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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Mar 24. 2016

 눈먼 사랑이길

함께 불행할 필요는 없는 거지. 그렇지?


바스러질듯한 하루의 끝에 서면 

버틴 스스로가 장할 새도 없이

찾아올 내일이 무서워

차라리 무너지지 못한 

스스로를 탓했다.


견딜 수 없는 불안에

수화기 너머 널 찾은 밤이면

덤덤한 온기가 묻어나는 네 목소리를

서럽게 부둥켜 안기도 했다.


퉁명한 내 타박에 네가 웃으면

툭, 툭 내리는 빗방울도

낭만이 되던,


네 목소리에 기대어

고단한 하루를 재워도 우린 아닌 거지.


잡아먹을 듯 달려오는 

현실을 물리치고 나면 

네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어쩔 길 없이 너를 사랑하던 나를

너는 끝내 몰랐으면 좋겠다.


숨소리 가득한 네 긴장을 

내가 외면했듯


끝내, 너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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