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반.
울리는 알람.
씻어야 하는데 몸은 움직이지 않고
화장실 앞에서 들어가려는 의지와 좀 더 버텨보자는 심보가 팽팽하게 서로를 밀어내고 있는데
잠 깨려고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귀를 뚫고 들어오는 노래 하나.
덕분에 용기를 내서 샤워기 물을 머리에 뿌릴 수 있었다.
새벽 라디오는 사실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는데 이렇게 그냥 틀어놓은 채널에서 좋은 노래를 만나는 건
마치 넘어졌을 때 어깨 두들겨주는 동료 같기도 하고
좌절한 순간 잡아주는 마음 따스한 이의 주름진 손 같기도 하고
세상 환하게 웃어주는 그리운 이의 미소같기도 하고
주책스럽게 아침부터 뭉탕뭉탕해지는 마음에 얼른 얼굴에 물을 묻힌다.
월요일 아침.
시작되는 한 주.
시작되는 5월.
다들 힘내고!! 위로받는 하루 되길 바라며.
힘을 내!
-신해철
눈앞이 또 아득하게 흐려져오고
떨려오는 두 무릎은 꺼질 듯한데
힘을 내 힘을 내
비바람이 걷히고 나면
우리가는 산 봉오리가
눈앞에 있어
한 가닥 외줄에 걸린 우리의 운명
움켜잡은 손은 이제 감각이 없어
힘을 내 힘을 내
오늘의 해는 곧 넘어가도
영원토록 기억될테니
이 시간 쯤 그댄 뭘 하고 있을까
가끔씩은 날 보고 싶을까
완전히 제끼고 있을까
Oh my god
약속은 남자의 모든 것
그 속에 담은 많은 모든 것
누구도 빠짐없이 정상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자
혹시 나 주저앉으면
혼자 너만이라도
가야만 해 해내야 해
뛰어
한없이 작아져가는 나를 달래며
내가 원한 내모습을 만나기 위해
힘을 내
아래에서 보면 커보이는 것도
저 위에서면 우스울테니
이 시간 쯤 그댄 잠들어 있을까
딴 놈들이 넘보진 않을까
이 것은 나쁘지 않은가
Oh my god
약속은 남자의 모든 것
그 속에 담은 많은 모든 것
누구도 빠짐없이 정상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자
혹시 나 주저앉으면
혼자 너만이라도
가야만 해 해내야 해
뛰어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