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진 Dec 10. 2021

18. 붉은벽돌 창고

좁은통로 너머의 신세계




18. 붉은벽돌 창고

좁은통로 너머의 신세계



해안로 안쪽 길을 돌다보면 상가 사이에 있는 골목길 하나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위로는 용궁장이라고 쓰여있는 낡은 간판하나가 있는데, 이 마저도 신경써서 유심히 보며 걷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요. 더욱이 골목은 낡고, 허름하고 어두워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통로를 지나고보니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통로 밖으로 나오면 넓은 공터와 함께 커다랗고 붉은 창고 3개가 떡하니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분명 들어올때는 좁디좁은 골목길이었는데, 그 뒤로 이렇게 넓은 장소가 숨겨져 있었다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마치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서 다른 세상과 연결된 옷장같이 말이죠.


통로를 지나 바로 왼쪽으로 커다란 창고 3개가 보입니다. 이 창고는 그 역사 또한 깊습니다. 1920년 일제강점기에 동양척식주식회사가 호남지역의 곡식들을 수탈하는 기관이었다면 이 붉은 벽돌창고는 그 곡식과 물자들을 보관했다가 배로 옮기는 저장고의 역할을 하던 곳입니다.

당시에는 창고로서 특이하게 붉은벽돌로 지어졌으며, 원형그대로 보존이 잘 되어있어 현재까지 존재하는 사례가 드문 건축물입니다.

하늘을 보니 오늘따라 유난히 햇살이 밝고 따뜻합니다. 눈부신 햇살과 함께 하늘이 파랗게 물들었던 날, 붉은 색의 창고는 선홍빛으로 더욱 빨갛고 예쁘게 번져나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7. 갓바위의 전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