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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 회복을 위한 한돈 마케팅 전략

식육마케터 김태경 Ph.D

돈가 회복을 위한 한돈 마케팅 전략    

                                  건국대학교 축산경영 연구소 식육 마케터 김태경 박사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츠타야’라는 이름을 들어본적이 있을 것이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라는 개념과 ‘다이칸야마 츠타야’의 성공이 맞물리며 매우 유명해진 츠타야

츠타야(CCC)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마스다 무네아키는 말한다. ‘문화란 생활양식이고, 이는 곧 라이프스타일을 뜻한다’고. 마스다는 각각의 가게에서 접해야했던 음악, 영상등의 문화를 한곳에서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며 오사카 히라카타에 첫 츠타야를 연다. 마스다는 츠타야에서 사람들이 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지켜보며 ‘츠타야는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회사’라고 정의내렸다고 한다.

‘라이프스타일’이란 키워드에 하나 더 추가된 키워드가 ‘제안’이다. 제안은 쉽게 말해서 편집샵의 개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 중에서 일부를 선정해 ‘제안’한다는 것. 츠타야는 현재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고 자신을 표현한다.

‘라이프스타일의 제안’은 무슨 의미일까? 현재는 물건이 남아도는 시대가 되었다. 산업화 초기에는 대량생산으로 인해 모두가 똑같은 물건을 소비하는 시대였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며 공급이 많아지자 ‘소비’의 측면이 더 중요해졌다.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이란 개념이 등장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물건을 만들며 미디어를 통해 소비를 유발하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즉, 츠타야의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란 물건이 남아도는 시대에서 고객들이 자기 주관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츠타야 고객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자기 주관의 학습이 이루어지고, 이는 츠타야의 제안력 또한 높이는 동시에 도시 전반의 수준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츠타야가 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의 제안은 생각보다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 은 개인이나 가족의 가치관 때문에 나타나는 다양한 생활양식, 행동양식, 사고양식 등 생활의 모든 측면의 문화적·심리적 차이를 나타낸 말이다. 라이프 스타일 즉 생활양식은 근대세계, 혹은 근대성이라고 부르는 것의 특징이라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사람들을 구별하게 만드는 행위와 유형이며 사람들이 무엇을 하며, 왜 하며, 그리고 그것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에 관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생활양식은 근대세계의 일상적 사회생활의 일부이며, 근대사회에서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상호작용 속에서 기능한다

라이프 스타일은 원래 사회학과 문화인류학에서 명확한 정의 없이 사용되던 말이었으나, 최근에는 마케팅과 소비자의 행동 연구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유는 시장의 세분화에 있어서 인구 통계학적 분류 외에 소비자의 심리적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며, 나아가서는 제품의 새로운 의미부여, 신제품 개발 등에서도 소비자의 잠재적 요구를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즉 소비자 행동을 결정하는 주체가 소비자로서 합리적인 경제원칙에 의거하여 행동할 뿐만 아니라 주체성을 가지고 자신의 생활을 설계하는 생활자로서의 의식을 갖는다는 것을 전제로 성립한 것이다.    

돈가 회복을 위한 한돈 마케팅 전략 이 주제로 원고를 청탁받았다. 아마 지금 한돈 생산자들은 돈가 회복을 위한 한돈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 모임도 가지고 수많은 전략회의도 할 거다. 이미 비축사업등 대책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 주제의 답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앞에서 츠타야,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합니다와 라이프스타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장문의 인용글을 올린 건 내가 앞으로 쓰는 글에 공신력을 좀 확보하고 싶어서다.    

2018년도 돈육 1인당 소비량이 26.4kg이라고 발표되었다. 2017년대비 조금 늘었다.

