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세대의 브랜드
일본의 동물생태학자 야마네 아키히로 교수는 저서 고양이 생태의 비밀에서 “경제성장기를 지탱하던 가치가 흔들리면서 개인주의화한 현대인들이 충직한 개보다 자유롭고 도도한 고양이의 모습에 공감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전 소비 세대는 집단 생활이 익숙하고 중요했다. 그래서 소비에서도 다른 사람이 다 쓰는 것이라면 나도 쓰고 싶은 심리가 컸다. 무리에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과시형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컸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블로그와 커뮤니티, 페이스북등 공개성이 강한 서비스를 선호했다.
그러나 고양이를 닮은 소비 세대는 다르다. 다수의 기준, 남들이 규정한 좋은 물건이 아닌 나의 기준에 맞고 나의 취향에 어울리는 제품과 브랜드를 선호한다. 그래서 비공개성이 강한 서비스, 나에게만 맞춤형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에 열광한다.
고양이는 특유의 경계심을 가지고 주위를 예민하게 관찰하며, 환경과 상황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고양이와 교감할 때는 무턱대고 직접 다가가는 것보다 스스로 찾아오게끔 유도하는 것이 좋다. 즉 고양이를 유혹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를 오래 지켜보고 나름의 판단을 내리는 모습은 MZ 세대 소비자들에게도 나타난다. 브랜드를 옮겨 다니는 브랜드 호핑도 심하다. 조금씩 경험하고 체험하면서 낯을 익히고 느낌을 가져보는 것이다. 이들은 체험기를 공유하며 제품의 리뷰를 달면서 브랜드를 평가한다. 이리저리 살펴보다 스스로 설득되면 비로소 입덕을 한다.
요즘 MZ 세대가 궁금했는데 MZ 세대 소비를 알 수 있는 책이 있어서 읽어 봤다. MZ 세대의 작가가 그들 MZ 세대를 고양이로 자신들의 앞세대를 개같다고 표현하고 정리한 부분에서 매우 공감을 한다. 나는 개같은 세대다. 그래서 고양이 같은 세대를 잘 모른다.
마케터도 말로는 전체 세대를 다 커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마케터 자신과 결이 같은 사람들을 상대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더 크다.
특히 식당을 하는데 있어서 이제 철저히 내 식당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결이 같은 손님들로 가득 채워지는 식당이 잘 되는 시대가 되었다.
코로나의 재유행의 조짐이 보이고 좀 살만하다는 스스로의 위로가 절망이 되고 우리 생에 가장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용감한 사람들은 위기가 기회라고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로 새로운 브랜드에 도전하고자 할지 모른다.
잘 되는 식당은 더 잘 되니 이 참에 돈을 더 벌고 싶다는 욕심과 지금의 성공이 자신의 실력이라고 생각하면 남들이 어려울 때 모아놓은 돈들을 과감히 투자해서 더 큰 이익을 얻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마음이다.
목좋은 매장들이 권리금 없이 나와 있는 곳도 점점 늘어나니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기 딱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코로나 이후 양극화의 심화가 사회 전반의 특징이다.
외식업계의 양극화는 더 극심해지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는 계속 커져서 서너시간 정도의 대기 웨이팅도 즐겁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브랜드 식당들은 코로나에 전혀 영향을 안 받고 있다. 반면 이름없는 식당 브랜드가 없는 식당 특히 고기집들은 손님도 없고 고깃값도 너무 올라서 다른 업종으로 전업이나 아예 폐업을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년말 특수는 좀 있겠지 하고 마지막 기대를 하던 식당 사장님들이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300명이 넘어가는 코로나 대 유행의 시점에 매우 당황하고 있다.
코로나같은 위기 상황에서 브랜드 파워가 있는 식당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만두 파동때 명인만두만 잘 되었던 것이 외식업 브랜드의 가치를 알려 주는 좋은 예라고 이야기했지만 코로나 시대에 각 지역마다 더욱더 잘 되는 충성도 강한 브랜드 식당들이 있다.
돼지고기 식당의 예로는 금돼지식당, 몽탄, 남영돈, 그리고 제주도의 숙성도 이들 식당은 코로나의 악재속에 더욱더 잘 되는 식당들이다.
코로나 시대 개같은 조직의 충성도가 강한 기성 세대, 베이비붐 세대나 586세대가 개같은 세대의 주축이다.
