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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한국닭 맛없다. 때아닌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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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게임이 시작된 것 같다.


절대 자신이 잘못 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과는 논쟁이 안된다.


내일모레면 환갑이 다 되어 가는 사람들끼리 초등학교때 논쟁하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쟁을 하는 것 같다.


맛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맛을 과학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 


대중가수의 노래를 음학적(이론적)으로 평가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거다.


농진청의 자료를 근거로 이야기하지만 그건 아마 닭고기 자체의 맛성분 분석 결과치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고기의 맛이란 단맛, 쓴맛,신맛 같은 맛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풍미, 보수력, 연도등으로 고기의 맛을 평가한다. 


맛성분에 의한 맛도 중요하지만 저작감, 씹는 느낌도 고기의 맛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기 요리의 맛은 고기 원물이 좋아야 하고 인내를 가진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고 다음 요리재료에 맞는 요리법으로 잘 요리되어야 맛있다.


국산닭이 작아서 원물 자체의 맛은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우리는 작은 닭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최상의 요리법을 개발해서 한국형 치킨을 만들었다.






"인간의 요리 문화는 그렇게 짧고 단순하게 발달하질 않아서, 모든 식재료에는 맞는 조리법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지 한 요소만 가지고 더 좋은 식재료다 아니다 라고 할 수는 없다. 


감칠맛 성분의 농도만 따지면 노계와 닭발을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닭고기가 된다. 하지만 그런가? 노계를 튀기면 못 먹는다.


작은 닭은 맛이 없다고 단정지으면 후쿠오카 영계구이는 일본인이 미개해서 맛없는 닭을 먹는 건가? 닭을 크게 키우면 연골이 골화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츠쿠네 등의 부위를 쓸 뭇 없어서 영계와 다 자란 닭 사이 크기로 통닭 유통해서 가게마다 정육해서 쓰는 일본 야키도리용 지도리(토종닭) 유통은 그럼 미개한 건가? 맛 없는 닭을 먹고 있는 걸까? 


국물용으로는 큰 닭을 압력을 넣어 오래 조리하는 것이 보통 가장 좋고, 오븐 구이 등의 구이 요리에서는 큰 닭을 쓰는 것이 좋고, 스튜 타입은 큰 닭을 부위별로 토막내서 스테이크를 한 다음 넣는 것이 좋다. 큰 닭 위주로 유통하는 국가는 이런 조리법이 일반적 조리법이니까 큰 닭을 유통하는 것이다. 근데 한국에서 닭 사면 오븐 조리나 스튜가 메인은 아니니 큰 닭을 주면 일반인은 요리할 수도 없다. 


한국은 선택지가 없는게 문제다. 구워먹기 맛있는 적당한 크기의 토종닭도, 부위별로 솥에 넣는 순서를 다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감칠맛과 식감 모두 잡을 수 있는 정말 큰 닭의 닭도리탕도 선택이 어렵다. 백숙용 닭도 적당히 크고 적당히 어린 닭이 없으니 노계를 오래 고아내는 것밖에 없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유통되는 닭으로 발전한 조리법들을 모두 무시하거나 맛없다고 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황교익이 좋아하는 크기의 닭을 맛있게 먹기 위해 미국 kfc가 한 선택은 kfc 오리지널, 즉 압력 기름솥에 닭을 튀겨서 튀기는 동시에 압력솥에 쪄져서 부드럽게 만드는 방식이다. 근데 한국에서 kfc 오리지널이 한국식 치킨의 영향을 받은 한국식 핫 크리스피보다 인기있던 적이 있나? 심지어 한국 오리지널은 미국 정도로 크고 뻑뻑하지도 않은데도. 


닭이 커지면 치킨 조리 시설도, 조리법도 다 바뀌어야 하고 지금과는 다른 요리가 된다. 그게 더 맛있을지 없을지를 떠나 한국 치킨이 세계에서 가장 맛없다는 이야기가 틀려먹었다는 이야기를 뭐 굳이 반복해야 할 이야긴가?"




정구현 페이스북 






큰닭 , 작은 닭의 맛이야기라기 보다는 정확히          





큰닭 , 작은 닭의 맛이야기라기 보다는 정확히는 사육일자에 따른 고기맛의 차이다.


이건 닭고기뿐 아니라 소고기, 돼지고기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소고기의 경우 송아지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늙은 암소를 숙성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평균 30개월 사육한 마블링 좋은 소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닭은 10호도 있지만 15호 닭도 있지만 돼지의 경우는 규격돈이라고 해서 모돈을 제외하면 거의가 일정한 한 규격밖에 우리가 먹을 수 없다. 황의 논리라면 돼지는 닭고기보다 더 문제가 있다. 이베리코 돼지는 18개월이상 키우는데 우리나라돼지는 6개월에 키워서 출하한다. 유럽에서는 동물 복지로 숫돼지의 경우 거세 안하고 4개월내외의 아주 어린 돼지를 출하해서 먹는다. 


아마 고기의 맛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맛있는 고기보다 얼마나 숙성을 잘하고 요리를 잘 했는가 하는 것이 고기맛을 좌우한다.


아니 얼마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고기를 먹는가 하는 감성적 요인이 고기맛을 더 좌우하는지도 모른다.


가끔 사람들이 어떤 고기가 맛있나요? 라고 물으면 배고플 때 부담없는 남이 사준 고기라고 답한다. 


지금 농진청 자료만으로 맛이니 맛없니 하는건 


아메리카노 커피가 좋은가? 믹스 커피가 좋은가? 하는 기호의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에 왜? 획일된 음식 선택권만 주어지는가 하는거다.  


좀 더 깊이 고민하고 신중하게 답할 문제다.


난 황씨의 닭고기 논쟁이 우리 사회 음식의 다양성에 대한 논의에 대한 어설픈 어그로라고 생각한다. 


아마 육계를 키우는 농가의 입장에서는 코로나로 한우나 한돈을 키우는 농가들은 혜택을 봤는데 육계만 생산비도 못 건져서 고민인데 황의 논쟁으로 닭고기 소비가 줄어들면 어떻게 하나하는 염려가 더 클거라 생각한다. 


글을 쓰고 말로 먹고 사는 사람은 우리가 무심히 던진 글과 말이 어떤 이들에게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사람들이 아주 자주 묻는다. 어느 숙성육 마스터가 최고인지 

장사 제일 잘하고 돈 제일 잘 버는 숙성육 마스터가 최고라고 

국산닭이 맛없으니 수입닭으로 만든 치킨 사먹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한다.

치킨이 맛없었다면 치느님이 되고 치킨 공화국이 되었을까?

사람들이 많이 먹는 것이 맛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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