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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만의 잔치

월간 식육200412    

우리들만의 잔치    

브랜드는 상품의 포장이 아닌 이해집단의 머리나 가슴 속에 있다. 즉, 브랜드는 그들이 자동적으로 통합하는 한 묶음의 브랜드 메시지에 의해 만들어진다.

- Tom Duncan & Sandra Moriarty(1997), Driving Brand Value    

 얼마전에 축산물 브랜드 전시회 및 경진대회가 성황리에 끝났다.

올해도 대상을 비롯하여 우수상등 여러 브랜드가 상을 탔다.

저마다 무지 노력한 결과다.

우리나라 700여 축산 브랜드중 일등을 했으니 얼마나 좋을까?

축하할 일이다.

필자가 관여하고 있는 건국대학교 축산물 브랜드 전문가 과정을 이수한 브랜드들의 성적이 좋아서 필자도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지금 이런 기쁜 감정에 도취되어 있을 수만 없는 현실이 무겁기만 하다.

일반 소비자에게 물어보자.

“선호하시는 돼지고기 브랜드가 무엇인지?”

“기억나시는 한우 브랜드가 있는지?”

이 질문들에 어떤 대답을 상상하시는지요?

“크린포크”,

“대관령 한우”

이런 답변을 기대하실 것이다.

다른 질문을 해 보자.

“선호하시는 쌀 브랜드가 있는지?”

“기억나시는 쌀 브랜드를 아시는데로 쓰시오?” 라는 질문을 독자님들은 어떤 답을 하실 수 있으신지요? 우리나라에 쌀 브랜드는 참고로 1200여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천쌀, 김포미 정도 아시는지요?

우리 축산물 브랜드도 똑같은 형편일 겁니다.

 필자가 지난 2003년 논문 쓰면서 우리나라 5대 브랜드 돈육의 이미지에 관한 설문 조사를 했는데 그때 설문조사를 도와준 사람들로부터  브랜드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슨 브랜드 이미지까지 설문 조사한다고 했으니 조사가 얼마나 어려웠든지 무지 욕얻어 먹었던 기억이 있다.

 브랜드란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브랜드란 고객의 기억과 마음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자기 브랜드를 좋은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만들어서 출시하지만 고객들은 그 브랜드를 사용해 보고 자기만의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든다.

고객이 형성한 이미지의 공동 부분이 그 브랜드의 브랜드 이미지가 되는 것이다.

기업이 바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고객 마음에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를 일치시키는 작업을 브랜드 매니지먼트(관리) 라고 한다.

우리나라 축산물 브랜드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거의 없다. 그래서 인지 브랜드 축산물이 시장에 출시된지 10년이 지났지만 개성있는 브랜드 이미지가진 브랜드 축산물이 없는 실정이다.

브랜드 경진대회란 브랜드의 품질 경진대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고객에게 가장 좋은 이미지로 각인된 브랜드 축산물을 찾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

‘낯선 외딴 길을 가다가 기름이 없는 빨간 주요소 등이 들어오면 당신은 어떤 주유소를 생각하십니까?’ 

‘내 마음속의 주유소 나' 라는 광고처럼

‘사랑하는 가족들의 건강을 위한 정육점에 가실 때 당신을 어떤 브랜드 축산물이 생각나십니까?’라는 질문에 ‘ 내 마음속의 안심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브랜드 축산물 .....’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그 브랜드가 우리나라의 일등 브랜드 축산물이다.

브랜드에 대해서 고객에게 물어 보았는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사람은 없고 정책만 있으면 그건 별로 아름답지 못한 역사를 만드는 것 아닐까?

고객이 있는 브랜드 경진대회를 위해, 고객이 선택한 브랜드가 무엇인지 고객에게 물어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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