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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돈가 하락의 원인

최근 돈가 하락의 원인

                                            

2018년 하반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돈가 하락의 원인으로 정말 다양한 추측과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 
한돈 생산자 입장에서의 추측과 주장이 다르다.
수입업자 입장에서 이야기도 다르다. 유통업 종사자들도  식당 사장님들도 각자 자기 입장에서 다양한 돈가 하락의 원인을 이야기 한다.
가격의 상승과 하락은 경제학에서는 수요측면과 공급 측면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상식이다. 과거에는 수요의 변화는 계절적이거나 일시적인 요인으로 작용해서 돈가의 추정과 전망은 주로 공급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때가 많았다.
이번 2018 ~ 2019년 돈가 하락의 원인을 우선 공급측면에서 찾아 보자. 
우선 농장을 하는 페이스 친구는 미중 무역 전쟁으로 미국산 돈육을 중국으로 할 수 없자, 한국으로 밀려 들어 왔다고 주장한다. 

2017년 2018년 돈육 수입 실적 현황


출처 : 한국육류 수출입현회 자료 정리

그의 주장의 돈육 수입 실적으로 확인해 보자. 
한국 육류 수출입 협회의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2017년과 2018년 돈육 수입 실적을 살펴 보면 간단히 알 수 있는데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인지 몰라도 2017년 369천톤 수입되던 돈육이 2018년 463천톤 수입되어 전년도보다 94천톤이 많이 수입되었는데 그중 미국산이 49천톤으로 반이 넘으니 미국산 돈육의 수입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물론 2017년보다 2018년에 수입돈육량이 94천톤이나 증가한 건 단순히 미국산 돈육이 가격이 싸진 건만이 원인이었을까? 돈육수입업체들이 무섭게 돼지고기를 수입한 이유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독일등 유럽으로 퍼져서 유럽산 삼겹살의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대박을 기대하면서 수입을 많이 했다는 주장이 있다. 

국내의 도축두수도 늘었다.
대한한돈협회 최성현 상무의 말에 의하면 “2018년은 사상 최대 출하두수였던 전년도 1천672만두를 상회하는 1천735만두가 출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공급량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수입량 또한 45만톤(2018년 11월 기준 42만3천톤)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한해 국내산 92만톤, 수입 공급량 45만톤 등 돼지고기 공급량이 137만톤에 달하며 이 역시 사상 최대치 기록이 확실시 되고 있다.” 축산신문  2019.1.25
 돈육의 수입도 한돈의 도축량도 늘었다. 
대한한돈협회의 입장에서는 사상최대의 공급이 돈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틀리지 않은 주장이다.    

단순히 공급량이 늘어서 가격이 하락했다면 유통물량을 줄이면 된다. 

양돈관련조합들은 지난 1월 14일 도드람양돈농협에서 긴급 협의회를 열고 돼지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하태식 한돈협회장과 김태환 농협 축산경제대표이사가 함께 참석해 뒷다리살 비축사업과 할인판매 등을 실시하는 등 범업계 차원의 소비 촉진에 뜻을 모았다. 협의회에서는 또 돈육의 수매 비축과 모돈 도태사업의 필요성 등이 제기 됐지만 추락하는 돼지가격을 어떻게 방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뚜렷한 해답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팜인사이트(http://www.farminsight.net)

양돈관련 조합들의 회의에서는 역시 고전적 대책이 나왔다. 비축과 할인 판매, 모돈 도태사업등 아마 적어도 1970년대 후반부터 양돈이 산업화되면서 지속적으로 돈가가 하락하면 쓰던 대책들이다.

