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 영어를 듣기 위해 인터내셔널 교회를 찾는데 어느 날 설교 시간에 이 말이 귀에 쏙 박혔다.
그래, 나는 많은 걸 가졌지. 씻을 수 있는 물이 있고 미니 정수기에 걸러먹는 물이 있고 1 찬이지만 밥을 먹을 수 있고 안전하게 머물 곳이 있고 코이카 단원으로서 신분 보장이 되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형제자매가 있고 공허함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지. 그래, 인색하게 굴지 말자, 마음을 여유롭게 느긋하게 가지자. 그리하여 업무를 보면서 많은 것을 수용해줬다.
그러나, 그대여!
You don;t need to do like that! (그럴 필요 없어, 그러지 마!)
너무 수용적이고 관대할 필요 없다. 딱 부러진 거절도 필요하고 의사 표시를 확실히 해두는 것이 좋다.
특히, 한국어 교육 분야는 업무량이 무척 많다. 수업은 기본이고 동아리, 각종 행사, 대외 활동, 야간 수업 등. 적절히 조절하지 않으면 과부하가 걸려 몸과 마음이 많이 상한다.
더구나 내가 있는 학교는 학생들이 토요일 일요일에도 수업이 있어서 여러 가지로 낭패를 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계절학기인데도 토요일 일요일에 수업이 있다.
그게 뭐 대수냐고?
한번 겪어 보시라! 그거 하나로 모든 일정이 꽈배기처럼 꼬이고 만다.
'봉사'정신은 입에 담지도 말라.
봉사에 의미를 두지 말지어다.
그냥 직장인이며 생활인이다. 무급 노동자.
도와준다는 생각도 하지 말 것이며 무조건 너그러울 필요도 없다.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해야 한다. 한없이 이기적이며 악하고 나약한 존재, 약한 자에게 강한 그런 인간. 나도 여러분도 모두 그런 '인간'이다.
그러니 숭고한 봉사 정신 따위는 잊기 바란다.그렇지 않으면 상처가 깊다.
우리가 도와준다고 특별히 고마워하지도 않으며 자구 노력은 하지 않고 계속 무상 지원만 바랄 뿐이다.
물론, 여러분이 코이카 활동을 통해 배울 점도, 느낄 점도, 좋은 점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다음에 따로 써보겠다.
베트남(하노이)에서 유용한 Tip( App)
1. Grab(그렙)
베트남의 우버(Uber Taxi).
결제 계좌를 앱에 등록하면 계좌에서 자동으로 인출되니까 현금 없이도 승차 가능하다. 사용액의 일부가 포인트로 쌓이고 할인 혜택도 있다.
택시와 오토바이(쎄옴) 모두 이용 가능하다.
2. Zalo(잘로)
베트남의 카카오톡.
3. Mai Linh Taxi(마일링 택시)
진한 녹색 택시. 문에 Mai Linh이라고 쓰여있다(연한 녹색 택시와 구분하시라!).
믿고 타도 된다.
베트남 정부에 등록된 택시로. 정확한 미터기가 작동된다. 기사들이 모두 흰 셔츠에 녹색 타이를 매고 있어 더 신뢰가 간다.
길에서 녹색 마일링 택시를 발견하면 타면 된다.
마일링 택시
4. 하노이 시내버스 정기권-한 달 1만 원의 행복, 그러나 위험한!
처음 만들 때, 성인 기준 20만 동(약 1만 원)과 사진이 필요하다. 버스 정류장에 있는 부스에서 만들 수 있는데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달에는 다시 20만 동이 필요하다.
하노이 시내 어디든 횟수 제한 없이 무제한 탈 수 있다.
관광객은 하노이 시내버스가 높아서 구경하기 좋다고 자랑하는데 생활인인 나는 버스가 높아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노이 버스들은 승객들이 승하차할 때에도 이동을 한다. 매우 위험하다.
한 번은 버스에서 내리다가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적이 있다. 승객들이 내리고 있는데도 차가 멈추지 않고 이동을 하는 바람에 착지할 때 중심을 잃고 길바닥에 고꾸라진 것이다.
코이카 하노이 사무소를 통해 버스 회사에 문제 제기를 했고 버스 회사에서 피드백이 왔다는 소식을 듣긴 했는데 사무소 측에서 정식으로 문제 제기를 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니 그냥 그렇게 믿고 있을 뿐이다.
5. 세 옴(오토바이 택시) 기사들의 호객 행위
항상 버스를 이용하는 나는, 세 옴 기사들의 호객 행위가 진저리 쳐질 때가 많다. 주로 버스 정류장이나 길거리에서 호객 행위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세 옴 기사들이 없는 버스 정류장을 이용한다.
그리고 길을 걷다 보면 어김없이 마주치는 노상방뇨 장면. 끔찍이도 싫다.
6. 노트북 필수
활동 기간 중 문서 작업이 상당히 많다.
사무소에 제출할 서류, 업무에 필요한 작업들, 그리고 온라인 개인 활동 등. 개인 노트북을 꼭 챙겨 오기 바란다.
7. 특히, 한국어 단원은 사물놀이, 전통춤, 탈춤, 부채춤, 태권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활동, 또는 한국 음식 한 두 가지를 꼭 익혀오기를 권한다. 학교 행사, 동아리 활동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나도 현재 사물놀이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8. 국내 교육 때 받게 되는 파견 기관 정보에 너무 의존하지 마라. 그 문서가 쓰일 당시와 파견까지의 기간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최소 6개월~1년의 갭이 있다. 그사이 환경이 많이 바뀔 수 있다.
나는 다낭(단원 모집 시)에 파견될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결정된 건 하노이 소재 대학이었다.
9. 수도 단원(한 나라의 수도에서 근무하는 단원)의 좋은 점
코이카 현지 사무소는 수도에 소재해 있고 도서관도 있다. 그래서 한글로 된 책을 빌려볼 수 있다. 그리고 도시의 익명성도 누릴 수 있다.
코이카 단원들은 대부분 환경이 열악한 지방(시골)에서 활동하는데 그러다 보니 외국인인 우리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온 마을 사람들의 관심사가 된다고 한다.
무엇을 입었는지 먹었는지 몇 시에 출퇴근하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하지만 대도시는 적당한 익명성이 보장된다. 거리에서도 집에서도.
내가 머무는 집은 8층 주거용 건물인데 입주민들과 마주치는 일도 거의 없다. 엘리베이터에서조차.
10. 자기 계발
자기 계발 거리를 반드시 만들기를 권한다. 현지어, 영어, 직무 관련, 자격증 공부, 독서, 운동 등.
마음 둘 곳이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계발도 되고 정서적 안정도 얻을 수 있다.
하노이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하노이에서 10년 사신 분이 몇 가지 조언을 해주셨다.
첫째, 현지인에게 속엣말을 절대 하지 마라.
둘째, 필요가 있을 때는 잘해주지만 쓸모가 없으면 가차 없이 버린다.
어느 나라나 어느 조직이나 해당되는 말이고 인간의 본성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한 나라의 국민성으로 회자된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