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리수리 마수리 Oct 22. 2016

마흔에 어학연수를 떠나기 전

준비과정과 주의사항

예산과 기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중요한 건 예산이다. 물론, 가고 싶은 국가(도시)와 기간을 먼저 정하고 예산을 정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예산에 맞춰 국가와 도시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비는 쓰기 나름이지만 학비와 항공권을 제외하고 한 달에 50~100만 원. 어찌 되었든 언어를 '습(習)'하는 데 있어서 6개월 혹은 그 이상 체류하기를 권한다. 그게 여의치 않다면 최소 3개월. 현지에 적응하고 친구들 사귀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리고 영어 공부가 좀 된다 생각될 쯤에는 이미 돌아올 때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연수 국가(도시) 선정

우선, 영국식 영어를 원하는지 미국식 영어를 배우고 싶은지 정하면 국가 선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발음과 표현에 있어 영국식과 미국식이 조금 다르다. 단적인 예로, (영국식-미국식 순) '영화'Film-Movie, '트럭' Lorry-Truck, '아파트' Flat-Apartment, '주차장' Car park-Parking lot, '휘발유' Petrol-Gas. 이렇게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미국식 영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2006년부터 토익 시험에 영국식 발음이 추가되었고 드라마 <닥터 후> <셜록> 영화 <킹스맨> 등의 인기로 영국 영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가 다녀온 인도와 몰타는 과거 영국 식민지여서 모두 영국식 영어를 사용했다. 혹시 9개월 이상을 계획한다면 2개 대륙 이상, 2개국 이상을 경험해보았으면 한다. 대륙(국가) 간 이동이 불편하다면 한 국가 내에서 2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부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한 지역에 오래 있다 보면 지루해지고 긴장감이 떨어져서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고 친해지는 친구들이 생기다 보면 본말이 전도되는 경우가 있다. 영어 학습을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과 적당한 긴장감이 필요하다. 나는 인도 2개월 몰타 3개월 영국 5개월(브라이튼 1개월 옥스퍼드 4개월) 독일 2개월을 다녀왔다. 떠날 당시 독일은 예정에 없었는데 영국 일정을 마치고 추가로 다녀왔다. 내가 다녀온 국가와 도시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숙소

어학연수 시 숙소 형태는 크게 홈스테이, 셰어 하우스, 기숙사이다. 홈스테이는 현지인의 집에서 머무는데 주로 아침과 저녁, 청소를 제공받고 현지인들의 생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한 집에서 보통 2명 이상의 학생들이 머물기 때문에 그곳에서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정집이다 보니 식사 시간, 친구 초대 등의 행동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반면, 기숙사는 간섭받는 것이 없어 행동이 매우 자유롭다. 파티, 친구 초대, 자유로운 입실 시간 등. 그러나 싱글룸이 아닌 2명 혹은 3명이 방을 같이 쓰는 경우에는 룸메이트끼리 마음이 맞지 않으면 갈등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기숙사에 따라 인터넷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몰타 기숙사에서는 거실에서만 와이파이가 되고 방에서는 되지 않아 불편했고 독일 기숙사도 역시 인터넷이 되지 않아 무척 힘들었다.  

셰어하우스는 여러 명이 함께 집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방은 따로 쓰되 거식, 욕실, 주방 등을 같이 사용한다. 세 가지 주거형태 중에서 가장 저렴한 방법이다. 이 경우는 유학원(어학원)에서 해주지 않으니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나 온라인을 통해 직접 알아봐야 한다. 현지에 있다 보면 한국인 친구들에게 소개받는 경우도 많다. 


