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에이징 소개.
호모사피엔스가 동물들을 죽이고 그들의 살코기를 취하기 시작한 이래, 고기는 의도하지 않게 드라이에이징 되어왔다. 살코기를 특정 기후에 단순히 보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오늘날 의도적으로 드라이에이징 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물론, 고기는 그렇게 의도치 않게 보관 과정에서 드라이에이징 되기보다는 더 쉽게 부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정한 고기들 –이를테면, 야생 오리라던지- 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셀 수 없는 시간 동안 흔히 숙성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리는 (가죽을) 벗겨내거나 털을 뽑지 않는데, 이러한 관습은 ‘숙성’이라 하기보다 ‘걸어두기’라고 말한다. 오리들은 밖의 차가운 공간에서 매달린 채 특정 조건이 될 때까지 그대로 둔다: 예를 들어, 털이 꼬리보다 위에 위치하여 잡아 뽑기 쉽게 될 때까지라든가, 목이 묶인 채 걸려있는 오리의 몸이 땅에 축 떨어질 때까지 말이다. 많은 물새(오리) 사냥꾼들이 그러한 관습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다른 사냥감들을 숙성하는 것도 과거에 일어났었고, 오늘날에도 행해지고 있다 –사슴, 엘크, 무스 등 거대한 사냥감을 숙성하고 있다. 그러나, 근래 역사에서 그러한 숙성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거나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가축화된 동물과 가축화된 오리의 고기를 숙성하는 현대의 방식이 바로 이 책의 주된 논지일 것이지만, 야생 사냥감에 대한 숙성 방식도 같이 다룰 것이다. 그러나, 가능한 정도까지, 오늘날의 가축 동물 드라이에이징 과정은 야생 사냥감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현대의 드라이에이징 과정이 일관되고, 만족스럽고, 마음에 드는 결과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드라이에이징의 기본적인 결과는 어떤 동물의 살코기라도 똑같이 남는다는 것이다 –야생이든, 가축이든, 뿔이 있든, 날개가 있든, 털이 있든 관련 없이 말이다. 드라이에이징이 적절히 이뤄진다면, 일반적으로 맛은 개선되고, 그러한 개선은 아주 미미한 정도부터 괄목할 정도까지 다양하다. 가장 좋은 경우에는, 견과류 맛이 난다든가, 치즈 맛이 난다든가, 고기 맛이 강화된다든가, 아로마 향이 난다든가 한다. 게다가, 드라이에이징은 더 많은 육즙과 부드러움을 동반한다. 맛이 개선된 정도, 육즙의 증가, 더욱 부드러워짐 등은 적절한 기온 통제나, 습도 통제, 그리고 가공육의 적절한 드라이에이징 시간 등에 달려있다. 상기 책에서는 오늘날 통용되는 드라이에이징 방식을 다룰 것이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했던 내장도 제거하지 않은 오리를 밖에 매달아 두어 저절로 부패해 떨어지게 하는 숙성이라든지 하는 것은 다루지/추천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어떻게 털 뽑은 오리를 습도와 온도를 모두 모니터링 해주고 조절할 수 있는 위생적인 냉장고 속에서 드라이에이징 할 것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목표는 건전하면서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맛을 가진 야생 오리를 언제나 성공적으로 드라이에이징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야생 오리를 드라이에이징하는 그 과정은 우리가 가축 오리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요컨대, 이 책에 나오는 드라이에이징 방식은 야생동물이든 가축이든 관계없이 모든 동물 고기와 새 고기에 적용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쇠고기를 드라이에이징하는 방식은 한참 동안 존재해 왔다. (고기 조달업체 DeBragga & Spitler of Manhattan은 그들이 쇠고기 드라이에이징을 90년 이상 해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1950년이 되어서야 드라이에이징이 명성을 타며 급속히 증가했다. 이러한 관습의 급속한 확산은 고기 산업 그리고 레스토랑 산업이 쇠고기를 깨끗한 환경에서 기온을 조절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며 공기 흐름을 안정시킨 곳에 걸어 숙성하면 더 부드럽고 맛있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물론, 이는 쇠고기 가격을 더 높여버렸지만, 그로 인한 쇠고기 질의 향상은 150년대 그 가격 상승을 (대중에게) 받아들일 만한 것으로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후인 1960년대에, 고기 산업은 갓 도살한 쇠고기(혹은 다른 어떤 고기든)를 강한 비닐백에 넣고 진공 포장해 냉장 보관, 숙성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러한 관습은 웨트에이징=일반 숙성(혹은 수중 숙성)으로 불렸고 그 이전의 숙성 방식은 드라이에이징으로 불리게 되었다. 따라서, 웨트에이징(이하 일반 숙성)은 진공 포장지에 고기와 그 육즙을 넣고 냉장해 며칠간 두는 것뿐이다. 이러한 일반 숙성은 고기를 더 부드럽게 해주지만, 드라이에이징에 비교했을 때 “맛” 에는 별 차이가 일어나지 않았다.
일반 숙성은 더 적은 노동력, 시간, 공간을 요하며 공기 질 통제도 필요하지 않고 드라이에이징처럼 15~25%의 무게 손실도 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숙성은 금세 드라이에이징을 추월했다. 1960년 초반이 되면 부드러운 식감이나 맛보다는 파운드 당 낮은 가격과 더 높은 이윤이 더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1980년대에는, 상업적 단계에서 드라이에이징의 재기가 일어났는데, 하얀 식탁보를 드리운 고급 레스토랑이나 고급 식료품점에서 드라이에이징 쇠고기를 점점 판매학 시작했다. 이러한 발전은 아마도 경제 환경의 개선에 힘입었을 것이다; 드라이에이징이 가공하는 비용이 더 들지만, 오히려 이윤을 높여줄 만큼 주머니 두둑한 후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쨌든 일반 숙성은 식당과 식료품점에서 잘 팔리고 있는데, 그만큼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다양한 요소들이 드라이에이징 쇠고기의 높은 가격을 이루는 데 일조했다. 건조와 수축은 볼륨의 상실과 무게의 줄어듦을 유발했고, 사용할 수 있는 고기의 양을 적게 했다. 게다가, 드라이에이징은 고기의 표면에 단단하고, 건조하고, 껍데기 같은 껍질을 만들어냈는데, 그것들은 반드시 제거되고 손질되어야 했다. 또, 거대한 보관실도 필요했고 공기 순환, 기온, 습도 조절도 꼭 관리되어야 했다.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일어나야 하다 보니, 전체적인 시장에서의 고기 비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분명히 드라이에이징한 쇠고기는 세일을 노리는 소비자들의 장바구니에는 오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드라이에이징한 고기를 상업적으로 만들기 위한 비용은 그 상품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닿을 수 있는 지점 너머로 만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이에이징 고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돈으로 집에서 스스로 드라이에이징 고기를 만들 수 있다.
집에서 하는 드라이에이징은 거대하고 전문적인 숙성고보다는 아니어도 냉장고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고, 냉장고로 만들어도 그 전문 숙성고 못지않게 만들 수 있다. 만약 대부분의 기본적인 환경, 특성을 상업적 시설과 꼭 닮게 조치한다면, 당신이 만든 드라이에이징 고기의 질도 그와 꼭 닮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이 바로 어떻게 그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