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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수리 마수리 Oct 11. 2017

오로빌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

돈돈돈돈돈이 필요해


'오로빌에서도 돈이 필요해요. 많으면 좋죠'.

오로빌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그다음은,

'하지만 의지가 있고 인연이 있으면 어떻게든 살아지는 곳이기도 하고'.


어학연수를 가지 않았다면 나는 더 쾌적한 집으로 옮겼을 것이다. 연수 비용이 안 들었을 테고 그 기간 동안 돈을 벌었갰지. 그런데 덜컥 겁이 났다. 앞으로도 계속 더 잘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 할 텐데 그러려면 또 악착같이 돈을 모아야 한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패러다임.

나는 자급자족을 꿈꾸고 인터내셔널한 일을 하고 싶고 세계를 다니고 싶고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하는 창조적인 작업을 하고 싶은데 한국에서는 요원해 보였다. 


먹고사는 문제


그런데 대안으로 생각하는 오로빌에서도 돈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들을 줄이야.

정착하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서 전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면 내가 지금 헤매고 있을 이유가 없다. 오로빌에 있을 필요가 없다. 

돈을 모아서 다시 올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여기 정책은 또 바뀔 것이다. 정착이 더 쉬워질 리 만무하다.


오로빌리언 중에는 자국에서 조달받는 경우, 일정 기간 밖에서 돈을 벌어오는 경우, 공동체 내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있는듯하다. 


나는, 두 번째로 많이 들은 말에 방점을 찍는다.

초기 정착 비용은 필요할 것이다. 어떤 일이든 시작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다음은 '의지' 그리고 그에 따르는 '인연'.

다행히 나는 부양가족이 없고 많이 먹지도 않고 쇼핑을 즐기지도 않으니 어떻게든 꾸려나가 지겠지.

내가 이 곳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도모하다 보니 돈이 따라오는 구조로 살아볼 테다.

재물이 많다 한들 나는 물려줄 사람도 없다. 그래서 좋다.

하늘로 돌아갈 때 깃털처럼 가볍게 가고 싶다.


'도모'거리를 찾아봐야지. 나는 도모 전문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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