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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중년, 외식서당을 준비하다.

식육마케터 김태경Ph.D

성북구 동서문동 1가 129

지하철 4호선 한성대 입구역에서 내려서 삼선 중학교 정문앞으로 찾아 오면 

외식서당이라는 작은 공간이 있다. 

다용도로 사용한 공간을 만들었다.

글을 쓰고 책을 보는 건 집에서도 충분한데

사람들 만나는 것이 집에서는 어려워서 집 앞에 작은 책방겸 아지트를 하나 만들었다.

이것 저것 구비할 것도 많아서 언제 다 완성될지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만들어 가야겠다.

아직은 의자도 부족하고 냉장고도 없어서 커피 한잔도 대접할 수 없지만 다다음주까지는 다 준비되지 않을까?

외부로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니 이동간의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허비된다.

파주에서 서울로 이사왔음에도 그 시간들을 너무 낭비하는 것 같아서 나름의 공간을 알아 봤는데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 심지어는 위쿡에 사무실을 내 볼까도 했지만 독립공간을 마련하는데 비용이 만만하지 않았다. 그래서 집앞에 작은 독립 공간을 얻어 단순 사무실이 아니라 식당과 음식학관련 책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독립서점을 하나 내기로 했다.


외식서당 

백종원씨 왈

''취업을 하기위해서는 몇년을 공부하고

식당창업은 몇달 안걸린다

그러니 망하는것이 당연하다.''


진짜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본 말인데 외식서당을 만든 이유를 정말 잘 설명해 주는 말이다.

백종원이 정말 이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식당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계속 지켜보면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너무 쉽게 들어 왔다. 후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뒤 늦게 교육을 받으려 강의들 열심히 다니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건지 단체로 몰려 다니면서 서로 위로를 하고 위로 받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교육 내용을 시험볼 수도 없고 강사님들의 자질을 검증할 방법도 없다. 

나름 내가 잘하는 것이 책읽고 공부하는거다.

외식서당 

나도 편하게 책읽고 글쓰고 공부하겠지만 나랑 같이 책읽고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함께 공부하는 공부방이 될 거다.

중학교때 난 현역 수학선생님집에서 그룹 과외를 3년이나 계속했었다.

아마 밥상 두개 놓고 대여섯명 모여서 과외하던 때 처럼 식당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 충분히 자신감 가지고 식당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함께 공부하는 방을 만들었다.


나도 대기업 출신이지만 막상 은퇴하고 나오면 이제 조직이 나를 보호해 주지 않는다.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데 중년의 시간에 한번도 스스로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적응하는데는 조금 시간이 걸린다.

그런 독립된 나

스스로 세상에 적응하고 싶은 사람들의 아지트가 되고 싶다.

관심 분야에 대해 책을 읽고 스스로 조직의 습성을 버릴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다. 


페이스북 친구인 메타 브랜딩 박항기 사장이 이번에 출판한 삼겹살의 시작을 소개해 주었다.

은퇴하고 책을 쓰는 걸 자기 브랜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자기계발서들을 쓴다.

 왜? 그들이 하나 같이 자기 계발서를 쓰는 걸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 오십대 석사나 박사 공부를 하지 않으면 대학에서도 논문 지도를 받거나 연구 조사를 통해 깊이 있는 글을 써 본 적이 한번도 없을 거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책쓰기 글쓰기 강의를 듣거나 책들을 읽으면 독서법이나 자기계발서이외의 주제를 찾기 어렵다.

전문가가 책쓰기 글쓰기를 가르치지 않으니


나는 은퇴후 이번 삼겹살의 시작까지 3권의 책을 썼다.

은퇴전 숙성,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은 회사에서 진행했던 제주도 교차숙성 돼지고기식당 만덕식당 프로젝트를 했던 기록들을 바탕으로 퇴사 6개월 전부터 준비해서 퇴사하던 2017년 7월에 퇴사 3개월만에 출판할 수 있었다.

난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을 나왔지만 축산경영학과 출신이고 축산물 브랜드 마케팅이 전공인 사람인데 아무리 일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숙성육 관련 기술서를 쓰는 건 참 자신없고 힘들었다. 당시 아빠의 실직이 재수하는 딸의 심리적 불안감을 줄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에 나름 아빠의 건재함을 보여 주기 위해서 숙성,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썼다. 딸의 대학입시 결과  숙성,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의 성과보다 더 좋았다. 감사하고 어려운 기숙학원에서 잘 버티어 준 것에 존경하는 마음까지 든다.

