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후 인발 지휘, 첼로 한재민의 KBS 교향악단 연주회
2025년 1월 24일 올해 첫 KBS 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지휘는 90세 노장의 엘리아후 인발이다.
과거 음반으로 들은 인발의 연주는 불타는 에너지와 해석의 명징함이 돋보이는, 생기와 명료함이 살아있는 정교한 캔버스와도 같은 연주였다.
그런데 그도 역시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 세월 앞에는 장사 없다.
오늘 엘리아후 인발의 90세 생애가 담긴 연주는, 그 오랜 경력과 무게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긴장감의 부족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에너지와 해석의 명료함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연주였다.
모차르트 교향곡 25번의 드라마틱한 긴장감,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의 날카롭고 내면적인 갈등,
그리고 바르토크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의 다채롭고 역동적인 표현이 전반적으로 밋밋하게 다가왔다.
나이를 넘어선 깊이는 느껴졌으나, 세 작품이 모두 요구하는 강렬한 텐션과 에너지가 부족했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첼리스트 한재민은 자신의 연주로 쇼스타코비치 협주곡의 긴박함과 감정의 진폭을 살려내며, 오케스트라가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했다.
그의 연주는 관객들에게 적어도 순간적으로 곡의 본질을 마주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젊은 연주자가 노련한 지휘자와 함께 만들어낸 이 미묘한 긴장감, 인발의 연륜이 준 안정감과 한재민의 신선한 에너지가 교차하는 순간이 전체적으로 쇼스타코비치의 첼로협주곡 1번을 빛나게 만들었다.
다음 KBS는 정명훈의 말러 2번이다.
과거 정명훈의 서울시향과 어떻게 다를지. 그리고 얼마 전 츠베덴의 말러 2번 부활과는 또 어떨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