2018년도 돈육 수입량이나 국내 도축 실적은 단군이래 최대 생산량(1730만두, 92만톤)과 수입량(46만톤)을 기록했다. 대한 한돈 협회는 이번 돈가 하락을 공급 과잉으로 보고 있다. 이번의 돈가 하락이 공급 과잉만이 원인이라면 아마 양돈을 시작하고 늘 겪어본 일이라 쉽게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난 이미 지난해부터 학회나 농장과 식탁등 전문지에 더 맛있는 돼지고기 시대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글을 쓰고 있다. 돼지고기 소비측면의 새로운 변화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돼지고기 시장의 트렌드를 첫째 느리게 키우기 둘째 종의 다양성 셋째 돼지곰탕의 출연 넷째 뼈등심등 세프 스펙의 등장 다섯째 돼지고기 미디움 시대 여섯째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숙성 일곱째 돼지샤브샤브 식당의 출현 여덟 번째 냉동삼겹살의 뉴트로열풍으로 설명했다. 

한돈산업의 놀라운 생산성 중심, 가격 중심의 양적 성장 시대가 서서히 맛과 품질을 중요시하는 질적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돈가 하락이 내가 주장하는 것처럼 생산성 중심, 가격 중심의 양적 성장 시대가 서서히 맛과 품질을 중요시 하는 질적 시장으로 이동해 가면서 생기는 일종의 캐즘 현상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엄청나가 수입된 돼지고기와 최대 도축두수를 기록하면서 생산된 한돈의 2018년말 재고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우리는 우리민족 오천년 역사의 처음으로 돼지고기가 남아도는 세상을 만났다.2019년이 그 원년이다.이렇게 돼지고기가 남아 도는 것이 공급 과잉이 아니라 국민들의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가 원인이라면 사태는 심각해 진다. 

돈육 소비 둔화가 청년실업, ME TOO, 일인가구의 증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이후 확대되고 있는 가치 소비등이 원인이라면 삼겹살의 소비는 극감할 것이다. 목살은 농 문제로 소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족발 시장도 지금처럼 야식으로 앞다리 하나분이 배달되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아마도 HMR 이나 학교 급식이나 단체 급식 시장의 수요가 있는 앞다리, 뒷다리들의 수요가 늘어 날 것거다. 등심, 안심은 돈가스 시장 확대로 품귀 현상이 와서 수입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특히 등심의 지방 함량이 높은 나라에서의 돈가스용으로 적합한 등심들의 수요가 늘어 날 수 있다. 

라이프 스타일이 달라지면서 삼겹살 로스구이 시장에 문제가 발생한 거다. 

돼지 한 마리를 생산해서 원가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던 삼겹살 소비의 격감이 지금은 돈가 하락의 원인이고 이것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1970년대 중반이후 가장 인기 있는 삼겹살의 시장이 죽어가고 있다거 나는 주장한다. 이런 나의 주장을 쉽게 받아 들이는 독자는 별로 없을거다. 

웰빙이나 건강이니 해서 삼겹살을 안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건 아주 오래전부터 하던 소리고 요즘은 스스로 구워 먹기 싫어서 삼겹살 집에 안간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한 10년전 하남돼지집에서부터 테이블에서 직원들이 구워 주는 그릴링 서비스가 유행을 하고 하남돼지집이 국내 최대의 삼겹살 프랜차이즈가 되었고 이제 많은 삼겹살집이 삼겹살 그릴링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런데 삼겹살의 소주 한잔하는 회식문화가 여러 가지 이유로 좀 시들해지고 최저 인건비 상승으로 홀에서 그릴링하는 서비스 인원의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삼겹살식당들의 경영은 점점 어려워 지기 시작했다.  요즘 유행하는 냉동삼겹살은 지금은 국내산이 좀 앞서는 것 같아도 곧 수입산 삼겹살로 1인분에 6,900원 이하로 판매하는 집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 날 거다. 2월13일 백종원의 골목식당 경희대앞편에서 백종원이 냉동삼겹살집을 솔루션해 주었다. 따라하는 기존 식당들이나 창업 희망자들 많을거다. 아마 엄청나게 수입된 수입육들이 여름전에 수입 원가 이하로 덤핑으로 시장에 나올거다. 그럼 1인분에 4900원 3900원 아니 2900원짜리 냉동삼겹살집이 생겨날 거다. 그런데 문제는 냉동 삼겹살은 한돈이 수입육 보다 맛있다는 보장이 없다는거다. 애국심 마케팅으로 한돈 삼겹살을 먹자고 캠페인을 한다고 먹힐지 모르겠다.     

