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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고 하자

그럼 좀 어때

by Jude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고 치자.

아무것도 없다고 치자.

그럼 좀 어때.

내가 그런 엄청난 성공과 성취를 위해

너와 이혼한 건 아니잖아.


그건 함정이다.

아주 큰 함정이다.

이혼한 사람들이 혹은 헤어진 사람들이 겪는.


너 겨우 이렇게 살려고 이혼했어?

그 사람보다 잘 살아야지 그게 복수야.


주위의 이런 말이 자석처럼 따라붙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단히 내가 잘못살은 것 같은

잘못된 판단을 한 것 같은.

그래서 벌 받는 것 같은.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데 시간이 걸렸다.

난 부자로 떵떵거리며 살기 위해

내 삶이 경제적 여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이혼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그리고 그렇지 못함에 고통스러웠다.


사실 경제적 안정을 누리려면 이혼하지 않는 게

더 확률이 높았지.

하지만 자유롭기 위해 내 삶을 나로 누리기 위해

이 길을 걸었음을 인정하고 자유로워지기로 했다.


삶이 조금 고달프고

경제적으로 힘들면 어때


괜찮다고 하자.

그러면 좀 어때.

지금 이대로 편하고 좋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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