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비치고 따스한 바람이 불어도
이곳은 추워, 추워 연아.
흔들리는 바람결에 구석구석
꽃내음이 퍼져도,
더러운 곳은 여전히 더럽고
서글픈 곳은 여전히도 서글퍼.
너는 아픔을 애틋하게 말하지만
비린내 나는 부둣가가 낭만적인 건
스크린 안에서 일 뿐이듯
진물 흐르는 현실은
구차하고
우습고
무의미하기까지 해.
여전히 따뜻하고
그 온화한 세상에 사는 너는
나를 사랑한다 말하지만
연아.
뭉클하고, 서럽고, 다정하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드는 밤이면
네가 나만큼 불행했어도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
결코
네가 아프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랬다면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