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영업 중인 오래된 여관
원도심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래되고 낡은 여관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중에서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서울 여인숙' 목포에서 영업하는 서울 여인숙이라는 모순된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이 여관은 재미난 이름 뒤에 놀라운 역사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1970년 1월에 개업하여 지금까지 운영을 하고 있으니 무려 52년이나 영업 중인 셈입니다. 이런 오래되고 낡은 여관이 어떻게 지금까지 영업을 할 수 있을까, 요즘 같은 시대에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까 의아했는데, 지인을 통해 듣게 된 이야기로 그 궁금증이 해결되었습니다.
' 목포의 원도심에는 그 옛날부터 가난한 선원들이 배를 타고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배를 타고 어업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들이 뭍으로 돌아오면 여러 명이 돈을 모아 방 하나를 빌려 함께 묵었다고 해요.'
최근에는 선창가를 걷다 보면 뱃 선원들로 베트남이나 태국 등 동남 아시아인들이 꽤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난한 선원들은 저렴한 여관을 찾아 이용하면서 돈을 모으고, 그 돈을 고향으로 보내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들 덕분에 오래된 여관들이 지금껏 영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죠.
서울 여인숙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과 목포의 인생사가 그대로 새겨진 장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