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물레 수업을 들으면서
흙을 그릇으로 바꿔가는 과정은 인내가 필요하다.
마음을 쏟아야 한다. 흙과 대화를 해야 한다.
내 마음이 흔들리면 그릇의 중심도 흔들린다.
급한 손길은 그릇에 고스란히 흔적으로 남는다.
인내. 인내가 필요하다.
가만히 손에 힘을 주고, 한 결 또 한 결 천천히 그려나가야 한다.
조급한 손길은 그릇을 망치게 된다.
손을 댄 순간 흙의 모습을 잘 보며 조금씩 조금씩 모양을 만들어가야 한다.
내가 중심을 잘 잡고 있으면 흙도 곧게 모양을 낸다. 내 손이 간격을 잘 유지하면 흙은 저절로 깎인다.
어깨에 힘을 빼고 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을 온전히 쏟아야 한다.
그러면 흙은 예쁜 결을 가진 그릇으로 변화한다.
물레 수업 첫 시간과 달리 두 번째 시간에 그릇이 잘 안 나왔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서 지난 시간 때와 같은 그릇을 만들고 싶어서(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 흙을 너무 급하게 다뤘다.
첫 시간에 예쁜 그릇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처음이라서, 잘 몰라서 천천히 신중을 가했기 때문이란 걸 몰랐다.
최종 결과물로 제출해야 하는 그릇은 2개였다. 여러 개를 만들어 제일 예쁜 걸로 골라야겠다던 생각과 달리
3시간 동안 모양다운 모양이 나온 그릇은 딱 2개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