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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돈육 수출사를 정리해야 할때가 왔다

한국 돈육 수출사를 정리해야 할때가 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삼겹살을 많이 먹게 된 데에는 굉장히 불행한 역사가 있습니다.”2017년 6월 30일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는 맛있는 삼겹살 뒤에 가려진 우리의 슬픈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됐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중인 김영하 작가는 아침을 준비하며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에게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삼겹살을 많이 먹느냐”고 물었고 이에 황교익은 “불행한 역사가 있다”고 대답했다.    

황교익은 “1960~70년대 대규모 양돈산업은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일본 사람들이 고기를 먹기 시작하며 돼지를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한창 일본에서 돼지고기 소비량이 급증하자 ‘배변물 처리’가 문제가 됐고 일본은 자국에서 돼지를 키우는 대신 한국에서 돼지를 키우기로 결정했다. 즉 일본에 돼지고기를 유통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양돈산업이 들어서게 된 셈이다.    

이어 황교익은 “일본에는 맛있다고 알려진 안심, 등심을 수출했고 우리는 삼겹살, 족발, 돼지국밥, 순대 등을 즐겨 먹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세계일보 2017.7.2.    

유명 맛 칼럼니스트인 황교익이 주장하는 우리나라 돈육 산업의 역사는 매우 불행한 역사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삼겹살을 환장하게 좋아하는 것도 지금의 한돈 산업이 이렇게 커진 것도 다 일본에서 자기들 나라로 돼지고기를 안정적으로 수입해 가기 위해서 우리나라 수출 양돈 단지에 투자를 해서 발전한 거라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이 한국에 양돈단지를 조성한 것이 축산폐수에 의한 환경 문제의 심각성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일년전에 이방송을 보면서 다음날 한돈 협회측이나 한돈 사육 농가들의 항의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너무나 조용했다.

아마 그 이유는 황교익이 대중적으로 우리 한돈 농가나 한돈 협회에서 알 만큼 유명하지 않아서 아니면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 국민들이 알면 안되니 쉬쉬하는 분위기일 수도 있다.    

사실 몇해전부터 황교익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삼겹살 선호가 일본에서 70년대부터 일본에 등심, 안심을 수출하고 남은 잔여육이 삼겹살이고 값싸게 공급이 되어서 많이 먹기 시작하니 좋아하게 되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을 하고 있다. 

필자 역시 처음 그의 말을 듣고 그게 사실이라면 아니 왜? 한번도 우리나라에서 유독 삼겹살의 선호도가 높은 건지에 대해서 별 고민이 없이 30년동안 삼겹살과 관련된 일을 하고 공부를 했다. 단 한번도 고민해 보지 않았다. 왜? 우리는 삼겹살을 좋아할까?  

그래서 과연 삼겹살이 그의 주장처럼 대일 수출 잔여육이었을까? 

찾아 보기로 했다.

그 결과 드라마틱한 사실들을 조금 알게 되었다.

우리가 지금 한돈산업이라고 하는 돼지 키우는 산업이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근현대 130년간의 돼지키우는 산업에 대한 역사적 정리가 안되어 있다는 것에 놀랐다.

또 돈육 수출산업사에 대한 역사적 연구도 전무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놀랐다.

근현대 130년간의 돼지고기 소비측면에 대한 역사는 필자가 준비중인 삼겹살의 시작이라는 책에서 나름 정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삼겹살의 시작은 소비측면에서 왜? 우리가 삼겹살을 좋아하기 시작했는지에 비중을 두고 쓴 책이다.

그래서 다시 필자는 대한민국 돈육 수출의 역사라는 글을 준비중이다.

대한민국 돈육 수출의 역사를 쓰기 위해 취재를 하고 자료를 찾으면서 해방이후 돈육 수출의 역사가 몇기로 나누어서 큰 변화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제 1 기  홍콩 생돈 수출기 1962년부터 1968년까지 홍콩에 주로 생돈을 수출했던 시기인데 1968년 중공의 덤핑 수출로 수출이 중단되었다.

