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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 품질 향상을 위한 방안

한돈 품질 향상을 위한 방안

                            건국대학교 식품유통경제학과 겸임교수미트컬쳐비즈랩 Ph.D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덕분에 한돈산업은 저돈가의 위기를 극복했다.

외식이 줄고 가정내에서 식사를 하는 횟수가 늘면서 돼지고기 소비 특히 한돈의 소비가 늘었다. 2019년 소비 트렌트 조사에도 가정에서는 한돈이라는 조사가 나온 걸 보면 아직도 사람들은 한돈과 수입육의 심리적 구분을 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였다면 저돈가는 지속되었을 거다.     

글을 쓰기 전에 미리 말해야겠다

난 지난 30년간 한돈산업과 관련된 일을 해 왔다. 대학도 축산대학 출신이니 어언 40년을 양돈과 관련된 일을 해 왔다. 한돈산업이 남북 교류가 이루어지고 통일이 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산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남북 교류이전에 소멸되어 가는 농촌을 지켜나갈 농업내의 자본화가 이루어진 분야가 한돈산업과 한우 산업등 축산업 분야 뿐이다. 단순히 돼지를 키우고 돈을 버는 산업이 아니라 민족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산업이 한돈산업이다. 혹자는 삼성전자가 망하면 우리나라가 망한다고 하지만 나는 한돈산업이 붕괴하면 삼성전자의 붕괴만큼 우리나라에 타격이 클거라고 믿는 사람이다. 

나는 대한민국은 양돈선진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코로나 이후 (AFTER CORONA) 세상에서 한돈 산업이 더욱더 중요해진다.

세계화, 신자유주의라는 기존의 질서를 재편하게 된다. 

    프랑스 Natixis 은행의 수석 신자유주의경제학자 패트릭 아르튀스은 인터뷰에서 “ 코로나 위기는 국가들로 하여금, 건강에 필수적인 생산품들, 의약품 뿐 아니라,  몇가지 전략 상품들을  자국내에서 생산하도록 하는 것을 검토하게 할 것.” 라고 이야기 했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믿었던 세계화 분업화에 균열이 생기고 어떻게 하던 전략 상품에 대한 자국내 생산이 중요해진다. 돼지고기는 이 전략상품이다.      

문제는 그럼 왜? 코로나 이전에 한돈가격이 생산비도 못 미치게 하락했는가?

코로나로 한돈 가격은 올라갔다. 그런데 뒷다리의 가격은 학교 급식에 공급이 안 되니 최저가격을 유지하고 있는가? 하는거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식이 살아졌다. 고기 식당의 돼지고기 수요는 극감하고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가 늘었다. 고기 식당에서 한돈의 인기가 얼마나 없었는지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돼지고기를 가정에서 소비할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다시 식당에서 돼지고기를 굽고 소주를 마시면 한돈 소비가 역으로 줄어 들게 된다. 한돈이 왜? 외식 시장에서 외면 당하고 있는 걸까?       

미국산 목전지의 수입은 전체 삽겹살 수입량 보다 많은데 한돈 뒷다리는 소비처가 없다. 수입 목전지가 한돈 뒷다리보다 더 맛있다. 가격이 비싸도 수입 목전지를 사용한다.(한돈뒷다리보다 수입 목전지 가격이 비싸다)     

나는 코로나로 예측할 수 없는 시장 변화가 있어서 운 좋게 한돈가격이 올라갔지 품질면에서는 이미 한돈 산업은 경쟁력을 잃었다고 봤다. 지금의 한돈 가격 회복 추세가 언제까지 갈지 예측할 수 없다. 한돈산업의 구조적 위기에서 탈출한 것은 아니다.     

한돈 산업의 구조적 위기란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양돈산업의 선진국이다.

1950년 전쟁으로 156천두의 돼지밖에 없었다. 지금은 1100만두의 한돈산업으로 양적 성장면에서는 분명 양돈선진국이다. 국내에 수입 되는 수많은 양돈 선진국의 돼지고기등과 당당히 품질 경쟁에서도 70%선의 자급율을 유지하고 있으니 양돈선진국이다.

사실 한돈 생산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생산성 측면에서 우리 한돈 산업을 양돈선진국들과 비교해서 PSY등의 수치상 못 따라 간다고 생각하신다. 식육마케터인 난 시장에서의 평가면에서 우리 한돈산업은 분명 양돈 선진국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6천 농가의 1100만두의 한돈 품질이 다 같은 수준인가 하는거다. 한돈의 품질 편차가 있다. 그걸 얼마나 줄여 나가는가가 앞으로의 한돈의 과제다. 


한돈의 품질이란 무엇일까?

시장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기의 품질이란 고기의 맛이다.

