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은 모르기를
그 날. 등불처럼 내걸린
낮은 판잣집의 불빛을 흘려보며
덜컹거리던 차 안, 낮게 울리는
네 목소리만 듣고 있었지.
듬성듬성한 달빛에 비친 네 눈빛과
나지막한 웃음. 얼핏 스치던 손의 온기에
달을 등지고 앉아 다행이라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아늑한 어둠에
쑥스러운 미소를 숨긴 채
너와
마주 보던 밤.
흘러 넘치는 마음이 네게로 닿아 알아주기를.
아니, 세상이 다 알아도 너만은 끝끝내 몰라주기를.
모순된 마음을 뒤섞다 결국은
그저 시간이 머물러
그 밤이 영영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나는 정말 절실히도 바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