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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의 시작 70년대 삼겹살도 수출되었다.

식육마케터 김태경 Ph.D

"불행한 역사가 있다. 대규모 양돈산업은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일본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돼지를 키워야했다. 그런데 돼지를 키우는 것은 배변물 처리가 문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키우게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들은 안심, 등심을 가져가고 우리한테는 삼겹살, 내장, 발, 껍데기 등을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 .

시작은 여기서 부터 였을까? 난 90년도에 롯데햄에 입사해서 돼지고기와 관련된 여러 부서에서 일을 했다. 수출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일도 나의 업무였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당시 롯데햄 식육사업부는 지금의 성수동 대림창고 건너편 빨간 벽돌 2층집이였다. 지금 1층에 옷 파는 매장이 하루에 돼지를 한 200마리쯤 부분육 작업을 하던 가공장이 있었던 자리다. 

성수동 식육사업부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설성식품 지금의 SFOOD 회장님 아니 그때는 사장님도 자주 오시고 동남육가공등 당시 중소규모 부분육 작업과 수출을 하시는 회사분들도 스미킨상사등 일본의 바이어들도 그 후리한 성수동 사무실에 자주들 오셨다. 

1990년 그때만해도 이미 대일 수출은 등심, 안심, 그리고 뒷다리 정도만 수출하던 시절이고 나름 삼겹살은 국내의 인기 부위가 되어 있었다.

당연히 우리는 동아시아 3국이 돼지고기 먹는 문화가 달라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되었다고 배웠다. 일본은 저지방부위인 등심, 안심, 뒷다리의 수요가 높고 한국은 삼겹, 목심, 갈비를 좋아하고 중국은 족발, 내장등 부산물을 좋아하니 돼지 한마리의 부가가치를 최대한 높일 수 있다고 늘 자신 만만해 했다. 물론 중국으로는 수출해 본 적도 없으면서 

하여간 그 당시에 얼듯 예전에는 삼겹살도 수출했어 하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세월이 그냥 흘려갔다.

그런데 어느 날 알쓸신잡을 보고 있으니 황교익이 "불행한 역사가 있다. 대규모 양돈산업은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일본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돼지를 키워야했다. 그런데 돼지를 키우는 것은 배변물 처리가 문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키우게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에 삼겹살이 수출 잔여육이라고 이야기한 소리를 들었지만 황교익의 공신력이 그렇게 컸던 시절도 아니여서 그냥 나름 가볍게 그건 아닌데 정도의 포스팅을 하고 넘어 갔다. 그런데 이건 양돈산업의 형성이 일본 자본 투자에 의한 것이고 일본이 한반도에 양돈산업을 위해 자본 투자를 한 이유가 공해 산업이라 자국내에서 진행할 수 없어서 후진국이던 한국에 진출한 거라면 사실 한돈 산업 자체의 위상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거다. 아마 이말이 대중적 호응을 받으면 우리나라에서 양돈산업을 하는 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이분법적으로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황교익 은 전직 농민신문사 기자면서도 농민의 입장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는 발언을 한다. 그것도 틀린 말을 

대한민국 돈육 수출사를 찾아 봤다. 없다.

삼겹살을 언제부터 우리가 먹기 시작했고 유독 좋아하는지 찾아 봤다.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글이 단 한편도 없었다. 

황교익의 주장이 맞다 틀리다. 할 근거가 우리나라에는 단 하나도 없었다. 

아니 많은 맛칼럼니스트들이 다들 황교익과 같은 주장을 한다. 삼겹살은 수출하고 남은 부위여서 인기가 있었던 거라고 그래서 물어 봤다. 친한 맛칼럼니스트에게 그의 대답도 황교익과 같았다. 1990년대에 마장동에서 취재를 했는데 거기서 누가 인터뷰를 그렇게 했다고 한다. 

지난 2년간 열심히 자료를 찾고 취재를 하고 공부를 했다.

한편으로는 대한민국 돈육 수출사를 정리하고 한편으로는 삼겹살의 시작을 찾아 들어갔다.

단 하나도 정리 되어 있지 않은 대한민국 돈육 수출사를 찾았다. 1958,159년 홍콩으로 생돈을 수출하는 걸 시작으로 냉동지육을 1968년까지 수출하다 중국의 덤핑판매로 중단되고 1970년대 들어와 일본이 돈육 수입 자유화가 되어 1972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일 돈육 수출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 때 수출부위가 풀세트 정육이었다. 

1971년도 농림부의 수출영 부분육 부위별 생산표를 찾았다. 여기에는 분명히 삼겹살도 수출 부위에 포함되어 있다. 

또 다른 자료 역시 삼겹살도 수출부위에 포함되어 있다.

1970년대 당시 우리나라에는 돼지고기의 부위별 판매개념이 없었던 시절이라 세세하게 수출부위명을 표지하지 않고 그냥 돈육, 돼지고기로 쓰고 있어서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다.

일단 해방 이후 1970년대까지의 수출사는 나름 자료를 다 모았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수출사만 정리하면 나름 대한민국 돈육 수출사가 완성된다.

이건 소책자로 출판할 예정이다. 자료집 형태로 엮어서

삼겹살을 왜? 우리가 좋아하게 되었을까?

삼겹살의 시작 책을 쓰다가 참 많은 걸 알게 되었고 다시 나름의 새로운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겹살을 좋아하게 된 건 

삼겹살이 맛있어서 였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왜? 그럼 그 맛있는 삼겹살을 조선시대는 일제 강점기에는 해방이후 이승만 정권 시절에는 1960년대는 지금처럼 열심히 먹지 않았을까? 이건 다음에 정리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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