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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고기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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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값진 식육 숙성 등심과 갈비탕

요즘 우리나라 외식시장은 코로나 이후 좀 잠잠해졌지만 조그만 성공하면 다들 강의하려 다니시고 무진장 성공한 사업자들처럼 남들에게 자신의 성공을 자랑하는 분위기가 진했다. 

특히 젊고 기획력이 좋은 식당 사장님들 사이에서 좀 심했다.

좋은 일이기도 하고 좀 우려스럽기도 했다.

성공을 나누는 건 좋은 일이다.

우려스럽고 아쉬운 건 

년 매출 100억정도가 아니라 외식 기업으로 당당히 주식 시장에 상장을 하고 성공비밀을 나누어도 되는데 다들 너무 작은 부에 만족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다들 프랜차이즈를 한다. 프랜차이즈를 할 수 있는 식당인지 자신들의 식당의 성격과 성공요소의 분석을 잘못하고 뛰어드니 프랜차이즈가 잘 될 일이 없다.

프랜차이즈는 성공을 나누는 일이지만 그 성공 요소가 시스템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지 사장 한 사람의 스타성이나 순발력으로 성공을 한 식당은 절대 프랜차이즈로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외식산업이다.

그런 틈새에서 아주 조용히 소리없이 착실히 돈을 벌고 있는 식당 

고기 식당을 가서 내가 지적을 하거나 가르치는 일이 많은데

한수 배우려 가는 식당이 있다.

문래동 값진 식육

나는 한시대를 한우 정육식당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인기를 누렸다면 다음 미래의 한우 식당의 교과서 같은 모델이 값진 식육이라고 생각한다. 

오마카세같은 화려함이 아니라 고기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에 나름 충실한 한우 식당이 값진 식당이다. 


요즘 HMR, RMR 이 난리인데

HMR, RMR 중 가장 인기가 있고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이 탕류 특히 소고기 탕류다. 

그 만큼 경쟁도 치열하지만 나름 유명 식당의 갈비탕, 곰탕, 설렁탕들은 인기가 높다.

갈비탕에 관심이 많아서 몇년전 빅히트를 쳤던 값진 식육 갈비탕을 한번 먹어 보기로 했다. 

기왕 먼길을 갔으니 숙성 등심도

1인분 32,000원대의 숙성 등심은 깊은 숙성은 아니였지만 일반 한우집보다는 매우 우수한 편이였다. 

이렇게 썰어서 나오는 등심에 대해서 거부감들이 있지만 이제는 이렇게 한점씩 썰어나오는 한우의 가치를 인정해야 할 때다. 

풍성하게 테이블의 준비된 김치는 깊은 인상을 주기는 못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나름 개성이 강한 김치였다. 

원산지표시판을 유심히 봤다.

고기는 한우 암소와 거세 

갈비탕은 호주산과 미국산 

등심뚝불은 한우와 미국산

된장찌개에 들어가는 고기는 한우

한우 잡육의 활용도가 높은 식당이다. 

등심뚝불 보통 식당에서는 그냥 뚝배기 불고기라고 하고 한우면 한우 미국산이면 미국산으로 편하게 가는 편인데 한우 등심 작업을 하고 높은 잡육중 크기와 질이 좋은 건 최대한 살려서 불고기를 만들고 부족한 고기는 미산을 쓰고 있다는 소리다.

가격은 9,000원 가격 경쟁력이 있다.

보통 한우만으로 만들면 13,000원대다. 

미국산만으로 만들면 8,000원에서 10,000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되는데 여기에 한우와 등심을 강조했으니 가성비 가심비를 높였다. 

썰어서 나온 등심의 두께도 프로가 굽기에는 좀 얇아 보이지만 손님들 스스로 구워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다 부담없이 구울 수 있는 두께다.

저 정도의 두께가 성질 급한 빨리빨리 문화의 우리나라사람들에게는 딱이다.

한우 실비 식당인 값진 식당의 컨셉을 가장 잘 반영해 주는 부분인 듯 했다.

난 개인적으로 한우 등심의 서빙은 명인 등심이 가장 대중적으로 완벽한 서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명인 등심은 압구정동에 있는 대중 한우집이고 값진 식육은 문래동에 있는 한우 실비 집이다. 포지셔닝이 좀 다르다. 

값진 식육에서 셀프로 구워 먹는 것 나쁘지 않다.

다만 잔소리를 한다면 고기 굽는 집게를 좀 세련된 것으로 손님 수만큼 주면 더 좋을 것 같다. 

갈비탕이 나왔다. 

비주얼이 갈비 명가 이상갈비들 닮아서 놀랐다. 

역시 요즘 인기 있는 한우 갈비탕집은 다 심플하게 고기만으로 진한 갈비탕을 끓인다.

습관처럼 아주 나쁜 습관일 수도 있고 직업병일 수도 있지만 

앞접시에 갈비를 하나, 둘 건져 본다 여섯대다.

숟가락이 안 돌아가는 갈비탕이 이상갈비 말고 여기도 있구나

육수를 먹어 본다.

뒷맛이 단맛이 강하고 시원하다.

커다란 무가 한덩어리 들어있는데 무맛이다.

무가 들어가서인지 갈비탕의 기름 무게가 가벼워진 느낌이다. 

많이 아쉬운 건 갈비뼈에 고기가 너무 적었다.

이렇게 고기가 적은 갈비를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은데

내가 요즘 이상 갈비탕만 먹어 봐서인지 

이상 갈비에 비해서 갈비에 살이 너무 없었다.

예전에는 수입육 갈비탕은 도저히 한우 갈비탕을 따라 갈 수 없었는데

하도 한우 갈비탕 먹어 본지가 오래되어서인지

수입육으로 끓은 갈비탕들이 점점 수준이 높아지는 것 같다. 

수입 갈비탕도 13,900원 한다.

이상 갈비의 갈비탕도 14,000원이니 요즘 고기가 듬뿍들어간 갈비탕들의 가격이 직장인의 일상식을 넘어 특별식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서울시내에 유명 갈비탕집들은 점점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이제는 갈비탕 자체의 차별화보다는 찬류 특히 김치의 차별화와 개성이 기억에 오래 남는 갈비탕을 만드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아니면 접대용 갈비탕으로 2만원이 넘어가는 갈비탕이 새롭게 포지셔닝 되거나

값진 식육의 갈비탕 

고깃집 점심의 인기 메뉴로 여전히 사람들에 인기가 높다.

일요일 오후에도 홀에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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