우 식당 우월관과 평화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농업, 농촌, 농민의 해맑은 웃음을 선물하는 좋은 일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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