책 한권으로 식육 마케터 였던 난 졸지에 숙성육 전문가가 되었지만 내가 숙성육 강의때도 늘 이야기하지만 난 숙성육을 만드는 기술자가 아니라 숙성육을 맛보고 평가하는 숙성육 소믈리에 다.

와인 소믈리에가 와인을 만들지는 않는다.

단지 평가해서 맛있는 와인을 세상에 소개하는 사람이 듯

난 세상의 많은 숙성육을 세상에 소개하는 사람이다.


삼겹살의 시작과 대한민국 돼지산업사는 내용이 매우 유사하면서 결은 완전히 다른 책이다.

삼겹살의 시작이 출판되는데 상당한 문제들이 많아서 대한민국 돼지산업사가 세상에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언제 조용한 강의 뒷풀이 장소에서 


삼겹살의 시작과 대한민국 돼지산업사

삼겹살의 시작은 단 한번이라도 삼겹살을 맛있게 먹어 본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독자의 대상이 대한민국 사람들 전체일 거다.

아니 오카다 데쓰의 튀김옷을 입은 일본 근대사 돈가스의 탄생을 우리가 재미있게 읽고 있듯 이웃 나라 일본사람들이나 중국사람들도 대한민국 사람들의 근현대 식문화를 이해하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 봐 주었으면 하는 책이다. 

대한민국 돼지산업사는 사실 대한민국 돈육 수출사를 쓰기 위해 모아 두었던 원고와 농장과 식탁  기자들과 합심해서 양돈 산업 관련책들이 알아야 할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근현대화 과정과 이슈들을 정리한 책이다.

삼겹살의 시작이 벤츠같은 책이라면 대한민국 돼지산업사는 지프같은 책이다.

자동차지만 벤츠의 기능과  이용자, 지프의 기능과 이용자 성향이 매우 다르듯 책을 읽는 독자를 나름 마이크로 타겟팅해서 그들의 언어로 책을 썼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073163

책을 소개하는 글이 아니니 여기까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삼겹살의 시작이나 대한민국 돼지산업사가 나의 30년 전공하고 관련은 있지만 많이 다른 분야라는 거다.


음식학 분야라고 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에는 내가 아는 이상 음식학이라는 학문체계가 없다.

대학이나 대학원에 음식학 전공이 없다.

다  주로 식품 영양학이나 외식경영학 그리고 맛칼럼니스트라는 분들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다.

삼겹살에 대한 인문 사회학적인 공부를 하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고기 분야의 인문 사회학전인 공부를 시작하고 첫번째 주제가 돼지고기 삼겹살이었다.


메타브랜딩의 박항기 대표 우리나라 브랜딩업계의 최고수이면서 명강사인데 단 한권의 책도 안 쓰고 있다. 그의 책이 나오면 우리나라 브랜드 마케팅업계 최고의 책이 나올거다.

실력과 역사를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 그가 나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겹살의 시작을  추천해 주니 감사하고 안도한다.

거지같은 또하나의 쓰레기 같은 책은 아니구나 하는


나는 이제 한 2,3년 음식학 분야 공부를 하고 있다. 큰 돈이 될 분야는 아니다.

올해 초 스페인 가족여행을 가서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 정원을 구경하는데 앞서 가는 아내와 딸 그리고 처제를 보면서 이제 나만 할 수 있는 일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브랜드를 만들고 영업을 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신규 사업을 기획하고 지난 30년간 해 온 일이구 나름 아주 잘 한다.

그런데 이 일은 나말고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냥 후배들이 찾아 오면 팁 정도만 가르쳐 주어도 잘 될 거다.

고기 음식학을 공부하고 글을 쓰고 가난한 마음의 식당 사장님들을 돕는 일은 큰 돈이 안되니 하는 이가 없을거다.

그래서 내가 한다.

그래서 외식서당을 만든다.


나도 나름 대기업 조직생활도 해 보고 중소기업들에서 일도 많이 해 봤지만

스스로 새로운 중년의 삶을 개척하고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

자본을 가지고 돈을 버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제일 쉬운 일인데 난 자본이 없다. 그래서 나의 지식과 노력만을 가지고 중년의 새로운 삶을 살아 볼까 한다.


외식서당

자신의 삶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찾아 오면 되는 곳이다. 

경험많은 늙은 세르파가 여러분들의 새로운 등반을 도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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