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겨울의 마지막 그리움인걸 몰라.
선뜻 떠나기에 아쉬움이
남지 않았을 리 없었다.
서늘한 발걸음에
몸을 움츠렸어도 너는
내리는 첫눈에 들떠
작은 눈사람을 만들고
성애 낀 유리창에 몰래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적기도 했다.
허연 입김에
괜히 후, 담배연기 마냥
폼을 잡아 보기도 하고
나눠 낀 벙어리장갑보다
맞잡은 손이 더 따뜻하다며
설풋, 네가 웃기도 했다.
끝에 다다른 시간,
세상은 이미 새 계절을 축복하고
준비된 생명들은 깨어나겠지.
늦된 추위에 사람들은
축복받은 계절을 시샘하는 거라
손가락질을 해. 너마저도.
아니야.
그저 누구도 아쉬워해주지 않는
마지막이 서러웠을 뿐.
왜 내가, 겨울의 마지막 그리움인걸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