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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돼지열병 이후 육류시장 전망

시장을 어떻게 예측하는가 하는 것이 참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난 우리나라가 양돈 선진국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36년을 가장 가까이에서 양돈산업을 지켜 보았던 식육 마케터로 이제 한돈산업으로 가치산업이 되어가는 걸 응원하는 연구자로 이번 아프리카 돼지열병도 조기 진입될거라고 믿는다. 조속하게 신고해 주신 파주의 농장주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분 생각을 하니 어릴 때 읽었던 덴마크인지 네덜란드인지 작은 방파제의 구멍을 자기 몸으로 막다가 죽었던 어느 소년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감추지 않고 신속하게 신고해 주셔서 우리 한돈산업을 살리신 거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조기 진압되면 파주와 연천 농장이 재기할 수 있게 모금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겠다. 

지난 4월 모 양돈 전문지에서 원고를 하나 써 달라고 해서 아프리카 돼지 열병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아프리카 돼지 열병 이후의 돼지고기 시장에 대한 글을 썼었다.  링크했으니 참고하시고 

https://m.blog.naver.com/brandkim/221521711352?fbclid=IwAR1Z7UORhGjRDuB-Xk06Sr2YavRF_2bFTQfDYsK0ffC26fwqGSN9IzWbn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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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아프리카 돼지 열병 이후의 브랜드 돼지고기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ASF 이후의 브랜드 돼지고기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축산경영연구소 식육마케터 김태경 Ph.D“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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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난 조기 진입되었을 때 앞으로의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적어 볼까 한다.


일단 좀 급한 느낌이다. 확산이 될지 안될지 일주일 정도는 지켜 봐야 하는데 선급하게 왜? 라고 묻는다면 이번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아마 직접적인 피해보다 간접적인 피해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막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돼지고기 먹을 줄 알았지 산업에 대해서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방송이나 신문 인터뷰에서 한돈산업의 이미지 실추를 생각하지 않고 막말을 하는 것이 안타까와서 적어 본다.


이 글은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조기에 진압되었다는 가정하에서 미래 시장을 생각하는 거다.



지난 구제역은 300만두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그래서 가격이 오르고 삼겹살 1인분의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10,000원의 가격이 무너지고 12,000~ 19,000원까지 가격 인상이 되어 어언 10년을 버티었다.


하남돼지 장보환 대표의 그릴링 서비스가 삼겹살 외식시장 10년 연장의 역사적 공적을 만들었다. 구워 주는 서비스가 대세가 되어서 삼겹살 외식 시장이 지난 전성기를 10년 더 유지해 오고 있었다.


이번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조기 종식되면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할 거라고 난 예측한다.


사실 고기는 축제식이다. 우리가 저녁 퇴근 후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는 건 축제다. 아니 제례다.


자본주의라는 낯선 상황에 대한 지친 영혼의 위로를 회사 동료들하고 "우리가 남이냐" 자본주의라는 종교의 제례행사의 삼겹살은 희생이었다.  다른 의미에서 삼겹살은 로스구이 다. 


난 로스구이를 한국식 스테이크라고 생각한다.


소금과 후추만으로 간을 하는 고기 음식은 우리민족의 음식이 아니다. 물론 방자 구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민족은 양념한 고기를 통으로 구워 먹는 맥적 문화의 민족이고 불고기의 나라였다. 그게 갑자기 소금과 후추만으로 간을 한 쇠고기 로스구이로 등장한 건 아마도 해방이루 미군정체제 이승만의 친미 성향의 사회적 분위기가 만든 미국문화의 동조였을거다. 문제는 당시 조선반도의 소는 다 일소 부림소라 미국식으로 두툼한 스테이크는 질져서 타이어 씹는 느낌이었을거다.


