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겪은 영어 연수 국가와 도시들(1)
벵갈루루, 몰타
<벵갈루루, 인도>
인도 어학연수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비용이다. 물가가 싸니 그곳에서는 가끔 '청담동 사모님'놀이도 가능하다. 그리고 내가 갔던 곳은 학비, 기숙사비, 식비가 모두 포함되어서 인도에서 먹고 자는 것이 해결되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여행과 쇼핑을 제외하면 돈 쓸 일이 거의 없었다. 다른 목적 없이 오직 저렴한 비용에 영어 공부만 위해서 가는 것이라면 인도를 추천한다. 이때가 아니면 일부러 시간 내서 인도라는 나라를 방문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내가 지낸 어학원은 일주일 내내 밤 열 시까지 개방되어서 원하면 얼마든지 자율학습을 할 수 있었다. 수업 방식이나 분위기는 한국과 비슷한데 한 가지 경계할 점은 학생들이 모두 한국인이어서 특별히 신경 쓰지 않으면 수업 시간 외에 영어 쓸 일이 없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도보다 필리핀 어학연수가 보편적인데 스파르타식이라고 들었다. 무조건 암기하고 시험도 자주 보고. 몰타에 있을 때 필리핀 어학연수 다녀온 50대 분을 만났는데 당시에는 힘들어도 그래도 도움은 된다고 한다.
벵갈루루는 인도 남부에 위치해있고 IT가 발달한 지역이다. 외국인 거주 비율도 높고 날씨도 인도의 다른 지방에 비해 쾌적하다. 인도에서의 영어 공부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등학교 같은 시간표, 일주일 내내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
다양한 문화와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면 다른 대륙에서의 연수를 권한다. 하지만 영어 워밍업을 인도에서 하고 다른 대륙으로 가는 것도 방법이다. 유럽은 수업 방식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 토론과 말하기, 질문이 많아서 수업 시간에 가만히 입 다물고 있기가 쉽지 않다. 내가 만약 인도에서의 생활이 없었다면 유럽에서 적응하기가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인도에서 만난 친구들이 외국 생활 내내 큰 위안과 힘이 되어주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꾸준히 만나고 있다.
팟캐스트 <우왕좌왕 싱글 라이프> 7화-내가 사랑하는 도시
http://www.podbbang.com/ch/14588?e=22365337
팟캐스트 <우왕좌왕 싱글 라이프>
http://www.podbbang.com/ch/14588
<몰타>
이탈리아 밑, 지중해 한가운데에 있고 고조 섬, 코미노 섬, 몰타 섬으로 이루어진 아주 작은 섬나라로 유럽연합 회원국이다. 면적은 강화도보다 조금 넓으며 1964년에 영국 지배에서 독립했고 이듬해에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었다.
몰타의 가장 큰 강점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와 비용이다. 특히 해변이 유명해서 휴양지로도 각광받고 있는데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해변과 파티를 즐긴다면 여름휴가 시즌 몰타로의 영어 연수도 좋다.
몰타의 수도 발레타. 골목길을 걷는 재미가 있다. 나의 달콤한 도시, 발레타.내가 만난 브라질 친구는 치과 의사인데 한 달간 휴가를 내고 시어머니(70대)와 함께 영어 연수를 왔었고 독일 친구는 경찰인데 역시 한 달 휴가 중 2주는 가족과 보내고 나머지 2주는 본인을 위해 영어 연수를 택했다.
여름과 초가을에는 관광객도 많고 학원 수강생도 최대여서 복잡하고 시끄럽지만 수강생 입장에서 가장 좋은 점은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다. 과정이 많이 개설되다 보니 수강 과정과 선생님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다. 이점은 매우 중요하니 어느 곳을 택하든 어학연수 도시와 시기를 정할 때 꼭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몰타에서 기숙사에 머무는 동안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와이파이 연결 문제였다. 거실에서만 와이파이가 터졌고 내 방에서는 연결이 안 되어서 많이 불편했다. 여러 차례 시정을 요구했지만 결국 떠날 때까지 개선되지 않았다.
다음에는 '마흔에 겪은 영어 연수 국가와 도시들' 제2탄으로 영국의 브라이튼과 옥스퍼드, 독일의 베를린에 관해 다루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