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이클 잭슨과 업무 전문성

by 생각만 하다가

전 세대와 세계를 아우르는 팝 아티스트로 마이클 잭슨을 빠뜨릴 수 없다. 그를 대표하는 퍼포먼스 중 하나인, 다리를 곧게 편 상태로 몸을 약 45도 앞으로 기울이는 lean dance는 처음 접했을 때 누구나 “어떻게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며 저런 동작이 가능할까”라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이 춤을 완성하기 위해 마이클 잭슨은 특수 고안된 신발과 무대 장치를 직접 개발했다고 한다. 무대 바닥에서 지지대가 솟아오르고, 신발 뒤꿈치에 고정 장치를 걸어 몸을 기울여도 넘어지지 않게 설계한 것이다. 그는 이 장치로 미국 특허청에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


이 퍼포먼스를 통해 우리는 단순한 ‘재능’을 넘어선 무언가를 보게 된다. 그것은 바로 ‘완벽’을 향한 집요한 몰입과 끊임없는 시도다. 마이클 잭슨은 무대 위에서 단 한 순간의 놀라움을 만들어내기 위해 과학기술을 도입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마침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창적인 완성도를 구현해냈다.

조직 내에서 ‘일을 잘한다’ 혹은 ‘고성과를 낸다’는 것 역시 이와 유사한 과정의 연속이다. 단순히 주어진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하던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본질을 이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고 수정하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문성이 쌓이게 된다. 진정한 전문성은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수많은 시행착오와 개선, 그리고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몰입과 집요한 태도를 통해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된다. 현대 조직은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고, 책임과 성과가 시스템화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성'이라는 개념이 때로는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 개개인의 태도와 의식이 더욱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업무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신입직원이라면 “과연 내가 어떻게 전문성을 가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월말 재고 조사’처럼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가 주어질 수 있다. 겉보기엔 단순한 집계와 정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재고의 흐름, 입출고의 패턴, 품목별 수요 추이 등의 실질적인 데이터를 읽어내는 역량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러한 기초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면서 점차 월간 수요 예측, 분기별 구매계획 수립, 연간 예산 편성이라는 상위 단계의 전략 업무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결국 전문성은 큰 업무를 맡는 순간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잘해내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성장은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완성되기 어렵다. 조직은 체계적인 시스템과 표준화된 업무 매뉴얼, 선배들의 멘토링 등을 통해 신입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주변에 훌륭한 인력이 있더라도, 정작 본인이 주어진 일을 형식적으로만 처리하거나 마지못해 한다면 어떤 성장도 이루어질 수 없다. 주어진 역할에 대한 진지한 태도, 배우려는 자세, 그리고 작은 업무에서조차 의미를 발견하고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전문성을 쌓는 가장 단단한 초석이 된다.

조직이 지속적인 성과를 내려면 구성원 개개인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각자의 업무 이해도와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줄어들고, 판단력과 실행력은 높아진다. 이는 곧 팀 전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를 단순히 루틴하게 처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작은 부분에서도 개선을 이끌어 내며 더 큰 업무 영역으로의 연결점을 찾아가도록 자극하고 독려하는 조직문화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마이클 잭슨이 무대에서 보여주던 놀라운 장면들은 결코 타고난 천재성만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었다. 그의 무대는 ‘완벽’이라는 목표를 향해 매 순간 한계를 넘고자 했던 끈질긴 시도와 끝없는 반복의 결과였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탁월한 성과는 결코 우연히 나오지 않는다. 어떤 분야든 ‘Top’에 이르기 위해서는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몰입, 그리고 이를 위한 부단한 시도와 개선이 필요하다.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자세를 공유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달리기와 업무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