그 질긴 쇠고기를 엷게 썰어서 구우면 부드럽게 고기의 감칠맛으로 먹을 수 있다는 걸 알아내고 그게 로스구이라는 이름으로 1970년에 산업화된 대한민국의 새로운 축제식이 되었다. 너무 먹어서 1976년 한우 파동이 생기고  그 로스구이 한상에서 한우고기를 삼겹살로 대체해서 지금까지 삼겹살의 전성시대를 만들었던 거다.


40년을 로스구이로 먹었다.


이제 좀 질린다.


아니 고도성장의 자본주의 축제가 끝나니 축제식으로의 돼지고기 소비에 위기가 오고 있었다. 일상식이라고 해야 하나 난 비자발적 소비라고 하는데 학교 급식이나 편의점 도시락 반찬으로 수입 목전지의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명륜 진사갈비도 갈비보다 아마 목전지가 더 많이 들어 가 있지 않을까? 


이런 돼지고기 자체의 소비 변화에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라는 외부 변수가 더해지고 또 살처분이 되는 광경이 방송을 타거나 돼지 흑사병이니 100% 치사율이니 하는 자극적인 보도들이 돼지고기의 이미지에 충격을 줄거구 그럼 한돈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 


한돈 앞다리 뒷다리의 소비가 수입 목전지에 막혀 버려서 삼겹살 가격이 더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삼겹살 소비는 축제식이라 줄어 들어가고 로스구이에 대해서 좀 식상해지는 시기에 다른 양념육 구이들이 등장한다면 돼지고기 소비시장에 변화가 생길거다. 지금 시장에서는 특수부위니 뼈등심이니 숄더랙이니 하는 새로운 돼지고기가 인기가 있는 건 절대강자였던 삼겹살이 주춤하다는 걸 말해 준다.



한돈의 소비를 확대하고 싶다면 이제 한돈 요리시대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일상식으로의 한돈 요리들이 소개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한돈과 수입돼지고기가 뭐가 다른가 묻는다.


우리가 무언가  소비할 때 과학적 품질과 가격만으로 선택하는 건 아니다.



난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한돈은 코카콜라 클래식이다.


한돈의 스타벅스 커피다.


코카콜라 클래식에 대해서 마케팅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들은 다 알거다.


펩시의 공격적 마케팅에서 밀린 코카콜라는 뉴콕을 만들어서 시장 역전을 노렸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나의 삶 추억속의 코카콜라를 원했다.


그래서 기존의 코카콜라가 코카콜라 클래식이라는 걸로 아직도 남아 있는거다.



스타벅스 커피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여서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된 것이 아니다. 


커피에 문화를 입히고 체험으로 이야기했다.



전세계 돼지는 이차세계 대전이후 상당히 평준화 되었다고 봐야 한다.


이제 한돈 전략의 생산성의 경쟁력 제고가 아니라 한돈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확실한 한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해서 한돈이 돼지고기의 스타벅스가 되면 살아 남을 수 있다.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거다.


그런데 이놈의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한돈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거다.


한돈 우리 손으로 키운 돼지 안심, 안전한 돼지고기라는 믿음이 가장 큰 한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인데 그것에 치명적인 오점이 생긴거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을 거다.


농장주의 영웅적인 조기 신고와 확산 방지 등 양돈 선진국 대한 민국의 저력을 보여 주고 이번 아프리카 돼지 열병을 통해 우리나라가 양돈선진국임을 전 국민들이 알아 주었으면 한다.


아니 한돈산업 종사자들 부터 우리가 양돈선진국이라 가장 국민들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최고의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사람들이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돼지는 고구려 안시성에 양만춘 장군과 성민 모두가 목숨을 걸고 싸울 때도 우리민족 곁에 있었다.


1950년전쟁으로 남한에 16만두도 안되더 다 소멸되어가던 돼지를 지금 1100만두의 거대 산업으로 키운 양돈 선진국임을 기억하고 한돈이 더 믿을 수 있는 안전하고 안심이 되는 세계 최고의 돼지고기임을 이번 기회에 보여 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믿고 열심히 먹으면 된다. 


돼지고기는 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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