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 회사의 '대표'라는 직책은 지금처럼 흔한 것이 아니었다. '대표'는 '대표이사'의 줄임말로, 상법에 따라 명확히 규정된 직위이며, 회사를 대외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법적인 권한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대표이사는 보통 이사회 결의를 통해 선임되며, 그 지위는 단순한 '사장' 직함보다 훨씬 더 공식적이고 무게감 있는 역할로 여겨졌다. 과거에는 '사장'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종의 사회적 신분처럼 여겨졌고, 특정한 경력과 과정을 거쳐야만 도달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표, 사장, 총괄, 의장 등 다양한 역할로 분화되면서, '대표'라는 타이틀도 훨씬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사회의 다각화와 분업화가 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직업은 고정되고 획일화된 구조 안에서 움직였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해 오랜 기간 근무한 뒤, 승진을 통해 간신히 임원이나 경영진에 오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스타트업 문화와 창업 생태계의 확산은 이러한 고정된 경력 패턴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소규모 창업, 프리랜서 기반의 1인 기업,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대표'라는 타이틀도 더 이상 일부 특권층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개인의 역량, 아이디어, 기술만 갖추면 누구나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유튜버, 인플루언서, 개발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군이 자신만의 브랜드와 법인을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만으로 '대표'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전에는 이름 있는 법인의 명함에서나 볼 수 있던 '대표이사' 직함이 이제는 SNS 프로필에서도 흔히 보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촉진한 핵심 원동력은 AI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거대한 기술 혁신이다. 기술이 복잡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빠른 시도와 실패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젊은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직장인’이 아닌 ‘대표’로서의 삶에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또한, 재무, 노무, 법무, 마케팅,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시스템을 활용해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1인 대표는 단순히 '대표'로서의 역할을 넘어, 수십 개의 직무를 수행하는 가상의 팀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회사를 운영하는 일은 거창한 자본이나 수십 년의 경력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창의성과 실행력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대표’가 되는 것이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된 지금, 우리 모두는 자신의 회사를 세우고 세상에 비즈니스 모델을 알릴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 위에 서 있다.
그렇다고, 수십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나,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여 거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을 단순히 ‘운 좋은 행운아’로 치부할 수는 없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이 치열한 정글에서는 오히려 독창적이고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상하는 비즈니스를 즉시 구현할 수 있는 시대, 우리가 ‘대표’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독특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실행력, 그리고 무한 경쟁의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영감이다.
우리는 지금, '대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누구나 대표가 되어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놀라운 변화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에 용기를 내는 수많은 창업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