고양이 같이 자유롭고 싶은 MZ 세대, 밀레니엄세대와 Z세대가 함께 살고 있다.
개같은 세대나 고양이 같은 세대나 둘 다 코로나는 처음이다.
코로나로 개같은 세대와 고양이 같은 세대의 마음의 양극화는 더 극심해질거다.
개같은 세대는 개같은 브랜드를 좋아한다.
고양이 같은 세대는 고양이 같은 브랜드를 좋아한다.
고양이 같은 브랜드가 개같은 세대의 충성도를 기대하면 안된다.
개같은 브랜드가 고양이의 호감을 기대해서도 안된다.
개와 고양이의 공생을 찾고자 하는 순간 브랜드는 나름의 개성을 잃어버리고 충성고객들이 떠나게 된다.
몇전 고기 셀프뷔페가 저가로 중고생들 사이에서 매우 유행하던 때가 있다.
여러 브랜드들이 생겨 날 정도로 호황이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매장의 홍대의 MEATING이었다. 그렇게 잘 나가던 고기 뷔페들이 왜? 하루 아침에 사라져 버렸을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고기 뷔페는 중고생들이 주고객층이였다. 즉 고양이같은 브랜드 식당에 고양이 같은 세대들이 즐겨 찾는 그들만의 아지트같은 식당이었다. 교복을 입은 남녀 학생들이 콜라에 고기를 먹는 아주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되는 곳이였다. 이게 점점 장사가 잘되니 어느날부터 동네 어르신들이나 등산복 차림의 아저씨 아줌마들이 식당 문을 열고 방문을 하신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들 같은 사람들 눈에 어린 중고생들이 고기 먹으면서 놀고 있는 모습이 영 마음에 안들거구 학생들 입장에서는 자신들만의 아지트에 침입자가 등장했으니 반가운 일이 아니다. 어른들은 가격은 싼 편이지만 그렇게 질이 좋지 않은 뷔페 고기에 실망하고 학생들 노는 모습도 보기 싫어서 한두번 방문하고 다시는 방문하지 않았다. 그럼 다행인데 이 고양이같은 세대인 중고생들은 자신들의 아지트가 개같은 세대의 침입을 받은 순간 다른 아지트를 찾아서 떠나 버렸다.
주 고객층을 잃어버린 식당은 서서히 문들을 닫기 시작했다.
물론 중저가의 고기뷔페의 붐이 시들한 것은 다른 여러 요소들이 있겠지만 고양이 같은 세대의 식당에 개같은 세대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브랜드의 이미지가 무너진 것도 큰 원인이 아니여나 추측해 본다.
사회의 많은 변화가 시작되는 2020년인데 코로나로 모든 변화의 핑계가 코로나가 되어 버렸다. 정확히 사회 현상의 변화에 대한 원인을 찾지 않고 있다.
2020년은 베이비 붐 세대의 시작은 1955년생들이 65세 노인이 되는 해다.
이제 정말 노인 인구가 급증한다. 반면 저출산으로 인구가 적체되고 MZ 세대는 사회진출이 쉽지 않아서 소비를 주도할 만큼의 소득이 없다.
이런 사회적 변화를 처음 겪게 되어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쉽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분명 베이비 붐 세대도 MZ 세대도 소득 기반이 매우 불안하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로 세계 경제가 엉망이 되어 있고 이게 회복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모든 해결책은 예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쉽게 해결되지 않을거다.
난 브랜드 마케팅을 전공하고 TGIFRYDAY’S등 기업에서 외식 마케팅을 주도해 봤다. 그럼에도 코로나 시대는 외식마케팅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고객만족을 시킬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브랜드가 마케팅 영역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마케팅이 브랜딩의 영역안에 포함된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건 브랜드던 마케팅이든 사람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 식당 브랜드, 식당 마케팅은 식당을 방문하고 경험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거다. 요즘 식당 마케팅이나 식당 브랜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식당을 방문하고 경험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 보다는 식당을 방문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 더 집중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브랜드는 사람들이 경험한 것들의 합이다. 식당 경험의 첫 번째는 맛이다.
맛이 브랜드가 된 식당은 아마 고양이 같은 MZ 세대나 개같은 베이비붐세대, 586세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맛있는 브랜드 식당은 개와 고양이들이 함께 평화로이 식사할 수 있는 해방구 같은 행복한 공간으로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
코로나 시대는 기획력에 의한 분위기보다는 음식의 맛이 브랜드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