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물둘은 여전히
스물둘,
내가 생각한 그 나이는
좀 더 성숙하고 능숙한 나이였다.
어느 정도 배웠고, 어느 정도의 소신이 있는.
가고 싶고 하고 싶은 길이 확실한,
싱그런 여름날 아침의 햇볕처럼
힘이 넘치는 그런 나이.
허나 나는 무언가에
발목을 잡힌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정처 없이 길을 걷는 불안함과
무엇인지 모를 무엇을 준비해야만 한다는 막연함.
서글프리만치 허무하기 짝이 없는 인간관계와
힘을 빼면 고꾸러 질 것만 같던 현실.
내 스물둘은
여전히 방황하고
여전히 비틀렸고
여전히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