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저는 주말마다 수영장을 찾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전문 용어로는 ‘플립턴(Flip Turn)’이라고 하는데, 물속에서 앞쪽으로 공중제비를 돌듯 몸을 회전한 뒤 발이 벽에 닿는 순간 힘차게 박차고 나오는 동작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손으로 벽을 짚고 밀어 나오는 것보다 훨씬 까다로운 기술이지요. 처음 배웠을 때는 도저히 벽에 발을 딛기까지 거리를 맞추기가 어려워 포기했었고, 그 이후에 다시 시도했을 때는 쭉 발로 박차고 수면으로 나오기까지 긴 호흡을 참기 어려워 포기했었던 동작입니다.
물속에서 몸을 한 바퀴 회전하고 발로 벽을 박차 추력을 얻어 수면 위로 떠오르기까지는, 가슴이 터질 듯한 호흡을 끝까지 참아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심장을 둘러싼 근육이 튼튼해지고, 폐활량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근력 운동을 하면 근육 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하고, 이 손상된 근육을 회복하고 재생하는 과정에서 근육이 더 크고 강해지는 원리와 비슷한 것일까요?
그런데 문득, 물속에 이렇게 가슴을 옥죄이는 순간을 예전에 경험한 적이 있다는 기시감이 스쳤습니다. 곰곰이 떠올려 보니, 1997년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의 기억과 닮아 있었습니다. 아직 50대였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던 그때, 숨이 막히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던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그것을 단지 큰 슬픔에서 오는 과호흡 증후군이나 불안 증세 정도로만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요즘 수영을 하며 물속에서 느끼는 이 가슴의 압박이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면서, 사실은 그때도 제 심장은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통해 더 강해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어머니의 삶을, 나는 나의 삶을 살다 가는 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게 됩니다. 선생님의 곡 ‘누리마루’를 들으며,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누리마루가 있고, 거기에 이르는 길은 다 다르지만 모두에게 소중하고 의미있다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말고 끝내 정상에서 모두 만나자는, “See you at the top”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함께 느낍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