필자는 돈육 수입 자료를 정리하면서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국별 부위별 돈육 수입현황 2017년과 2018년을 비교해 보면  전년비가 평균 26% 늘어난 돈육 전체의 수입량중 삼겹살은 7.4% 늘었을 뿐이라는 거다.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입량이다. 2017년 전체 돈육 수입량에 46.6%가 삼겹살이었는데 2018년의 삼겹살 수입 39.9%를 약 6.7%가 줄어 들었다. 수입 물량 12,692톤 증가했다. 반면 갈비, 뒷다리, 앞다리, 등심의 수입량은 늘었다. 그중 물량으로는 앞다리의 수입량이 2017년에 비해 49,948톤이나 더 수입되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국제 경쟁력이 있었던 등심도 수입 등심이 늘어난 건 왜? 그런지 원인을 파악해 봐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아직까지 도축실적 이외의 2018년 육류 소비 자료가 공개 되지 않은 상황 2018년 1인당 돈육 소비량이 26.4kg이라 신문에서 보도는 되고 있다. 
에서 2018년 육류 소비 측면에서의 돈가 하락 원인을 살펴 보면 한돈협회에서 긴장하고 있는 이베리코 쇼크에서 작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대한 한돈 협회 최상현 상무의 말을 다시 인용해 보자.
“진정한 이베리코 없다스페인산 돼지고기 이베리코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페인산 돼지고기는 이베리코라는 특정한 이미지를 앞세우며 국내 돈육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물량은  2015년 4만4천톤, 2016년 4만2천톤, 2017년 3만5천톤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5만3천톤으로 급증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돼지고기 전체 물량의 12% 수준이지만, 식당에서는 이베리코 열풍이 이어졌다. 마치 ‘스페인산 돼지고기는 모두 이베리코’ 라는 등식으로 팔리고 있는 듯 하다. 올해에는 이베리코 돼지가 실제 이베리코인지, 일반 스페인산 돈육이 이베리코로 둔갑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원산지 표시단속과 함께 적극적인 대응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국내산 돈육 보다 비싸게 팔리니 다들 놀란 것 같다.
돈육 수입이 자유화되고 수입 돈육 시장 가격이 국내산 한돈보다 높았던 적은 없었다. 돼지고기 뿐 아니라 수입 쇠고기 역시 한우고기 보다 높은 가격에 형성되는 최고급 쇠고기는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시장에서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수입되면서 고가를 형성하고 한돈의 프리미엄 포지셔닝에 도전해 오니 다들 놀랐다. 
수입업체의 세계 4대 진미라는 과장 광고와 장사가 안되는 한우 전문점에서 이베리코 돼지고기를 취급하면서 일시적인 인기로 수요가 늘어난 건 사실이다. 스페인 국내 경기가 안좋아 실업율이 올라가니 양돈산업을 확대 수출을 장려하니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수입량도 늘어나고 있는 거다. 이베리코는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한돈 소비 시장에 다양한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우선 차별화된 맛의 시장이 존재 한다는 것
꼭 삼겹살이 아니어도 인기 부위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품종의 다양성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든 기회였다.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유행은 그동안 값싼 서민의 고기인 돼지고기 
가격 경쟁력만이 목표가 되었던 한돈 소비 시장에 가격이외에 맛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큰 메시지를 던졌다. 
어쩜 2018년부터 서민의 고기로 가장 인기가 좋았던 한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아니 최근 이삼년간 돈육 소비 패턴 분석을 해 보면 서서히 삼겹살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는 조짐이 보였다고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2017년 2018년 부위별 국별 돈육 수입 실적을 살펴 보아도 앞다리, 뒷다리의 수입이 늘어 났다는 건 수입량이 전량 소비가 되었는지 얼마나 냉동창고에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앞다리나 뒷다리는 비자발적 소비 품목이다. 여기서 비자발적 소비란 학교급식이나 구내 식당, 단체 급식등 그리고 어쩜 편의점 도시락과 HMR 시장의 돈육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을 보여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면 회식 문화의 상징이었던 삼겹살은 ME TOO, 일인가구의 증가등 사회 현상과 개인주의 성향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점점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지 모른다. 

만약 최근의 돈가 하락의 원인이 공급 증가도 큰 원인이겠지만 
맛있는 돼지고기에 대한 새로운 욕구의 증가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른 소비 패턴에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라면 돈가 회복에  장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필자는 조심스럽게 소비 패턴 변화를 더 주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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