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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진 Jan 12. 2021

04. 유달동 사진관

당신도 모를 당신의 모습을 찍어 줄 사진관





04. 유달동 사진관


목포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구 도심(원도심)이 앞서 변화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지난 20년간 다른 지역의 주요 도시에 비해 큰 변화 없이 내내 잔잔한 호수만 같았기에 요즘의 변화는 새롭고 신선하면서도 여러 가지 논란도 불러오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더 이상 도태되지 않도록 성장의 과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지요. 

최근 목포의 원도심에는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의 젊은 청년들이 찾아와 거주하며 근대 역사거리에 새로운 터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목포는 작은 소도시입니다. 서울의 마포구(23만 명)보다도 인구가 적죠.(목포 19만 명) 당연히 서울보다 일자리도 적을 테고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는 오프라인 사업은 기대하기 어려울 거예요. 또 홍대나 강남만큼 문화나 대형 쇼핑몰 등 여가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지도 않고, 그 흔한 백화점 하나 없습니다. 그럼에도 왜 청년들은 목포 같은 소도시로 내려와 살아가는 걸까요?

그 이유는 빠른 시대의 흐름 속에서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 복잡한 구조의 도시에서 벗어나 조금은 적게 벌고 적세 쓰더라도 삶에 여유와 의미를 찾아가기 위해 목포에 내려온 것입니다. 조금은 천천히 느리게 살더라도 더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물론 여기에는 온라인이라는 좋은 수단이 힘을 보탠 것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모여들며 함께 만들어가는 거리는 노후되고 낡기만 한 옛 거리에서 문화와 개성 넘치는 상점의 거리로 변화하며 멀리서 관광객과 여행자들이 찾아오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목포 근대 역사거리의 유달동 사진관이 그렇습니다. 정갈하고 곱게 차려진 외관과 사진관 사장님의 빨간색 스쿠터가 색감적으로 포인트가 되어 상점을 더욱 조화롭고 예쁘게 보여줍니다. 사진관 유리 너머로 보이는 진열된 감각적인 흑백사진들은 정겨움이 느껴져 이 거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가서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들어주죠. 

만약 당신이 목포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여행 중이라면 유달동 사진관에 들러보세요. 혹시 모르지요. 영화 '수상한 그녀'의 청춘 사진관처럼 당신을 원하던 그때 그 시절로 되돌려 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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