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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수리 마수리 Oct 06. 2017

나도 길을 알려주었다

오로빌 생활(2)


1. 전기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낮 시간대에는 집(방) 안의 일부 램프에만 불이 들어오고 콘센트도 역시 전기 공급이 제한적이다.

처음 온 날, 휴대폰 충전을 하고 외출 후 돌아왔는데 방 안의 모든 콘센트에 전기가 안 들어와서 깜짝 놀란 적도 있다. 


2. 교통수단

릭샤, 오토바이, 자전거, 택시


가장 보편적인 것은 오토바이. 기동성도 있고 힘도 덜 든다. 빌려서 탈 수 있다. 오토바이 타고 폰디체리(퐁디세리)까지 갈 수도 있다.


이런 깜찍한 지붕 !



조강지처같은 내 자전거

오로빌 안에서는 자전거도 괜찮다. 가장 저렴한 방법.

하지만 한여름의 더위에서는 금방 녹초가 될 것이다. 

오토바이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자전거를 타다 보면 앞서가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일으키는 매연, 흙먼지를 그대로 안고 달려야 한다. 

날씨는 뜨겁고 내가 페달을 굴리지 않으면 자전거는 움직이지 않는다. 흠뻑 젖는다.




릭샤는 3륜 오토바이에 몸체와 지붕을 얹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숙소 옮길 때, 짐 때문에 릭샤를 이용했는데 자전거에 지쳐있던 상태라 얼마나 행복했던지. 아무리 덜컹거리는 릭샤라 해도 1시간쯤 더 가고 싶었다.

릭샤의 좋은 점은 타고 가다 1,2군데 잠깐 들러도 되고 한 군데에서 조금 지체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기다리는 비용은 따로 받지 않는다. 숙소 옮길 때도 새로운 숙소에서 체크인하는 동안 기사가 기다려주었다.  

릭샤 기사를 릭샤 왈라라고 하는데 현지인들은 그 말보다는 ‘뚝뚝’(혹은 뚜뚜)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3. 워크숍

 종이 만들기 워크숍 안내문

종이 만들기, 수공예품 만들기, 요가 교실 등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이 있다. 오로 빌리언이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다. 유료.



4. 랭귀지 랩


이 곳 역시 숲 속 한가운데 있다.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 외국어 강좌가 있다. 상시 열리는 건 아니고 교사가 확보되면 수시로 열린다. 

독일어를 배우고 싶어서 문의해 보니 교사가 구해지는 대로 연다고 해서 예약만 해뒀다. 현재는 중국어반이 개설되어 있다.



5. 자원봉사


한국에서 미리 자리를 알아봐도 되고 도착해서 알아봐도 되지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장기 봉사자를 훨씬 선호한다.

나는 지금 두 군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하나는 농장, 다른 하나는 식당.

농장은 내가 한국에서 미리 연락해둔 곳이고 식당은 여기 와서 한국분이 소개해줘서 일하게 되었다. 

지금 하고 있는 자원봉사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루겠다.



6. 물 인심


인도는 물이 귀한 나라지만 그래도 오로빌에서는 물 인심이 있다. 곳곳에서 물을 마실 수 있다. 다만, 물 옆에는 컵이 항상 하나밖에 없다는 것. 수십수백 명이 그 컵을 사용하겠지?

유럽에서는 외출할 때 물과 화장실이 항상 걱정이었다. 물은 사 먹어야 하고 화장실은 유료. 

내가 너무 거지 근성인가? 



7. 나도 길을 알려주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극 중 서술자인 닉이 자기에게 길 물어보는 사람이 있은 후 그 마을의 일원이 된 것 같아서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는 구절이 나온다.


자원봉사가 없는 날, 근처 카페에 갔는데 거기도 쉬는 날이어서, 그늘을 찾아 책을 읽고 있었다. 어느 부부가 근처에 식당이 어디 있으며 현금 결제되는 곳을 알려달라고 했다. 

아! 이제, 나도 길을 알려주는 입장이 되었다. 오로빌리언이 된 느낌.

항상 길을 물어보기만 했고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나도 이제 베풀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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