맛있는 고기란 원육 자체의 품질과 제대로 된 숙성 그리고 요리이 세가지의 결과물이다. 아무리 숙성 기술이 좋고 요리를 잘 하는 세프가 요리를 해도 고기 원육 자체가 엉망이면 맛있는 돼지고기 요리를 만들 수 없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한돈은 신선도 면에서는 세계의 어느 돼지고기보다 우수하다. 수입 냉장육은 운송되는 시간이 있어서 도축후 20일 이전에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기 어려운 현실이니 대부분 과숙성된 냉장 수입 돼지고기가 유통된다. 적정하게 숙성된 돼지고기는 한돈뿐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한돈이 그 어떤 수입육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평가 받을 수 있다. 문제는 한돈 맛의 차별하다. 돼지고기 맛은 크게 품종과 사료  사육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불행하게도 우리 한돈은 YLD 단일 품종이라고 봐도 무관하다. 사료도 사료 회사가 다를 뿐 별 차이가 없다. 사육환경도 거의 같다. 아니 그냥 규격돈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품질로 정책적으로 통일화해 왔다. 이렇게 한나라에서 한품종만 키우는 것이 일제 식민시대의 잔재라고 난 주장하고 있다. 


1903년 헨리 포드의 T-1 검정색 자동차 생산 방식 같은 모습이 2020년 우리 한돈산업이다. 포드시스템이라는 이런 생산방식은 자동차의 생산비를 낮추어 사람들이 자동차를 싸게 살 수 있는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포드의 자동차 생산방식이 1800년대 미국의 미트 패커들의 돼지고기 생산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2020년의 우리나라 한돈은 99%가 T-1 자동차 같은 크기 같은 맛의 돼지고기다. 

이런 시장을 필립 코틀러는 마켓 1.0의 시장이라고 했다.     

문제는 1928년 포드 자동차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1위 자리를 GM 에게 내 주었다.  

GM 은 포드와는 달랐다. 헨리 포드는 사람들은 값싼 자동차만 원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동차를 소유한 적이 없었던 사람들은 헨리 포드의 생각처럼 어떤 색깔의 자동차든 자신들이 자동차를 소유 한다는 것에 만족하고 포드의 T-1 자동차를 샀다. 그러나 자동차를 소유하고 몇 년씩 타 본 사람들은 이제 개성이 강한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 할 수 있는 다양한 모양과 성능의 차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 그런 차별화, 다양화의 요구 충족 시켜 준 것이 GM 이다. GM은 당시에 다양한 자동차 회사들은 인수하여 이미 각기 다른 모양과 브랜드의 차를 생산 판매했다. 

 이런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 시켜 주는 시장을 필립 코틀러는 마켓 2.0 시장이라고 했다. 요즘은 마켓 3.0, 마켓4.0 시장을 이야기하지만 아직도 많은 산업이 마켓1.0 시장이나 마켓 2.0 시장에 있다.                                        

나는 양돈산업은 마켓 1.0 시장의 돼지고기, 2008년 명명된 한돈산업이 마켓2.0 시대의 돼지고기라고 구분하고 싶다. 양돈산업과 한돈산업의 차이가 무엇인가 사람들이 물어 보면 양돈산업은 해방이후 산업화속에서 값싼 인건비를 유지하고 소득 증대로 사람들의 육류 소비가 늘어날 때 한우는 생산주기가 너무 길어 공급이 불가능했다. 값싼 고기이면서 생산주기가 비교적 짧은 돼지고기가 압축성장의 산업화를 견인했다. 삼겹살의 소주한잔은 산업화의 축제였다. 돼지고기는 그 축제의 주인공이었다. 

한돈산업은 저출산,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저성장의 우리 사회에서 이제는 맛있는 고기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어떤 수입육보다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안전, 안심할 수 있는 돼지고기가 한돈이다. 그걸 생산하는 것이 한돈산업이다.

양돈산업은 돼지 한 마리를 30~40만원에 생산해서 40~50만원에 팔면 되는 T-1 자동차 같은      

산업이었다면 한돈산업은 돼지한마리를 100만원 주고 키워서 200만원 주고 팔 수 있는 돼지를 키우는 산업이다. 페라리같은 고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돈 품질 향상을 위한 제언

코로나 이후의 한돈 품질은 다음 기회에 다시 정리하기로 하자. 지금은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해서 속단할 수 없다.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다. 하나 확실한 건 소비시장이 줄어 든다는 거다. 

우리나라 소비시장은 일본보다 더 처참하게 줄어 들거다. 

일본은 경기 침체와 저출산 고령화의 인구 감소로 외식 시장이 줄어 들었다. 