돼지고기가 남아 도는 세상에서 돈가 회복을 위한 한돈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장기적인 한돈 마케팅 전략으로 돼지고기 소비에 대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해야 한다.     

올 초 기해전 돼지해라고 EBS는 돼지전이라는 3 부작 다큐를 SBS다큐 스페셜에서 돼지의 품격이라는 다큐를 방송했다. 두 프로그램이 종의 다양성을 이야기했다. 다양한 종의 돼지를 키워 보는 건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제주도의 경우는 백돼지 숫자를 감소시키고 흑돼지 두수를 늘려가는 건 아주 이상적인 대안일 수 있다. 이상적인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50만두가 넘는 제주도 전체 돼지수를 한 30만두 이하로 줄이고 흑돼지를 20만두이상 사육하고 줄어든 축산 소득은 제주 한우의 사육두수 확대를 통해 새로운 제주 축산 모델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전국적인 장기 대책은 새로운 삼겹살 식당 모델의 개발 보급이다.

30평 40평 규모의 중형 식당들은 종업원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매출에 따라 적자를 보기 쉽다. 일본의 경우 기업형 대형 식당들이 있지만 대부분 개인들은 생계형 부부 경영 식당이다. 한두명의 가족 노동력만으로 운영되는 20평 미만의 구이 밥집 식당 모델을 만들어서 보급해야 한다.

돼지고기 구이집이나 한우 구이집이나 구이집은 엄밀히 말해서 식당이라고 할 수 없는 형태라고 말하고 다닌다. 우리나라에 식당이 인구대비 세계 최고로 많은 이유는 바로 특별한 요리솜씨가 없어도 개업할 수 있는 구이집과 치킨집 때문이다. 과거 인건비나 임대료가 좀 낮을 때에는 저녁에 고기만 팔아도 경영이 되었지만 이제는 점심 장사도 해야 하는데 경쟁력있는 점심 메뉴 개발이 안되는 실력의 식당들이 많다. 그들 식당에 돼지고기 메뉴들을 개발 교육 보급해야 한다.  

앞다리와 뒷다리로 만드는 돼지곰탕, 혹은 돼지국밥 (옥동식, 광화문국밥)

등심, 앞다리, 뒷다리로 만드는 돼지 샤브샤브  (인천 송도의 문사부)

목전지 보쌈 (월향)

뒷다리로 만든 돼지 불고기 (만덕식당)

앞다리 숙성구이집 (제주도 숙성도) 등 이미 성공한 식당들이 많다. 

숄더랙이라는 새로운 구이 (신도세기)

구이도 테이블에서 종업원들이 구워 주는 것이 아니라 주방에서 세프가 전문적으로 구워주는 구이 형태로 새롭게 조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구이 식당에서 테이블에 화구가 작아지거나 없어지면 공간운영이 새로워져서 좁은 공간에 최대한 좌석 배치가 가능하다. 일본의 작은 이자카야처럼 삼겹살 구이 식당의 합리적 신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다.     

