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승려가 세운 일본식 사찰
정광정혜원은 목포 원도심에 위치해 있는 일본식 사찰입니다. 목포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이고 가까운 곳에 동본원사가 있습니다. 처음 사찰을 소개받을 때 있었던 해프닝이 기억나네요. 목포에 계신 지인 분이 '정혜원을 보러 갈까요?'라고 묻길래 '아, 근처에 아시는 분이 계시나 보다'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만나기로 한 '혜원 씨'대신 독특한 양식의 사찰이 떡 하고 서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때서야 혜원 씨가 사찰인 것을 알고는 한참을 웃었지요.
정식 명칭인 '정광정혜원'은 1911년 일본인 승려 도현 화상이 포교소를 개설했다가 1917년 흥선사로 개창하고 해방 후 만암스님이 지금의 정광정혜원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했습니다.
일본 승려에 의해 지어진 건물은 우리나라의 사찰 건축양식과는 다르게 불당과 요사채가 연결되며 한 건물 안에서 예불 공간과 생활공간이 복합적으로 구성되는 일본식 사찰 특유의 독특한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정광 정혜원에는 특별한 만남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법정스님이 출가 전 대학생 신분으로 불교정화운동의 일을 돕던 중 고은 시인이 방문하여 두 사람이 최초의 인연을 가졌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100년이 넘는 세월의 흐름 속에 역사의 무수한 변천사를 겪어온 정광정혜원은 국내 최초의 일본식 사찰로 지금까지 보존이 잘 되어 있는 목포의 중요 문화재 중 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