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보려는 마음이 더 일을 그르치곤 해.
부당한 대우에 화가 나도
나중이란 게 마음에 걸려서
속 시원히 화 한번 내지 못했지만
연아, 그래도 마지못한 삶은 아니었어.
삶이 구차해도
다들 그리 산다길래
버티는 게 능사인 줄만 알아서
토해낼 곳 없던 울분과
문드러진 마음을 안고 살아도
분명 햇살 걸린 날들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연아. 어째서 필사적일수록
더 엉망이 되는 걸까.
헝클어진 시간을 풀어보려 하면 할수록
더 손쓸 길 없이 엉키기만 해서
매 순간 후회가 쌓여.
연아 이젠 그냥 피로감만 느껴져.
후회도 싫고, 번뇌도 싫고
달빛마저 고단한 것만 같아.
그래도 우린
오로지 희망만을 말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