장기적인 돈가 회복 대책중 가장 중요한 건

지금의 돈육 브랜드들이 브랜드 돈육이 될 수 있도록 리브랜딩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리브랜딩은 기성 브랜드의 브랜드명, 용어, 심벌, 디자인 등을 일부 도는 모두 재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재창조의 목적은 시장에서 또는 소비자의 마음에서 경쟁제품과 차별점을 갖거나 전혀 새로운 포지션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1990년대 중반부터 도입되지 시작한 우리나라 돈육 브랜드들은 브랜드 전략 측면에나 대형 마트롤 국한된 초기 진입 시장의 한계로 브랜드 충성도 제고에 실패했다. 처음에 브랜드 컨셉이던 얼리지 않는 돼지고기, 냄새없는 돼지고기, 삼겹살을 삼겹살로 목심을 목심으로의 컨셉은 이미 소비자의 라이프 사이클과는 동떨어져 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리브랜딩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단체나 국가 차원에서 The other white meat 같은 돼지고기 캠페인이 이루어져야 하고 한돈과는 다른 차원의 K pork 같은 국가 브랜딩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

돼지와 돼지고기의 친밀감 회복은 중요한 문제다. 도드람 테마 단지나 돼지문화원, 제주햄의 햄스쿨, 돼지박물관등은 돼지와 돼지고기에 대한 친근하고 친밀함을 키워가기에 좋은 장소다. 

올 봄 한강 고수 부지에서 등 한돈 바비큐 축제나 한돈 불고기 축제같은 한돈 축제를 기획하는 등 소비자들과 한돈의 친밀함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되어야한다. 돼지와 돼지고기는 우리 민족에게는 그렇게 가깝고 친밀한 동물이나 좋아하는 고기가 아니였다. 생각 보다 돼지고기를 좋아한 역사가 그렇게 길지 않다. 따라서 돼지와 돼지고기의 이미지 제고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SBS일요 다큐 돼지의 품격 같은 친밀한 다큐나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중단기적인 한돈 마케팅 전략은 삼겹살 비축과 대북 지원 사업이다.

이미 대한 한돈 협회등은 뒷다리를 비축하겠다고 준비라고 있지만 난 삼겹살을 비축해 보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삼겹살을 요추 2번에서 나누어 윗삼겹살과 아랫삼겹살로 구분 냉동 비축하는 것이다. 비축전 각 냉장고의 상태에 따라 5일에서 10일 사이의 웻에이징을 하고 냉동 비축 하면 여름철에 아주 맛있는 삼겹살로 판매가 가능하다. 아랫 삼겹살은 수육이나 김치찌개용으로 조금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 된다. 아랫 삼겹 부분의 대북 지원 사업등을 검토할 시기다. 이 과거 비축산업은 축협,롯데햄, CJ등 육가공회사가 주도하였다면 2019년 비축사업은 브랜드 돈육 메이저 기업들이 주도해야 한다. 도드람한돈, 부경양돈,하림, 이비바이오등 브랜드 돈육 메이저들의 전략적 비축을 기대해 본다.     

또 이번 기회에 뒷다리를 세분화하여 상품화하는 것도 검토했으면 한다.

5,6개 부위로 나눌 수 있는 부위의 특성을 다시 한번 점검해서 각 부위 특성에 맞는 용도의 판매를 추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앞다리도 조금만 숙성하면 구이용 부위와 찌개 볶음용 부위로 부가가치 높은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삼겹살 역시 요추 2번 정도에서   구이용 삼겹살과 보쌈이나 김치찌개용으로 나누는 새로운 고 부가가치상품을 개발하자.         

이제 규격돈 출하는 의미가 없는 시대다. 

스페인 통돼지요리용 작은 돼지도 생체 80kg 미만은 통돼지 찌개용 돼지등 다양한 요리 방식에 따른 출하 체중의 다양화도 검토해 보면 어떨까?     

배고픔과 탐식(耽食)이 공존하는 시대

돼지고기가 남아 도는 시대에 남과 다른 나의 선택이 살아 남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런 시대에 살아남고 싶다면 

나와 다른 남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관찰하고 그들의 시각으로 나를 돌아 보고 내 돼지를 돌아 볼 때다. 

이건 이제 생존을 위한 우리의 마지막 노력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한돈산업의 위기는 한돈산업만의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전체의 모든 문제가 새로운 변화에 다시 적응하기 위한 문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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