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3

엄마아빠의 연애담-그들만의 사랑법.

by Jude

엄마의 갱년기.

엄청 힘들었대.

짜증과 신경질이 애 낳은 후 보다

훨씬 심해서

견딜 수가 없었지만

참고 또 참았대.


우리 아빠는 그런 걸 알아줄

위인이 아녔거든.


그날은

할아버지의 제삿날이었대.


밀려오는 짜증을 참으며

겨우겨우 부엌에서 전을 부치고

있던 엄마에게

옥상에서 난이랑 화분을 가꾸던

아빠가 뭘 가져다 달라고

소리소리 지르더래.


잘 들리지도 않고

신경질을 참을 수 없던 엄마는

“나도 바쁘다고!!!”라고

소릴 질렀대.


그랬더니

옥상에서 내려온 아빠가

다짜고짜 엄마의 뺨을 때리지 않았겠어.


다른 때면

맞고 가만있었을 엄마지만

갱년기의 그녀는 다른 때와 달랐지.


부치던 전을 다 뒤집어

엎어버리곤

“니 아버지 제사니까 니가 알아서 해라!!”

라고 소리쳤대.


아빠는 당황했겠지?

그러더니 배낭을 챙겨서 집을 나간 건

아빠였어.


그 와중에 또 엄마는

저 인간이 어디 가서 혼자 죽는 건 아닌가 싶어서

살금살금 따라가 봤대.


전철을 타려고 기다리고 있길래

엄마가 다가갔더니

아빠는 “뭣하러 따라왔노?”그랬대.

아마 내 생각이지만

아빤 엄마가 따라와서 기뻤을 거야.


“어디 가서 혼자 죽을까 봐 따라왔다 왜!”

“죽긴 내가 와 죽노”


그리곤 두 분은

어디 바닷가로 바람을

쐬러 갔대.


엄마는 그제야

내가 갱년기이고 여자가 그럼

좀 이해도 해주고 해야지라고

이야기했고


아빠는

내가 그런 걸 우에 아노

갱년긴지 뭔지 그런 걸 라고

대답했대


결국

해피엔딩인 하루였지


근데 난 왜

이 이야기가 이렇게

달달하게 들리지.


부모님도 그들만의 방법으로

사랑을 했구나

싶어서 어떤 연애담보다 달달하더라고.


처음엔 아빠가 그럼 그렇지 했는데

두 분도 나름의 방법으로

그걸 풀어가고 있었네.


다행이다.

두 분이 마냥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 것만은 아니라서.


정말 흙더미 속에

간혹 빛나는 말 한마디,

소중한 순간 드문드문이라도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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