제 2 기 대일본 지육, 풀세트 부분육 수출기로 1968년부터 1978년까지로 지육과 삼겹포함 아마도 족발을 제외한 모든 부위의 살코기가 다 수출되었다.

그리고 제3기 등심, 안심 수출기 1980년대 초에 여러 사정으로 수출이 중단되었다가 1985년경에 수출이 재개되면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등심, 안심, 햄등 특정부위만 수출되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제 4기 양돈산업이 수출 주도형 산업화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2000년대 구제역으로 수출이 중단되었던 시기 이 시기에는 냉장 수출이 가능한 LPC 등이 건설되고 수출과 내수시장에서의 냉장육 유통이 활성화 되었던 시기 그리고 대일본 수출중단이후 지금까지를 제 5기로 보면 될 것 같다.

농가 부업수준의 돼지키우는 일이 농업분야 최고의 산업이 될 수 있었던 건 수출 주도형이라기 보다는 일본이라는 시장이 있어 산업의 확장성이 좋았다고 보아야 할 거다.

호그 사이클이라는 가격 불안정등의 우리가 지금은 잊고 있었던 많은 역사를 다시 생각해야 하게 해 준다.    

필자가 대한민국 돈육 수출의 역사를 취재하기 시작하면서 놀라운 건 아무도 산업사 측면에서 돈육 수출사를 정리하지 않았다는 점과 전문성이 없는 맛칼럼니스트가 방송에서 소설쓰듯 이야기를 해도 반박할 역사적 자료들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거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에서 1991년에 발행된 양돈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돈육 수출 증대방안 (유철호, 허덕)의 연구 보고를 보면 1980년대 일본에서 수입을 많이 한 부분육은 등심과 베이컨용 삼겹살이었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중 일본이 베이컨용 삼겹살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라는 걸 다들 처음 들었을 거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985년이후 수출을 하면서는 삼겹살은 전혀 수출하지 않은 건 수출가격보다 국내 유통 가격이 좋아서 였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1980년대 이후 부위별 대일 돈육 수출 실적이나 1970년대 수출 지육의 포장 방식이나 풀세트 부분육의 작업방식이나 수율등의 자료는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위의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셨던 류철호 박사님도 이미 고인이 되셨다.

1960년대 1970년대 초반 대일 돈육 수출에 관여 하셨던 분들이 연세가 많아져서 지금 이 시기가 지나면 인터뷰하기도 어려워진다.    

필자 개인의 노력으로는 대한민국 돈육 수출의 역사는 완벽하지 못할 거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통해 혹시 그 시절 돈육 수출에 관여 하셨던 선배님들이 계시고 혹 업무 수첩등 소소한 자료들을 보관하고 계시다면 연락을 주셨으면 한다.

또한 뜻있는 단체나 정부차원에서 대한민국 돈육 수출역사에 대한 정리를 꼭 해 주셨으면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의 미래는 없다.

아니 역사는 미래의 무기가 된다.

아마 지금 대한민국 돈육 수출의 역사를 정리 기록해 둔다면 앞으로 우리후배들이 다시 수출을 시작하는 날 우리를 기억해 줄 거라 믿고 우리가 겪었던 많은 시행착오나 아픔을 슬기롭게 이겨나가지 않을까?    

1972년 500만불의 돈육 수출을 하고 흥분된 분위기로 좌담회를 하시는 모습을 글로 보면서  시절의 땀과 눈물을 보았다.    

역사란 무엇인가? 

늘 묻는 물음이지만 

바른 역사를 기록하고 남기는 일을 매우 중요하다.

지금이 대한민국의 돈육 수출사를 정리해야 하는 마지막 시기일지 모른다.    

제보를 기다립니다.

찾는 자료는 돈육 수출에 관한 모든 것입니다.

아니 양돈 산업에 관련된 모든 과거 자료 환영합니다.

1970년,1980년대 수출 공장에서 근무하셨던 분들의 체험도 듣고 싶습니다.     

pigresort@naver.com

010-5358-8352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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