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나신의 제단 김용성
소설 나신의 제단에 나오는 삼겹살
1980년 경향신문에 연재된 소설과 김용성의 나신의 제단에 삼겹살 이야기가 나온다.
1980년의 소설이니 적어도 1980년이나 1970년대의 삼겹살 구이 문화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소녀는 연탄 화덕 위에다 은박지를 깐 두꺼운 쇠판을 얹어 놓았고 소주병과 잔을 탁자 위에 갖다 놓았다. 뜨끈뜨근한 순대국물이 담긴 뚝배기도 가지고 왔다. 기철이 소주를 따르고 있는 사이 쇠판이 어느 정도 달구어졌는지 소녀는 돼지 삼겹살을 쇠판 위에 올려 놓았다. 기름이 지글지글 착착 소리를 내며 탔다.” 나신의 제단 161 영혼이 살처럼 썩다.
익숙하다. 은박지를 깐 두꺼운 쇠판 적어도 필자가 기억하고 있는 삼겹살의 첫 기억은 은박지를 깐 두꺼운 사각 쇠판부터 다 지금도 이태원 나리의 집에서 만날 수 있는 단지 연탄 화덕이 아니라 프로판 가스 버너만 다를 뿐
은박지를 깐 두꺼운 쇠판에 냉동 삼겹살은 아마도 1990년대 중반까지 지속된 모습이었을 것 같다.
1995년 브랜드 돈육 하이포크가 얼리지 않은 생고기라는 슬로건을 세상에 던지기 이전에는 냉동이나 냉장육의 구별이 별로 없었다. 아니 도매상에서 냉장육을 가공장에서 구입 다시 냉동시켜서 식당에 납품하는 모습도 보았다.
조정래의 장편소설 한강에서는 삼겹살을 고추를 넣어 양념을 해서 구워 먹었는데 그 소설의 배경은 1960년중후반이고 김용성의 소설 나신의 제단은 배경이 1970년대 후반 혹은 소설이 쓰여진 1980년이라면 그냥 지금처럼 아무런 양념없이 로스구이로 구워서 먹었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지금처럼 테이블 가운데에 화덕을 놓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고기를 구워 먹는 건 프로판이전에 연탄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식당에서의 삼겹살도 세대에 따라 새로운 트렌드로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식당 삼겹살의 트렌드 변화를 추적해 보는 것도 흥미진지한 일일거다.
소설가 김용성 1940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1945년 귀국했다. 국제대 영문과를 거쳐 경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문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1년 〈한국일보〉 장편소설 「잃은 자와 찾은 자」를 공모해 등단했으며, 인하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1984년 현대문학상을, 1996년 동서문학상을, 1991년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리빠똥 장군』(1975), 『홰나무 소리』(1976), 『화려한 외출』
(1977), 『밀항』(1981), 『탐욕이 열리는 나무』(1986), 『슬픈 양복 재단사의
나날』(1989)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는 『잃은 자와 찾은 자』(1972),
『내일 또 내일』(1978), 『오계의 나무들』(1978), 『야시』(1978), 『떠도는 우상』(1980), 『그것은 우리도 모른다』(1980), 『나신의 제단』(1981), 『도둑일기』(1983), 『큰 새는 나뭇가지에 앉지 앉는다』(1990), 『이민』(1998), 『기억의 가면』(200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