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소근소근
처음에는 그냥 아팠다.
아파서 어떻게 할 줄 몰랐는데
우연히 브런치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고
나의 힘든 심정과 넋두리라도
적고 기억하고 싶었다.
그것은 상기하고자 함이 아니고
내 안에서 토해내고 싶은 감정과
자기 고해같은 고백이었다.
신기하게도 글로써 그것을 표현하다보니
내 안의 어지럽던 감정도 정리가 되면서
그건 굳이 기록할 필요없지 라면서
삭제된 부분도 있고
다시 한번 기억하면서
아프고 아팠던 부분도 있다.
많은 부분을 삭제했다.
사실 읽는 분들이 지겹진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다시 상기하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었던 게
사실이고
그런데
많은 분들이
오히려 내가 기대하고 의지했던
지인보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시고
함께 마음 아파하시며
마음을 나눠주시고
공감해 주셨다.
그래서
다시 글을 쓰고
다음 편을 힘겹게 힘겹게
그렇게 적어나갈 수 있었다.
작년의 나는
나의 친한 넷째언니가
"넌 마귀가 씌였었어"라고 말한 만큼
내 인생 최대의 고비이자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원래 잠잠하던 사람이
한번 망가지면 더 무섭다고 하던가.
내가 그랬던 것 같다.
착한 막내딸.
거슬리지 않는 존재.
이쁨받는 며느리.
사랑받고 싶었던 와이프.
그 모든게 망가지면서
망가진 날들을 보냈다.
그러나 너무 자책하진 말자.
망가진 나도 나니
고이 고이 쓸어담아
내 인생에 담아두어야지.
그리고 다시 그 곳에 씨앗을 심고
기다려본다.
쭈그리고 앉아 물을 주고
햇살이 잘 드나 확인도 해보고
이 모든게
그대들 덕분이었음을
밤기운에
술바람에
고백해본다.
감사합니다.
누구보다 평온한 밤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