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게 용이 난다던 개천은
드물게 용이 난다던 개천은
언제부턴가 늪지대로 변해
용은커녕 뱀 한 마리 살기도 힘들어 보였다.
돈은 돈을 먹으며 컸고,
가난은 가난을 먹으며 제 몸을 불렸다.
낙인처럼 세습되던 가난에 사람들은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다독였지만
부의 무게에 따라 권리가 결정되었다.
세상은
천부적 인권과 평등을 외치며
죄질에 따라 법전(法典)을 폈으나
가지지 못한 게 가장 큰 죄였다.
의학의 발전과는 별개로
평범한 질병도 불치병으로 둔갑하는 횡포에
가슴을 치던
땟국물 묻은 아이의 부모는
대신 아파줄 수 없음에 목 놓아 울었다.
오늘은 먹고 싶은 걸 먹자고,
뭐가 제일 맛있냐는 질문에 치킨을 외치는
아이의 미소가 시리다.