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두번째 맞는 나 홀로 생일
오늘은
내 생일 하루 전이다.
사실 내 생일인지 확실하지 않은 생일을
42년째 반복해 오고 있다.
6월 22일.
정말 내 생일인지 아닌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어머니는 그 언저리께라고 말했다.
21일일지 22일일지 23일일지 24일일지…
아무도 기억하는 이가 없다.
그 맘때즈음 날 안고 집에 왔고
그 언저리즈음 난 태어났다.
그리고 그냥 편의를 위해 22일을 생일로 정했다.
그래서일까.
항상 난 생일 때 묘한 이질감을 느낀다.
날짜가 무슨 의미가 있고
그저 숫자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내 생일이 어색하다.
아마 365일 중 어느날을 생일로 했어도
어색할 것이다.
살아있는 이에겐 태어난 날이 중요하고
죽은 이에겐 죽은 날이 중요하다.
하지만 나에겐 태어난 날은 그저
상징적인 추상적 이미지일뿐이다.
이혼 후 두번째 맞는 생일이다.
작년엔 소중한 사람들이
소중한 귀한 장소를 예약해서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하지만 그 때의 나에겐
그곳이 너무나 불편했다.
예의와 격식을 차려야하는 자리.
나의 무례함에 결국 “너에겐 너무 아까운 곳을 예약했구나. 그냥 포장마차나 갈걸 그랬어.”라는 가시돋힌 말.
그런데 사실이였다.
그 당시의 나에겐 차라리 포장마차가 더 편안했을 것이다.
예쁜 옷을 입고 공주님처럼 앉아서
격식을 차리기엔 내 마음이 너무 만신창이였으니까.
결국 난 취해서 울고불고 추태를 부렸고
나의 속상함과 힘든 마음을 몰라주는 그들에게
화를 내며 숙소로 돌아와버렸다.
올해의 생일은 어떻게 보낼까.
솔직히 아무 계획이 없다.
내일은 오전에 이전하는 가게에 냉난방기를 설치하러
오신다니 가게에 나가봐야할 것이고
저녁에는 골프 레슨이 있다.
이혼 후 혼자 보내는 첫 생일.
울적해지지 않으려한다.
그냥 보통날처럼 보내자.
사실 생일인지 아닌지도 모를 날이잖아.
어떤 특별한 이슈나 만남을 기대하기 보다
보통날로 잘 하루를 성실히 살고
잘 마무리 하자.
그걸로 충분하다고
스스로 칭찬하고
태어나서 잘 살고 있다고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고
날 사랑해주자.
그럼 최고의 생일이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