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기적이었어.
못난 주인을 만나 이래저래 사고를 엄청 내고
그 와중에도 항상 날 충분히 지켜준 너.
이번에도 나의 못남이
끝내 너를 죽음으로 몰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나를
끝내 지켜주었지.
나의 부주의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화물차를 향해 핸들을 맡기던 순간에도
넌 나를 향해 외쳤지.
일어나!! 정신 차려!!
레이 너는 폐차해야 했지만
기적같이 난 살아남았고 심지어 웬만한
사고 후유증도 없는 채
살아남아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
다른 차를 렌트해서 마음을 뺏긴 상태로.
너랑 같이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어.
그럼 지금은 편할 텐데.
조금은 안락하지 않을까.
하지만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남은 것 역시
의미가 있는 거니까
그렇게 의미를 부여해서 삶은 이어지는 거니까.
버티자 버티자 버티자.
약해지지 말자.
작아진 나에게 말을 해.
3년간 고마웠어 레이.
널 많이 좋아했어.
사고는 많이 났었지만
이제 넌 편히 쉬어.
끝내 넌 나에게 선물을 주네.
안녕 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