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보다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할 때
위드 코로나로 경기가 좀 회복되는 것 같으니 한결 외식업의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다시 업종을 변경하거나 인원등을 보강해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식당들이 많이 보인다. 이제 살았구나 하는 안도를 하는 식당 사장님들이 많다.
인원제한과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확실히 매출은 좀 늘어난 것 같은데 통장에 남는 돈은 별로 없다.
사람 구하기 힘들다고 다들 난리다.
식재료비는 왜? 이렇게 오르는 건지
가게 임대료도 슬슬 오르지 않을까? 불안하다.
메뉴 가격을 올리자고 한다.
원가 절감방안을 찾아야 한다.
임대료는 어떻게 할지
식재료비의 상승, 인력난, 임대료 인상은 외식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만나게 되는 많은 악재중 3가지에 불과하다. 더 외식산업을 위협하는 더 많은 악재들이 너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는 포스트(Post, 이후)와 코로나19의 합성어로, 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식재료비가 단순히 코로나로 인한 미국 항만 물류가 원활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일까?
인력난도 코로나로 다들 실업급여나 재난지원금을 받거나 쿠팡 물류센터에서 인건비를 많이 주어서 거기 가서 일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일까?
거리에 줄지어 문닫은 상가에 임대 문의라는 POP가 걸려 있는데 임대료가 낮아지지 않는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위드코로나로 이제 좀 매출이 오르고 있는데 왜? 이상한 소리를 하는가 할지 모르겠지만 코로나 같이 우리가 처음 겪게 되는 재해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우리의 삶에서 발생한다. 식재료비 상승, 인력난, 임대료 인상은 이제 외식업의 구조적 문제로 굳어져서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계속 식당 경영을 압박하게 된다.
우리 사회는 적어도 1997년 IMF이후 나름 안정적인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IMF로 회사에서 밀려 났지만 그래도 식당 하나 운영해서 아이들 학교에 보내고 다 키웠다. 이제 몸 쓸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벌어서 노후 대비를 하면 된다고 생각할 때 코로나를 만났다.
아무도 우리를 도와 주는 이가 없다. 임진난도 동학 혁명의 시대도 아닌데 정부는 코로나를 잡는다고 우리들 개인의 영업 행위를 규제하면서도 보상을 제대로 안해 준다.
지난 2년 동안 빚내서 겨우 식당을 유지해 왔다. 이제 더 이상 낼 빚도 없다.
이제 정부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니 위드 코로나라고 해 놓았지만 외식업에는 더 무서운 충격파들이 밀려 오고 있다.
식재료비가 높아지는 건
기후 변화에 따른 문제다. 그리고 2차 세계 대전이후 생산성 중심의 공장식 농업의 한계를 만났다.
인력난은 이미 고령사회가 된 우리나라에서 당연한 현상이다. 일본에서 경험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 거다.
임대료 이건 설명하기 어렵지만 아마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의 50%가 몰려 살면서 생겨난 기형적인 현상으로 건물주들은 이미 부자들이 되어서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보여 주었다.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어 부의 계급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식당사장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식당도 기업이라는 생각을 하고 행동해야 한다.
우선 철저히 숫자 경영을 시작해야 한다. 식당에서 할 수 있는 첫 번째 숫자 경영은 월간 손익계산서를 산출해 보는 것이다.
지난 달에 매출이 얼마이고 식재료비, 인건비, 임대료등 비용을 얼마나 투입하고 결과적으로 얼마를 벌었는지 매월 계산해 봐야 한다.
흔히들 식재료비는 30%대에서 관리를 해야 하고 임대료는 3일 매출이어야 한다는 등 나름의 기준들이 난무하지만 식당은 각자 자기만의 관리 목표 수치가 있어야 한다. 자기만의 관리 목표 수치란 식당을 운영하는 목표나 식당 형태 따라서 달라진다.
식당을 운영하는 목표가 RMR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식당이라면 식당 자체의 매출 원가나 손익보다 RMR 제품의 매출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할거다. 보통 이런 식당들은 원가가 높아도 맛있다는 소문이 나도록 경영을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식당운영의 목적이 그 식당의 매출로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을 확보하는거니 비용을 들여서라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식당이 잘 되고 있다는 걸 알려야 하니 SNS 마케팅 비용도 많이 쓴다.
