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삼겹살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일두 백미라는 한우는 여러 가지 요리 방법과 메뉴가 개발되어 있지만 돼지고기 소비 형태는 단조롭고 삼겹살의 극도로 집중되어 있는 건 우리 역사속에서 돼지고기가 지금처럼 친숙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는 내일을 준비하는 무기다. 오늘 돼지고기(삼겹살) 소비 트렌드를 살펴 보고 앞으로 돼지고기(삼겹살) 소비가 어떻게 변화할지 과연 돼지고기(삼겹살)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하자.
필자는 최근 돼지고기(삼겹살)시장의 트렌드를 첫째 느리게 키우기 둘째 종의 다양성 셋째 돼지곰탕의 출연 넷째 뼈등심등 세프 스펙의 등장 다섯째 돼지고기 미디움 시대 여섯째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숙성 일곱째 돼지샤브샤브 식당의 출현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1) 느리게 키우기
육전식당, 일미락, 화포식당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는 최고의 삼겹살집이다.
일반인들은 그냥 수요미식회에서 소개된 집 혹은 우리나라 10대 삼겹살집중 하나 정도로 알고 있겠지만 사실 이들 육전식당, 일미락, 화포식당은 일반인들이 모르는 비밀이 하나 숨어 있다. 그건 이들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식당의 삼겹살과 목심이 일반적인 돼지 삼겹살과 목심과 다르다는 거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흑돼지예요?” “ 제주돼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 식당의 돼지들은 느리게 키운 돼지다. 일반적으로 규격돈으로 유통되는 돼지들은 생후 180일을 키워서 생체중이 110 ∼120kg 사이 인데 이들 돼지는 그 사육기간이 일반돼지들 보다 최소 20∼30일 정도 더 길고 체중도 130kg 이상 흔히 이야기하는 모돈 후보돈 탈락돈 수준이다. 이렇게 느리게 키우면 지방맛이 달라지고 육질도 일반적인 고기와는 조금 차이가 생기는데 소비자들이 이렇게 느리게 키운 돼지고기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요즘 인기있는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도 사육기간이 20개월정도가 되는 느리게 키운 돼지다.
육질이 평소와 다르고 지방맛도 진해지는데 이런 돼지고기를 사람들이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압축성장기나 지금이나 생산 농가 입장에서 고기의 품질은 그렇게 고려 대상이 아니다. 고기의 품질로 생돈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중량에 의해서 가격이 정해지는 현 유통시스템에서 고기의 품질은 생산성이라는 이슈에 묻혀버렸었다. 그러나 이미 2,3년 전부터 사람들은 고기맛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사례가 육전식당, 일미락, 화포식당의 인기다.
1990년대 대일 돈육 수출이 한창일 때 일본 바이어들의 요구 사항이 참 간단했다.
후기 사료를 급여하고 180일 이상 110kg 정도의 돼지를 잡아 달라는 것이었다.
90년대 초반 평균 출하 체중이 90kg 대였던 돼지가 평균체중이 100kg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또한 출하전 비육돈 후기 사료의 급여로 육질 개선에도 신경을 쓰는 걸 보았다.
그래서 필자가 2007년 도드람포크 영업부장 당시 1805110 운동을 하자고 했던 적이 있었다.
180일 사육하고 사료를 젖먹이 사료부터 후기 비육 사료까지 5단계로 급여하여 출하체중을 110kg 으로 품질 좋은 돼지를 만들어 보자는 운동이었다. 그 결과인지 지금 도드람 포크에서는 190일 키운 더 느림이라는 브랜드 돼지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흔히 지금을 저성장의 시대라고 한다. 우리는 지난 50년간을 한강의 기적이라는 압축성장의 시대를 살았다. 압축 성장기의 양돈산업은 물량의 공급이 우선과제였다면 우리가 살아갈 저성장의 시대는 질적 성장, 품질을 생각하는 시대가 도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