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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수리 마수리 Sep 25. 2017

웰컴 투 오로빌

첸나이 공항에서 오로빌까지, 숙소 구하기


인도 방문이 처음이었다면 공항에서 오로빌로 가는 택시 안에서 바라본 그 날 아침 출근길 모습에 경악하고 말았을 것이다.

사람, 자전거, 오토바이, 소, 개, 자동차가 실타래처럼 엉켜있고 경적 소리는 끊임없이 울렸다. 그런데 그 복잡한 광경을 보면서 '아, 인도구나. 내가 인도에 왔구나' 디스 이즈 인디아를 실감하면서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나  이제, 인도 사람 다 된 거야?'


복잡한 곳을 벗어나니 택시 기사가 물, 식사 등을 권했다. 쉬지 말고 곧장 숙소로 가자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공항에서 숙소까지 3시간 이상 쉬지 않고 간다는 건 운전자에게 큰 부담일 듯싶었다. 잠깐 내려 물, 과자, 바나나를 샀다. 그게 끝인 줄 알았는데 그 뒤로도 2번을 더 쉬었다. 화장실, 그리고 짜이를 마시기 위해.

우리나라 관광버스 기사 느낌이랄까? 예상하지 못한 행동에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8시에 도착하는 나를 태우기 위해 적어도 새벽 4시에는 출발했을 테고 장시간 운전하는 사람에게 그 정도는 기꺼이 해줘도 될 것 같았다. 그 가게들과 어떤 커미션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다행히 바가지는 안 씌운 것 같다.

그리고 인도 공항들은 입국장에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 그러니 뜨거운 볕에서 언제 나올지 모르는 사람을 기다리는 건(비행기 연착은 흔한 일) 큰 고역이었을 것이다.

도착한 후 팁도 넉넉히 챙겨주었다. 흔치 않은 이런 내 모습, 뿌듯하구먼.


<첸나이 공항에서 오로빌까지>

오로빌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공유 택시(Shared Taxi)
예약은 아래 사이트 또는 이메일
홈페이지  http://sharedtransport.auroville.org
이메일 sharedtransport@auroville.org.in
1,700루피

민간이 운영하는 택시
예약은 아래 이메일
uts@auroville.org.in
에어컨 택시 2,750루피/에어컨 없는 택시 2,450루피
인도는 무척 덥다

첸나이 공항에서 오로빌까지 택시로 3시간 정도 걸린다
버스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처음 방문이고 짐이 많다면 택시를 권한다.
버스는 3,4번 갈아타야 하고 4-5시간 정도 걸린다. 비용은 약 1,000루피(이상일 수도 있다).
인도는 무척 덥다.

* 1루피는 약 18원

 


처음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며칠 묵고 숙소를 옮겼다.


<숙소 예약>
http://www.aurovilleguesthouses.org
12월-2월은 극성수기. 그때 오로빌 방문 계획이 있다면 지금부터 예약하시라.

한국처럼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예약되는 시스템이 아니다. 위 사이트에서 Pre Booking을 한 후로는 계속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답이 안 오거나 며칠 만에 오는 경우도 있으니 마음에 드는 몇 군데를 정해서 연락해보기를 권한다. 가격 흥정도 가능하다.
오로빌 공동체와 같은 생활권인 숙소가 있고 공동체에서 4-5km 떨어진 곳에 있는 숙소가 있다. 나는 처음에 오로빌과 가까운 마을인 쿠일라팔라얌지역에 방을 얻었지만 곧 옮겼다.


묵었던 곳도 나쁘지 않았다.

제일 좋았던 점은 내 방에서 와이파이를 쓸 수 있었다는 것. 난 혼자 있을 때 항상 음악이나 영어를 듣기 때문에 인터넷을 방에서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하나. 브런치에 글도 써야 하니까.

그러니 얼마나 행복했겠는가. 그것도 500루피라는 저렴한 가격에.

사실, 그 방은 내가 예약한 방이 아니다. 방에서 와이파이가 안 된다는 말에 급실망한 나를 보고  주인아저씨가 다른 방을 내주었는데 훨씬 쾌적하고 깨끗했다(글을 써야 해서 인터넷이 꼬~옥 필요하다는 내 간절함이 먹혔나 보다). 화장실과 욕실도 공용이긴 하지만 깨끗했다.

적어도 700 혹은 800루피 방을 추가 요금 없이 500루피에 사용했다. 지금이 비수기고 다른 게스트들이 없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더 비싼 곳으로 옮겼냐고?

첫째, 뜨거운 물이 없었다. 곧 우기가 시작되는데 찬 물로 씻는 건 힘든 일이다. 거기서는 물을 데워서  사용했다. 여기는 틀면 나온다.


양동이에서 물 데우기. 검은 색 집게가 케이블로 연결되어 전기로 물을 데운다.


둘째, 이 곳은 꽤 알려진 곳이라서 게스트들이 많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얘기.

셋째, 조식 무료 제공.

아, 아름다운 이름, 조식! 듣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남명 조식 선생, 듣고 있나?

거기에 세탁 서비스도 무료.

넓은 정원도 있다.

방은 또 왜 이렇게 큰지. 4인 가족도 쓸만한 크기와 시설이다. 욕실과 화장실도 딸려있다.

넷째, 그 곳은 오로빌 공동체와 너무 멀었다.

내 체력으로 이 험악한 도로에서 오롯이 자전거로만 이동하는 건 무리다. 오로빌 공동체와 더 가까이 있어야 했다.  


그렇다면 이곳이 천국? No, No, No.

인터넷이 문제로다.

방에서는 와이파이가 안 되고 1층 공동시설로 가야 한다. 시간도 정해져 있다.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 불편하다.

많은 것을 얻은 대신, 내게 가장 소중한 인터넷을 잃었다.

빌어먹을, 여기서도 또 인생사가 되풀이되는군.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는, 내 뜻대로 100% 되는 건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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