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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중년 슬로우가든 브런치

성북동으로 이사와서 가장 좋은 건

역시 여기는 서울이라 핫플레이스가 많다는 것이고 성북동은 아날로그스러운 느낌이 강한 동네라는 거다.

서울에서 좀 고적하다고 할까?

긴 비가 내린다.

역시 장마가 가지는 습한 우울은 올해도 날 포위하고 있다.

7월 초에는 주말에도 바빴다.

외식서당이라는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어서 일까?

동네 책방이라고 하나 만들었는데

책을 사려 오는 사람은 없다.

아니 책을 팔 생각도 별로 없다.

그냥 작업 공간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는 공간으로

가능하면 유튜브도 좀 찍고 강좌도 몇개 만들어 볼 생각을 하고 있다.

늘 주중에 지방에 강의와 코칭이 있어서 다녀와야 한다.

이번주도 진주와 울산을 하루에 다녀왔고 다음날 다시 청주에 다녀왔다.

다음주도 순천과 청주 출장을 가야 한다.

바쁜 것이 돈이 돈다면 아주 좋은 일이지만

바쁘게 움직인다고 다 돈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우리나라 프리랜서의 평균이상은 이나이에 버니 감사한 일이다.

아니 우리나라 프리랜서들의 수입이 적은 것이다.


삼겹살의 시작 책은 처음부터 엉망이었다.

공저가의 작가적 사고도

출판사의 사업적 욕심도 다 나와 좀 안 맞았다.

황교익이 백종원과 설전을 벌이는 작년 10월이 삼겹살의 시작이 나왔다면 타이밍적으로 딱 좋았는데

내가 귀신같은 감이 있었는데

비지니스는 타이밍인데

타이밍을 다 놓쳤으니

출판사는 책 팔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네이버의 베스트셀러 빨간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이 감사하다.

요즘 같은 치열한 출판 마케팅 시대에 단 하나의 마케팅 활동도 하지 않고 있는데

나의 페이스북 친구들의 의리에 감사해야 한다.

내용은 진짜 읽을만 할건데

아니 책을 쓰고 출판을 하고 나면 늘 부끄럽다.

내가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

책을 쓴다는 것은

글을 쓴다는 건

쪽팔림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

요즘은 쪽팔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다.

일기도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책을 쓴다고 한다.

책이 개인 브랜딩이라고

브랜드가 무엇인지 알기는 아는지


하여간 어제  아침 밥먹고

점심에 냉면 한그릇 먹고

5시쯤 버거킹에서 햄버거 하나를 먹었는데도 밤에 배가 무지 고팠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딸아이 장기 의료 봉사간다고 학교까지 차 태워 주고 부인님과 슬로우 가든에 가서 브런치를 먹었다.

난 프렌치 토스트 

부인은 모둠

프렌치 토스트

어릴 적 남산에 어린이 회관이 있었던 시절 엄마가 도스락으로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서 어린이회관 꼭대기 회전 타워에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언 오십년전인데

그 맛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다.

슬로우가든의 프렌치 토스트는 엣맛이 없다.

아니 이게 정상이겠지

그때의 게란과 지금의 계란이 다를거구

그때의 토스트와 지금의 토스트가 다를거구

평범한 주부인 엄마보다 지금의 알바생의 요리 솜씨가 다르겠지

소시지 맛은 있었는데 좀 고급을 쓰지 돈육 함량이 좀 적은 듯

이 직업병이 언제 나을지


 

부인은 늘 다음 이사를 이야기한다.

나야 가자만 가고 살자면 살았지 한번도 집을 선택하는데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무슨 동의가 필요한지 계속 집이야기를 한다.

부부가 20년이상 살면 대화의 내용이 아이와 집 그리고 돈이다.

아니 아이와 돈이 전부인 듯 하다.

나만 그런가


돈 있으면 슬로우가든 건너편 새로지은 이층 상가 사고 싶다.

이층은 작은 책방과 연구소로 쓰고 나름의 조그만 식당 2개 정도 넣으면 좋아 보일 건데

젊었을 때 돈을 좀 벌었으면 지금 청년들을 훈련시키는 식당 하나를 만들어서 사회적 실험을 좀 해 보고 싶은데

이상적 사회주의자의 꿈을 아직도 꾸고 있는 듯 하다.


의료 봉사를 가는 딸때문인지 농활다니던 대학 시절이 생각난다.

스무살 시절에는 전국을 돌아다니면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 사람에 대해서 많이 지친다 그럼에도 사람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가지고 살고 싶다.


집에 돌아와 슬로우가든에서 커피를 두잔이나 마셨는데도 일찍 일어난 탓인지 낮에는 계속 잤다.

원고 몇 편을 마감해야 하는데 여유로운 척한다.

그래도 원고 한편과 한돈 자조금 소비촉진 아이디어 제안서를 하나 썼다.

무슨 공모전에 나갈 나이는 아닌데 그래도 나름 제안 하나는 던져 보았다.


이제 모 식당 사보에 원고 하나 쓰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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