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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Apr 10. 2016

꽃샘추위

왜 내가, 겨울의 마지막 그리움인걸 몰라.

선뜻 떠나기에 아쉬움이 

남지 않았을 리 없었다.


서늘한 발걸음에 

몸을 움츠렸어도 너는


내리는 첫눈에 들떠

작은 눈사람을 만들고


성애 낀 유리창에 몰래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적기도 했다. 


허연 입김에 

괜히 후, 담배연기 마냥

폼을 잡아 보기도 하고


나눠 낀 벙어리장갑보다

맞잡은 손이 더 따뜻하다며

설풋, 네가 웃기도 했다. 


끝에 다다른 시간, 

세상은 이미 새 계절을 축복하고

준비된 생명들은 깨어나겠지. 


늦된 추위에 사람들은

축복받은 계절을 시샘하는 거라

손가락질을 해. 너마저도.


아니야.

그저 누구도 아쉬워해주지 않는 

마지막이 서러웠을 뿐.


왜 내가, 겨울의 마지막 그리움인걸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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