유학원(어학원) 

유학원이나 어학원을 통해서 가느냐 혼자 알아봐서 가느냐는 다 장단점이 있다. 내 경우, 국가, 기간, 예산만 제시하고 모든 것을 유학원에 맡겼다.  만약 다시 가게 된다면 혼자 알아서 하겠지만 그때는 경험도 없고 다른 데에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아서 모든 것을 다 맡겼다.  하지만 유학원에 모두 맡기더라도 항공권만은 개인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현지에서 일정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떠나기 전에 수업 일정에 맞게 항공권까지 모두 예약했는데 생활하다 보니 일정이 바뀌어 남은 항공권을 다 취소하고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내가 직접 항공권을 예약했다.  만약 떠날 때 항공권까지 예약하면 취소 시 따로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나도 그랬다. 유학원에 맡기면 학원, 비자, 항공권, 숙소. 픽업 서비스 등 일괄 처리하니까 크게 신경 쓸 것이 없지만 개인이 일정을 짤 때는 학원, 비자, 항공권 등을 모두 준비해야 하고'쉥겐조약'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쉥겐 조약, 비자

쉥겐조약(Schengen agreement)은 유럽 각국이 공통의 출입국 관리 정책을 사용하여 국경 시스템을 최소화해 국가 간의 통행에 제한이 없게 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약이다.

EU 회원국 간의 통행을 규정한 협정이며, 아일랜드와 영국을 제외한 모든 유럽 연합 가입국과 유럽 연합 비가입국인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총 26개국이 쉥겐조약에 가입되어 있다.

1985년 룩셈부르크 남부지역인 쉥겐(Schengen)에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가 자국의 국민들이 별도의 비자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한 조약을 시작으로 협정을 일부 개정한 후 현재까지 효력을 이어가고 있다.

쉥겐 가입국 중 어느 한 나라에 처음 입국한 날을 기점으로 180일 기간 이내 90일을 비자 없이 여행했던 것과는 다르게 현재 변경된 개정안은 쉥겐 국가에서의 최종 출국일을 기준으로 이전 180일 이전까지의 기간 중 90일간 쉥겐 가입국 내에서 무비자 여행을 허가하고 있다.

예) 1 월 1 일 첫 쉥겐국에 입국한 경우 6월 30 일까지 180 일 중 누적 90일 간만 체류 가능.

몰타에서는 학생비자를 Temporary Residence Permit이라고 부르는데, 12주 이상 학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몰타 도착 후 이민국에 임시체류허가증을 신청해야 하고 12주 미만으로 연수를 계획한다면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하다. -'유학 파인더' 홈페이지 인용-

몰타에 머무를 당시, 12주 이상 머무는 학생들은 비자 연장 때문에 이민국을 자주 방문했었고, 비자 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점점 까다로워진다는 평을 했었다. 

영국은 6개월 단기 학생 비자(STS)가 있다. 예전의 SVV비자가 이름만 바뀌었다. 한국에서 따로 비자를 만드는 건 아니고 입학허가서, 학비 완납 영수증 등의 필요 서류를 소지하여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간단한 질의 응답 심사 후에 비자를 발급받는다(여권에 도장을 찍어주거나 직접 비자명을 적어준다).

인도에 가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다. 1회 최대 90일까지 머물 수 있는 관광비자와 학생 비자 등이 있다. 혼자서도 충분히 비자 발급 절차를 처리할 수 있고 대행업체, 유학원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그밖에

어학연수생들의 대부분은 10대와 20대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동년배에게서 느껴져는 공감대가 적고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적을 수 있다. 그런 마음의 준비는 하고 가는 것이 현지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30~50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실제 몰타에서도 동갑내기 브라질 친구를 사귀었고 50대 후반의 한국인과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파티를 좋아하고 사교적이라면 얼마든지 잘 어울릴 수 있다. 학원에는 승마, 수중 스포츠, 도시 탐방, 관광지 방문, 파티 등 다양한 유/무료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연수 기간 동안 느낀 건데 요리를 할 줄 알면 친구 사귀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기숙사에 머물면 음식을 만들어서 친구를 초대해서 파티를 열기도 하고 빨리 친해진다. 그리고 어느 나라를 가든 우리나라의 와이파이 환경을 기대하면 안 된다. 와이파이 인프라는 우리나라가 최고인 듯.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와는 수업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도 미리 알고 가는 게 좋다. 동양인들은 수업 시간에 매우 조용한 편이다. 꼭 필요한 말이나 질문을 하는 반면, 다른 대륙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질문하고 발언을 많이 한다. 우리는 영어로 말할 때 틀리게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마흔에 어학연수를 떠나는 그대여! 부디 거침없이 말하기를. 




















작가의 이전글 왜 마흔에 어학연수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