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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자식이 둘이다.

월간 식육 200311        

나에게 자식이 둘이다.

딸은 1998년 4월 10일 생으로 이름은 김재은이고 요즘 나하고 함께 산다.

유치원을 다니는데 좀 자기가 인어공주인 줄 안다.

아들은 1998년 4월 13일에 입양(!)해서 한 삼년 키운 녀석인데 이름은 롯데 후레쉬포크다.  다른 아비를 만나서 인지 요즘 그리 신통해 보이지 않는다.

자꾸 형제들이 늘어나서 인지 밥도 잘 얻어 먹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쓰럽다.    

브랜드를 관리하는 사람을 요즘 BM이라고 한다.

브랜드 매니저의 약자인데 마케팅하는 젊은 친구들 요즘 다 자신들을 BM이라고 부른다.

 브랜드 매니저는 브랜드를 맡아서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등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사람 또는 그러한 직업을 말한다. 즉 브랜드의 기획․이벤트․홍보․광고․마케팅 등 토털 마케터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BM은 자기 브랜드를 자기 친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정말 브랜드를 관리하다 보면 브랜드가 꼭 자식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아플 때도 있다.

100점짜리 시험지를 가지고 자랑스럽게 대문 박차고 들어올 때도 있다.

동네에서 싸움질할 때도 있다.

여자친구 때문에 고민해서 잠 못 자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미친 소리처럼 들리지도 모른다.

브랜드를 진정으로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자신의 브랜드와 이런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한다.

브랜드란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가슴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여기서 고객이란 꼭 소비자만을 의미하는 것 보다 더 큰 의미에서는 기업내부의 그 브랜드를 생산하고 관리하고 유통시키는 전 직원들의 가슴속에서 더 크게 사랑으로 자라나야 진정한 브랜드라고 하겠다.

우리 재은이 키우면서 한번도 업어준 기억도 우유를 먹였던 기억도 없다.

우리 재은이가 한 참 우유 먹고 클 때 난 롯데 후레쉬포크라는 브랜드를 키운다고 정신없었으니깐 그리고 그 때는 하루가 다르게 크는 후레쉬포크를 보면서 너무 행복했었다.

그런데 요즘 시장에서 후레쉬 포크를 만나면 너무 형제들이 많아져서 밥도 제대로 못 얻어 먹는 서자 취급 받는 것 같아서 서운하다.

물론 롯데 후레쉬포크는 처음 태생이 투사 브랜드로 태어났다.

브랜드 돈육 후발업체로서 시장 진입용으로 태어난 브랜드다.

그러나 이미 후레쉬 포크로 시장에서 근 육칠년 롯데를 대표했는데 지금와서 다른 형제 브랜드들을 시장에 소개한다고 해서 고객으로부터 브랜드 충성도를 유도할 수 없다.

롯데의 브랜드 돈육 다브랜드 전략은 자신의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만 저하 시킨다.

롯데가 브랜드 돈육 시장에서 선두가 되고 싶다면 지금 와서는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브랜드 합병이다.

브랜드 돈육 1,2위 브랜드 기업을 인수해서 그 브랜드로 사업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아니면 적어도 1위 브랜드 기업을 인수하는 금액 이상을 브랜드에 투자해야 한다.

정말 내가 바라고 싶은 전략은 지금이라도 롯데 후레쉬 포크를 브랜드 돈육 시장의 2위 브랜드로 재포지셔닝해서 꼭 2위가 되라고 충고하고 싶다.

AVIS가 그랬던 것처럼

요즘 어느 보험회사의 광고처럼

사람들의 기억 사다리속의 2위 자리라도 확실하게 포지셔닝해라.

브랜드 돈육 시장에서 하이포크의 1위 자리에 도전하려면 하이트 같은 전략과 기적이 필요하다.  

프로포크, 크린포크, 생생포크, 도드람포크, 후레쉬포크 이들 다섯 브랜드 중에서 확실한 2위는 아직 없다.

2위가 되는 것 그것이 브랜드 돈육 시장에서의 최상의 전략일 것이다.

2위가 되고 싶다면 먼저 자식처럼 사랑할 수 있는 자기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가진 젊은 BM 들에게 기회와 용기를 주었으면 한다.

오십넘은 사장이 사십넘은 부장이 시장을 이해하기엔 시장이 너무 무섭게 변하고 있다.

물론 요즘 젊은 녀석중에 믿을 만한 녀석도 별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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