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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Mar 13. 2018

눈사람

다정하지 못한 스스로를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봄이에요. 홍.  

 

응당 따스해야 할 봄의 뒷면에 

홀로 서 있는 제가 보이나요.


이제 세상은 

한바탕 꽃난리로 빛의 계절을 맞이할테고

한껏 다정해질 테지만


발 끝에 걸린 햇볕 한줌의 따스함에도 

눈물이 날 것만 같아요.


다정하지 못한 스스로를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다른 이의 다정에 스스로를 탓하게 되요.


봄이 싫어요 홍.

다정을 강요하는 것만 같잖아요.

다정하지 못하면, 사라져야만 할 것 같잖아요.


녹아 흘러 내린데도

빛에 가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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