가족 노동에 의한 생계형 식당은 인건비에서 남겨지는 식당이니 비용측면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있다. 우리나라의 식당들도 이제는 가족 노동에 의한 생계형 식당과 대형 식당이 양극화될거다. 대형 식당들은 각종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야 식당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지만 가족 노동에 의한 생계형 식당들은 오직 맛과 친절을 통해 식당을 경험한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해서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
기후변화등으로 식재료비의 변동이 심해지면 식재료 원가 계산 메뉴원가를 매월 정확히 산정하고 특정 식재료가 너무 올라서 팔면 별로 남지 않은 메뉴가 있다면 다들 가격 인상을 대부분 먼저 생각하는데 그럼 안된다. 그 메뉴를 디마케팅하고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다른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갈비탕 수입 갈비 가격이 워낙 올라서 미국산 갈비로 만드는 갈비탕도 제대로 갈비 몇 대 들어가면 15,000원이 넘어간다, 그것도 원가가 높아서 남는 것이 없다. 갈비탕 가격을 올리려고 한다. 이런 경우 한우 설렁탕이나 곰탕, 우거지 갈비탕(이건 갈비가 갈비탕 보다는 훨씬 적게 들어가지만 갈비탕이다.), 육개장등 다른 탕 메뉴를 신메뉴를 출시해서 평소 갈비탕을 주문하던 사람들이 다른 탕을 주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식재료가 올라간다고 계속 가격을 올리면 사람들이 떠나가게 된다.
매월 손익계산서를 작성하고 메뉴 원가를 산정할 수 있게 되면 이들 월별 데이터들을 모아서 분석할 수 있다. 지난달은 왜? 인건비 비율이 높아 졌을까? 식당 인건비는 고정비적 성격이 강하다. 정직원 한명에 월 지출 되는 비용이 300만원이라면 그 직원이 한달에 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주어야 그 직원의 월급이 나온다. 사실 직원 한명 더 있다고 그 직원이 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과감하게 테이블을 줄이고 직원을 줄여서 비용 절감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면 어쩌면 자연스럽게 가족 노동력의 생계형 식당이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코로나 이전의 우리나라 외식시장은 해마다 시장규모가 커졌다. 인구 80명당 식당이 하나씩 있는 전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외식 전쟁터가 우리나라다. 거기서 살아남고자 마케팅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들 생각한다. 이상하게 마케팅에 대해서 조금만 알고 노력만 하면 마케팅 성과를 볼 수 있었다. 훌륭한 마케터는 시장을 본다.
단순히 생각하면 MARKETING이란 MARKET + ING 다. 움직이는 시장의 변화를 잘 관찰하고 대응하는 거다. 고객의 결핍이 무엇인지 그 고객은 우리 식당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난 고객에게 무엇을 판매할 건지만 고민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마케팅보다 시장의 존재에 대해서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우리가 살았던 지금까지 시대와 전혀 다른 현상들이 일어난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을 수도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또 다른 질병이 코로나처럼 우리의 삶에 덮쳐올 수 있다.
30년전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던 시절에 삼성의 관리가 기업 경영의 정석처럼 받아 들여졌다. 관리 능력이 좋아야 회사에서 유능한 사원이라고 인정을 받고 있던 시절이였다.
그 시절 팀장님이 “태경아! 앞으로는 마케팅을 알아야 회사에서 인정을 받을거야”라고 조언을 해 주셨다. 그말을 듣고 교보문고에 가서 마케팅 관련 책들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마케팅이라는 분야가 나하고는 잘 맞았다. 그래서 마케터가 되고 마케팅 공부를 했다.
마케팅적 사고로 늘 살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시대에는 마케팅이고 브랜드고 그 무엇보다 경영 관리 능력을 키워야 살아 남는다. 숫자 경영을 하지 못하는 식당은 살아남을 수 없다.
난 건국대학교 축산대학 축산경영학과 출신이다. 이 축산경영학과에서 1980년대 주로 강조하던 것이 목장, 농장들의 숫자 경영이었다. 지금은 돼지 농장들은 다 중소기업이상의 수준이라 숫자경영을 완벽하게 한다. 한우 목장이나 낙농목장 역시 숫자경영을 충실히 하고 있다.
각 농장과 목장의 경영 데이터들을 공유하고 분석하면서 자기 농장, 목장이 타 농장, 목장보다 무엇이 부족한지를 찾아 내고 개선하고자하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식당 표준 경영 분석 툴을 만들어서 같은 업종의 식당 사장님들끼리 경영 데이타들을 공유하면서 자기 식당의 문제점을 찾아서 개선하는 노력을 해 주었으면 한다.
그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는 법이다.
아마 이렇게 식당 경영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면 코로나 피해액을 정확히 산정해서 정부에게 강력하게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었을거다.
그 누구도 코로나로 인한 식당 피해금액을 산정하는 사람이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