일본은 고령사회가 되었지만 고령 연금이 잘 발달 되어 있다. 노인가구당 년간 300만엔 정도의 연금을 받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고령연금이 일본보다 형편없다. 가난한 노인계층이 양산이 예측된다. UN의 전망으로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쯤부터 줄어 들기 시작한다. 

인구가 줄면 돼지고기 소비 시장도 줄어 든다는 것이다.

과연 몇 만두의 돼지를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1차적인 질문을 우리 스스로 해 봐야 한다.     

한편으로 우리보다 인구가 2배이상 되는 일본의 돼지 사육두수는 900만두대다. 

물론 돼지고기 1인당 소비량이 우리보다 적다. 일본은 돼지고기 자급율이 50%미만이다.

왜? 일까? 일본은 1970년대에 공해 문제, 지가 상승, 인력부족등 양돈산업의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 물량 중심의 양돈산업이 아니라 품질 중심의 양돈산업으로 산업의 내부 체질을 개선했다. 일본의 400개이상 되는 돼지고기 브랜드들을 분석해 보면 확실히 일본은 양적 성장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맛의 양돈산업으로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이 분석 작업은 시작해야 한다. 자료를 분석하고 분류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컨셉을 정리해 보면 우리와는 다른 돼지고기 브랜드 전략을 찾아 낼 수 있다.)     

나는 맛있는 돼지고기 산업으로 한돈산업이 패러다임 시프트를 해야 한다고 늘 주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규격돈의 개념을 버려야 한다.

돼지는 80kg짜리도 200kg  넘는 18개월이상 키운 돼지 사람들이 원하면 생산 판매해야 한다. 이베리코 돼지의 충격이 규격돈의 개념 공장식 축산에 집착한 결과물이다.

우리나라 제주도 흑돼지도 18개월 키우면 이베리코 돼지보다 맛 있다.

세계에서 스페인 이베리코 돼지만 도토리 먹여서 키우는 줄 아는데 산업혁명전에는 전세계의 거의 모든 돼지 특히 유럽쪽은 다 참나무숲에서 돼지 방목해서 도토리 먹여서 키웠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농서에도 돼지고기를 연하게 키우고 싶으면 도토리 먹이라고 적혀 있다.


삼겹살을 버리자.

제주도 난축맛돈은 삼겹살을 포기했다. 지방이 많아서 별 인기가 없다.

그런데 뼈등심은 kg 당 2만원정도에 팔리고 있다. 없어서 못 판다. 앞다리는 숙성만 잘 하면 구이용으로 삼겹살 보다 더 맛있다. 제주도 숙성도는 난축맛돈 앞다리, 뼈등심을 판매하는데 코로나 사태속에서도 밤 10시까지 대기 손님이 있다.      

품종의 다양화에 도전해 보자

다비육종의 YBD는 산자수가 떨어져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생산자들은 이야기하겠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인기 있는 돼지고기집들 금돼지 식당, 신도세기, 금고깃집, 월화고기, 광화문국밥, 돈가스 헤키 등은 다 YBD 돼지고기를 없어서 못 판다. 버크셔K는 그동안 고생했는데 이제 우리나라의 유명 세프들이 다 칭찬하는 우리나라 최고 품질의 돼지고기로 인정받고 있다.      

코로나 이후 (AFTER CORONA)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우리가 경험했던 세상과 다른 세상을 만난다. IMF의 경제적 타격보다 더 심각한 공황을 예측하고 있다.

경제적인 변화도 변화지만 식생활에서도 안전, 안심이 더욱 강화되고 가치소비심리가 더 커진다. 한마디로 우리가 알고 있던 모든 건 올드 뉴멀이고 코로나이후 뉴노멀의 시대가 전개된다. 

지금까지 돼지고기는 우리민족이 가장 사랑하는 고기였다.

중국은 고기하면 돼지고기라고 이야기하고 우리나라는 고기하면 쇠고기라고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중국은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다. 우리나라도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다. 입으로 먹는 고기와 머리로 좋아하는 고기가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다.  이런 올드 노멀한 생각이 뉴노멀시대에는 우리나라에서 고기하면 돼지고기 우리가 가장 많이 먹는 고기도 역시 돼지고기 한돈이었으면 한다. 그런 뉴노멀한 시장을 전개하려면 지금의 돼지에 대해서 한돈산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앞에서 이야기한 식당들 숙성도, 금돼지식당, 금고깃집, 신도세기, 월화고기, 광화문국밥, 헤키, 버크셔K식당 육백등은 직접 다녀 보시고 여러분 농장 돼지와 어떤 맛이 다른지 비교해 보시기 바란다. 돼지고기의 품질은 맛입니다. 맛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선택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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